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미국 손에 달렸다.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량이 4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8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27일(미국 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벤치마크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0.6%(29센트) 상승한 배럴당 49.0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WTI 가격은 4거래일 연속 상승해 지난 5월30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52센트) 오른 배럴당 51.49달러를 나타냈다.

두 유종 모두 이번 주 들어 4일 만에 약 7% 상승했다. 이런 추세라면 둘 다 배럴당 50달러 고지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줄었다는 소식과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감산합의를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수출량을 축소하겠다는 계획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정부기관인 에너지정보청(EIA)은 26일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량이 72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이는 시장 조사회사인 S&P글로벌플랫츠가 전망한 25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미국의 원유생산량도 941만배럴로 한 주 전보다 1만9000배럴 줄었다.

세븐스리포트의 타일러 리치 애널리스트는 금융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최근 미국의 원유 재고량 감소 추세가 유가 랠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원유 증산 추세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런 추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기 전까지 유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이 결과를 내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판단도  유가 상승에 보탬이 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4일 러시아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장관급 회동에서 내달부터 수출량을 감축한다고 밝힌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마켓워치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