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영업개시 5일 만에 100만 계좌를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카카오뱅크 관련 포스팅이 끊이지 않고 있다.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 중에는 카카오뱅크 출범을 축하하는 글도 있지만, 비판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혹할만한 카카오뱅크 정책들’이라는 글을 보면 “카카오뱅크가 내세운 혜택은 ‘카카오뱅크의 정책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변경 시에는 시행 1개월 전에 홈페이지, 앱 등을 통해 안내해 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보아 고객 유치성(고객 유인을 위한 일시적 혜택)이다”라고 비판했다. 고객 유치를 위해 영업개시 초반 서비스를 확대 시행한 후 언제든지 접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의견이다. 

게시물에 이어진 댓글을 보면 “(카카오 뱅크가 현재 제공하는)혜택 대부분은 2017년 말까지라 무의미”하다며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은 “산업은행은 편의점까지 현금 인출 수수료 면제라 좋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면서 “서비스 보다는 체크카드 디자인 때문에 호기심에 신청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은행 이용 고객은 입·출금과 이체 때 별도의 수수료 없이 전국 은행, 편의점, 지하철 등 자동화기기(ATM) 약 11만4000여대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집계한 국내 CD(현금자동지급기)·ATM 수는 12만306대로 카카오뱅크 고객은 전국 95% 현금 지급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카카오뱅크의 수수료 면제 혜택이 올해 말까지이고 다른 은행도 비슷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을 카카오뱅크만의 장점으로 삼기에는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설립초부터 고객 중심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며 '같지만 다른 은행'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은행은 영업시간 이외나 다른 은행에서 인출할 때 500~1000원 정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만 급여 통장으로 사용하는 직장인들에게는 타행이체 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을 오래전부터 시행 중이다. 

KDB산업은행의 경우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입·출금 수수료가 전면 무료다. 급여 통장으로 지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와 달리 교통카드 기능이 없는 것은 다른 점이다.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급여통장을 만들어 사용하면 타행이체 수수료 무료와 모든 은행의 ATM 인출이 무료인 혜택이 주어진다. 또 중소기업은행은 핸드폰 번호를 평생계좌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이체 수수료 면제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며 "이후 혜택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올해 카카오뱅크의 수익을 확인한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출금리? 타행 거래가 없을 때만 저금리 적용”

온라인상의 다른 커뮤니티에선 "대출 금리가 개인의 금융 컨디션에 따라 변할 수 있다"며 "이를 꼭 확인하고 대출 신청해야 한다"는 의견이 눈에 띄었다.

현재 카카오뱅크 직장인 마이너스통장과 일반 신용 대출 금리는 모두 최저 연 2.86%에 한도는 1억5000만원 까지다. 카카오뱅크가 내세운 조건 자체는 우월하다. 지난달 기준 시중은행에선 신용 1~2등급 고객도 연 3~5%대 이자를 내야 했다. 그러나 이는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에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은 경우 이자율이 높아지고 한도가 감소할 수 있다. 예컨대 다른 은행에서 3%대 금리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은 A 씨는 카카오뱅크 대출시 예상 금리는 연 5%로 오른다. 

이렇게 보면 개인 신용도에 따라 최저 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의 수는 줄어든다. 상황에 따라 주거래은행의 조건이 더 나을 수 있다. 대출을 실행하면 처음 조회했을 때 나온 예상 한도보다 낮아지거나 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카카오뱅크의 상품은 상환능력이 낮은 저신용자에게도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보는 은행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카카오뱅크는 1~8등급을 대상으로 연 3.35% 금리(300만 원 한도)로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심사로 대출 상품을 다량 처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대출 고객의 가계 사정 변화에 따라 부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부분을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건이다.

 

"같지만 다른 은행 이라더니...다르긴 다르네" 
"스마트폰 없으면 계좌 개설 불가, 고령층에겐 진입장벽될 수도"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를 없앴다고 밝혔지만, 신용대출은 예외다. 대출 과정에서 꼭 필요한 건강보험공단의 공인인증서만 인정해서다. 기존 은행처럼 5000만원이상 대출에는 7만원 정도의 인지세도 내야 한다. 우대조건 없이 모두 연 2.0%의 이자를 받는 예·적금 상품 금리는 시중은행과 별반 차이가 없다.

국내 통신사를 이용해 개통한 휴대폰 번호가 없으면 개설하기 어려운 단점도 있다. 한국에서 카카오뱅크 계좌를 만들려면 국내 통신사를 기반으로 한 휴대폰 번호가 있어야 한다. 또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본인 이름으로 다른 은행에 계좌가 있어야 한다. 카카오뱅크 계좌를 만들기 위해 본인 인증 수단으로 1원을 타행 계좌로 보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비대면으로 100% 서비스한다는 점은 오히려 고령층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사용이 어렵다. 해외 유학생 자녀를 둔 50~60대는 카카오뱅크가 제공하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기엔 모바일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이외에 카카오뱅크가 특별 우대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다.

자영업자 정 씨(남·56)는 "카카오 뱅크는 비대면 프로세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며 "통장에 익숙한 40~50대는 은행을 방문해서 하는 일이 오히려 편하다. 또 카카오뱅크는 우대조건이 따로 없는데 시중은행에서 옮겨 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