바야흐로 융합의 시대이다. O2O서비스(Online과 Offline의 융합서비스),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융합),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융합) 등 기존 산업과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으로 파생된 융합신산업이 각 분야에서 화두이다. 최근 서비스를 개시한 핀테크 결합형 ‘카카오뱅크’의 돌풍이 이를 말해준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개시 12시간 만에 18만개의 이상의 계좌가 개설되었다. 이는 기존 시중은행이 지난 1년 동안 비대면으로 개설한 계좌 건수(15만5000건)보다 많은 수치이다. 이러한 간단한 수치만을 놓고 비교했을 때, 융합신산업이 기존 산업을 압도하는 형국이다.

융합신산업의 신선한 바람은 보험 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보험산업은 지난 100여년 동안 큰 변화가 없을 정도로 신규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었다.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한 46개의 보험회사의 평균 지속연수는 95년이 될 정도로 기본적인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5년 이내에 보험산업에는 규제 완화와 기술의 발전의 계기로 점차적으로 서비스의 범위를 넓혀 가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산업 간 융합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보험과 기술의 융합은 줄곧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을 살펴보면, 금융서비스 자체의 질적인 변화를 꾀함과 동시에 서비스의 수급구조나 소비패턴이 수시로 달라지는 서비스 플랫폼 기반의 혁신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 가지 예로 보험가입자의 정보와 빅데이터를 융합해 위험 예측에 이용할 수 있으며, 빅데이터, 의학정보, 인공지능(AI) 등을 융합한다면 개인맞춤형 헬스케어 보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렇듯 인슈어테크에서는 기존 보험산업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의 4차 산업혁명의 유망 ICT기술과 융합되어 소비자에게 새로운 서비스와 편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대다수의 기존 보험회사들은 모바일, 태블릿 PC 등 개인용 전자기기를 활용한 온라인 상품 창구 활성화로, 인슈어테크를 적극 도입했다. 더욱이 구글, 페이스북, 바이두,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양의 고객정보와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보험산업에 신규 진출하는 등 유례없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또한 미국 투자조사기관인 Venture Scanner에 의하면 미국과 영국 등을 중심으로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기업은 2015년 10월 420여개에서 2017년 1월 1102개로 폭발적 성장세이다.

한편, 우리나라 보험산업은 금융산업 중 보험설계사 의존도가 높아 다른 금융 업종에 비해 IT기술 활용이 부족해 가장 혁신이 더딘 분야였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듯, 최근 2년 전부터 우리나라 보험사들은 ICT기술을 활용해 기존 사업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의 보완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인슈어테크 기반의 스타트업 기업들도 사업영역이 한정되어 있어 그 영향력은 미비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슈어테크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기술의 성숙도에 따라 설계사, 심사자 등 기존 인력을 대체할 위협적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인터넷 전문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 등 여러 혁신적인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에 그 변화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와 결합한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이 몰고 온 금융산업에서 변화의 바람처럼, 보험산업에서도 100년 만에 찾아온 혁신의 촉매제인 인슈어테크로 인해 어떤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