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시대가 도래하며 통신사의 입지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네트워크의 강자로 군림하며 ICT 발전에 큰 역할을 했으나 최근 소프트웨어 플랫폼 사업자들이 속속 등장하며 기간 인프라 사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좋았던 날’만 회상하며 도래하는 변화의 흐름에 수동적으로 몸을 맡기는 것은 아니다.

기본에 충실한 5G, KT의 길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MWC 2017 기간 기조연설에 나서 2019년 5G 상용화를 전격 선언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5G 인프라를 날카롭게 다듬어 일반적인 상용화 기간을 1년 앞당겨 2019년 KT의 5G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후 보여준 행보는 KT의 자신감을 잘 보여준다. 지난 6월 15일(현지시간) KT는 영국 런던 타바코독(Tobacco Dock)에서 진행된 ‘5G 월드 어워드 2017(5G World Awards 2017)’에서 ‘최우수 네트워크 사업자상(Best Network Development)’을 수상했다.

2015년부터 3년 연속 수상이며 2012년을 더하면 총 4번의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운 진기록이다. 세계 43개국 150여개 지사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기관인 인포마 텔레콤앤미디어(Informa Telecom&Media)가 주관하는 본 어워드는 ICT 분야 최고권위의 상이다.

현재 KT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인텔, 퀄컴 등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의 5G 표준화 완료 시점인 2018년 6월보다 2년 앞선 지난해 6월 평창 5G 규격을 완성한 상태다.

5G 중계기와 기지국 연동까지 성공했다. KT는 6월 21일 기존 중계기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연시간을 5G 기지국에서 보정하는 데 성공했으며 원활한 데이터 전송을 보장하는 ‘타이밍 어드밴스(Timing Advance)’ 기능을 5G 중계기에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기지국으로부터 수신한 아날로그 형태의 무선 신호를 그대로 광신호로 수렴해 광케이블을 통한 데이터 전송기술인 ‘RoF(Radio over Fiber)’도 보여줬다.

KT 네트워크전략본부장 서창석 전무는 “KT는 2018년 평창에서 성공적인 5G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5G 중계기 솔루션을 확보할 계획이다”면서 “글로벌 5G 시장 선점을 위해서 필요한 차별화된 5G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상용화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7월 21일에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연합체인 GSMA(세계이동통신협회)의 미래 네트워크(Future Networks) 그룹 산하에 신설된 ‘5G 도입(5G Introduction)’ 프로젝트의 의장으로 KT의 융합기술원에 근무하고 있는 김하성 박사가 선임되는 경사가 있기도 했다.

5G는 통신사 본연의 핵심 인프라를 채울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간 사업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비롯해 클라우드,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은 5G와 같은 네트워크 경쟁력이 존재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서 KT는 5G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함께 NB-IoT를 핵심으로 삼은 소물인터넷 전략도 날카롭다. 최근 양사는 NB-IoT 오픈랩 공유와 개발지원, 네트워크 연동을 비롯해 교육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또 칩셋, 모듈 등 사물인터넷 핵심기술 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하고 NB-IoT 오픈랩을 서울 상암동(LG유플러스)과 경기도 판교(KT) 2곳에 기능을 확대해 오픈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 NB-IoT 전국 상용망도 구축된 상태다. KT는 지난 4월 말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기존 LTE망보다 약 1.2에서 1.5배 넓은 커버리지를 제공하는 NB-IoT 상용화와 시범서비스 진행을 선언한 상태에서 8월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한다. LG유플러스는 구축된 NB-IoT 전국망을 기반으로 하반기에는 가스 원격검침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NB-IoT 서비스 상용화를 확대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사람을 고민하다

KT가 기간 네트워크 사업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니다. 5G를 중심으로 통신사의 정체성에 집중하면서도 새로운 초연결 시대의 패러다임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출시된 기가지니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스피커, 나아가 인공지능 스마트홈 전략을 펼치기 시작한 대목이 중요하다. 올해 1월 등장한 기가지니는 인공지능이 결합된 셋톱박스이자 IPTV(올레tv), 인터넷전화는 물론 홈 사물인터넷 기기 등과 연동해 미디어, 홈비서는 물론 홈 사물인터넷 허브, 음성 및 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니뮤직 서비스의 고도화까지 진행되는 상태에서 지난 7월 6일에는 AI Tech Center(AI 테크센터)도 열었다.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등 국내 산업 개발 인프라를 기반으로 구축한 개방형 인공지능 개발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크래프트샵(AI Craft Shop)과 국내외 단말과 서비스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체험 스페이스(Experience Space)를 비롯해 인공지능 교육을 위한 아카데미 라운지(Academy Lounge), 또 음성 녹음 및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음성 성능평가실로 구성되어 있다. KT의 인공지능 기술력은 5G와 같은 막강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상당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흥미로운 대목은, KT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서비스에 열중하면서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영역에 파고드는 분위기다. 먼저 생활밀착형 아이템으로 홈 사물인터넷 분야의 확대가 단적인 사례다.

KT는 대원플러스알앤디와의 계약을 통해 2019년 입주 예정인 인천 영종 시사이드(Seaside) 파크 레지던스 646세대에 자사의 홈 사물인터넷 라인업 중 기가(GiGA) IoT 홈 플러그와 열림감지기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레지던스에 적용될 홈 네트워크와 KT 플랫폼을 연동하여 인공지능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아파트에도 KT의 색(色)이 강하다. 기가지니 아파트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엘리베이터와 입출차는 물론 택배 알림, 관리비와 방문자 알림 등 아파트 단지 공용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여기에 냉난방제어, 조명과 같은 세대별 빌트인 시스템과 냉장고, 에어컨과 같은 스마트홈 서비스도 동시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의적절한 공공 서비스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더운 여름을 나기 어려운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 관련 가전제품을 전달하는 한편 KT의 초연결 인프라 플랫폼이 지원되는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했기 때문이다. KT는 서울 동자동, 남대문 쪽방촌 독거노인 80가구에 내부의 센서를 통한 움직임 감지가 지원되고 리모컨을 활용해 긴급상황을 통보할 수 있는 스마트 센서 LED 전등을 제공했다.

현재 KT는 5G를 중심으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전반의 인프라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경쟁력을 사회 공공의 영역까지 빠르게 풀어내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모든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최소한 KT가 미래 비전의 영역에 한층 다가선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