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주요 상권인 신사, 압구정, 이화여대 상권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의 직격탄을 맞았다.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빈 점포.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올해 1분기 중국인 관광객이 줄기 시작하면서 압구정과 신사역 상권 등은 매출 부진으로 몸살을 앓는 모습이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2분기 신사역 상권 임대료(보증금 제외 1층 기준)는 전분기 대비 16.4%가, 압구정 상권은 3.1%가 각각 하락했다.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신사역 상권은 상대적으로 ㎡당 임대료 하락폭이 컸지만 요식업종과 SPA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점포들에서 유동인구는 유지됐다.

압구정 상권에는 임차인을 구한다는 플래카드가 적잖게 보일 만큼 죽을 쑤고 있다.  압구정역 성형외과 밀집지역과 로데오상권 내 유동인구는 급감했다. 상권 침체가 지속되자 강남구는 압구정 로데오 상권 내 건물주와 상인들로 로데오상권 활성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임대료 인하와 상권 활성화 방침을 세웠다. 임대료를 고점 대비 20%~30% 낮춰 공실 해소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강북의 인사동과 북촌 상권은 지난 해 3분기 이후 3분기 째 임대료가 하락하고 있다.  특히 관광객 비중이 높은 인사동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 탓에 유동인구가 현저히 감소했다. 일반 수요자들의 방문이 있지만  관광객 대상 업종이 대부분이라 소비진작을 유도할 거리가 없다.

인사동에 이웃한  북촌 상권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높은 임대료에 개성 있는 점포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데다 관광수요와 내국인 유동인구 감소로 빈 점포가 늘어가는 모습이다. 상권 위축으로 저렴한 매물이 나오지만  임대료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임대인들이 많아 예전과 같은 활기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관광객 수요로 근근이 버텨온  이화여대 상권도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본격적 하락세다. 상권 위축에도 임대료 수준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2분기 기준 이화여대 상권 임대료는 ㎡당 3.66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7.3% 가량 올랐다.

대로변에 위치한 상당 수의 점포들이 비어있는 경우가 많지만 ㎡당 5만원 대에서 매물이 출시되는 등 호가가 높아 임차인 모집이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임차환경 조성 등을 위해 올해 말까지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전면 개정한다고 밝혔지만 이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실과 동떨어진 환산보증금 기준과 임대료 인상률 등을 수정해 상가임대차의 90% 이상이 법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계 법제를 수정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반면  최근 수도권 택지지구 중심으로 상가 공급이 활발히 진행되며 신도시 상권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아파트, 오피스텔 입주가 집중되는 지역일수록 단지내상가뿐 아니라 근린상가, 대형복합형상가 등 다양한 유형의 상가가 공급되면서 상가 투자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신규 조성지 상가 투자 시 높은 상가 분양가와 상권 조성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신규 조성지는 배후주거지의 소득계층이나 지출능력을 판단하기가 힘들고 교통 등 기반시설미비 등으로 상권의 동선이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유동인구가 현저히 줄어 상권 위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압구정 상권 등에서 계획하는 임대료 인하는  임대인 입장에서는 건물 자산 가치 하락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둬야 하므로 제대로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