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출이 두 자리 숫자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9개월 연속 늘어났다. 무선통신기기와 가전, 차부품과 섬유 등 전통의 주력 수출품목이 현지 생산과 경쟁격화 등으로 내리막길을 계속 걸은 반면, 화장품과 커피 등 농수산식품, SSD와 OLED 등은 두자리 수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으로 등극하는 등 수출품목에 명암이 교차했다.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한 미국과 중국 시장 외에 인도와 독립국가연합(CIS) 등의 수출이 늘어난 점은 향후 수출증대를 위해 어떤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지를 확인시켰다.

수출 7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통관 기준 수출이 488억5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5% 증가한 것으로 올해 1월 이후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 7월 수출입 실적.출처=산업통상자원부

수출이 7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2011년 9월 이후 70개월 만이며, 9개월 연속 증가는 2011년 12월 이후 67개월 만이다.

수입은 382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5%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연속으로 늘어났다. 수입은 또 7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11년 12월 이후 67개월 만이다.

수출입차인 무역수지는 106억달러로 흑자로 6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들어 7월 말까지 누적 수출은 328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 누적 수입은 2724억달러로 20.3% 증가했다. 누적 무역수지 흑자는 557억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 같은 기간 누적 수출 증가율(11.4%), 누적수입 수입증가율(15.2%)를 월등히 앞서는 수치다. 누적 무역수지 흑자액은 지난해(556억달러)보다 1억달러 늘었을 뿐이다.

▲ 수출입증가율 추이. 출처=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컴퓨터 등 주력 품목 선전

13대 주력품목 중 9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 모바일 고 사양화 확산과 단가 상승, 공급과잉 해소에 따라 반도체, 컴퓨터, 석유화학, 철강 등 9개 품목의 증가했다.

전년 동월에 비해 반도체가 57.8% 늘고 선박이 208.2% 증가했으며 석유화학(13.5%), 컴퓨터(11.3%), 철강(11.3%), 자동차(7.5%), 디스플레이(6.3%)가 늘었다.

특히 반도체는 메모리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대만의 D램공장 사고에 따른 단기 가격 상승, IT제품 메모리 탑재용량 지속 증가라는 요인이 합쳐지면서 수출은 역대 2위인 78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D램 현물가격은 4월 개당 3.40달러에서 5월 3.23달러로 하락했으나 7월 3.40달러로 회복했다.

컴퓨터는 중국과 미국,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늘어났다. 국산제품의 기업용 SSD 시장 점유율은 올해 1월 39.4%에서 꾸준히 상승해 7월 57.8%로 높아졌다.

석유화학제품은 정기 보수에도 신증설 설비 가동에 따른 생산 확대,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에 힘입어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출물량은 296만3000t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2.7% 증가했지만 수출단가가 1t에 1109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2% 상승하면서 수출금액이 증가했다.

선박 수출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해양플랜트 2척을 포함해 총 30척이 수출되면서 5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선박 수출은 올해 1월 18%, 2월 –29.4% 등 감소했으나 3월 11.5% 증가한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동차는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1.3%) 부진 영향에도 단가가 높은 친환경․대형차 수출, 유럽연합(EU 26.4%)과 중남미(5.3%), 독립국가연합(CIS 259.3%) 등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여 수출은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는 수출은 1억1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가전·차부품·섬유 등 4개 품목 수출 감소

휴대폰과 가전, 차부품, 섬유는 해외 생산이 늘고 최종재 판매 부진과 단가하락이 겹쳐 수출이 줄었다. 국내에서 생산한 완제품 수출이 늘어도 해외 현지 생산 확대 추세로 이들 품목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 완제품 수출은 4억6000만달러로 11.1% 증가했다. 그러나 해외 현지 생산 확대로 부품 수출은 43.7%가 줄어든 8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 결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다. 휴대폰 수출은 1월 –17%, 2월 –21.1%, 3월 –26.4%, 4월 –12.8%, 5월 –37.1%, 6월 –35.9% 등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등 전기를 전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가전 수출 역시 마찬 가지 이유에서 감소했다. TV 수출이 1억600만달러로 67.2% 감소했고 냉장고가 1억7500만달러로 11% 줄었다. 에어컨은 900만달러로 4.5% 감소했다. 가전 수출은 1월 –16.4% 이후 7월 –29.5%까지 줄곧 내림세다.

자동차 부품 역시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완성차 판매 부진으로 감소했다. 7월1~20일까지 수출액은 중국 1억달러, 미국 3억3000만달러로 중국은 61.7% 감소했으나 미국은 1.9% 줄어드는데 그쳤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3월 –3.9%를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화장품과 커피, SSD,OLED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으로 등극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생활용품과 화장품, 농수산식품, SSD와 MCP(복합구조칩 집적회로), OLED이 새로운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생활용품은 고도성장으로 구매력이 증가한 인도의 수요 증가로 수출이 15개월 연속 늘어났다. 대 인도 수출은 1억7300만달러로 무려 2649.2% 증가했다.

화장품은 기타 화장품을 중심으로 중국과 미국, 일본과 베트남 등 주요 지역 수출 증가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대 중국 수출이 8400만달러로 25.9% 증가했고 미국 2500만달러로 28.2% 늘었으며 일본 수출은 1200만달러로 4.2% 증가했다. 베트남 수출은 700만달러지만 증가율은 117.7% 기록했다.

농수산식품은 커피와 면류, 인삼과 참치 등의 고른 증가세에 힘입어 15개월 연속 수출이 늘었다. 커피 수출이 1600만달러로 39.6% 증가했고 면류는 2600만달러로 25.9% 늘었다.

SSD 수출은 5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7월 증가율은 무려 79.3%였다. 14개월 연속 증가했다. MCP는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31.7%), OLED는 중국 완제품 제조사들의 패널 수요 둔화로 증가폭이 감소하긴 했지만 12.1% 늘어났다.

수출지역 다변화 가속화

지역별로는 인도 79.2%, 베트남 29.9%, 아세안 31.5%, 독립국가연합(CIS) 21.6% 등 미국과 중국 이외 시장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었다. 다시 말해 수출시장 다변화가 강화된 것이다.특히 인도 수출이 15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아세안 수출은 83억6000만달러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미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37.7%에서 33.7%로 감소한 가운데 아세안과 인도 비중이 17.7%에서 20.4%로 상승하는 등 시장이 다변화됐다.

중국과 일본 수출이 9개월 연속 증가했고 유럽연합(EU) 수출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1억8000만달러 감소한 1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과 자동차의 미국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자동차, 항공기 등의 수입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