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이름은 매우 중요하다. 가능하면 사람들에게 기억되기 쉬우면서도 기업의 역사와 경영 철학이 녹아있어야 한다. 어떤 기업들은 자신들의 궁극적 목표와 사업 전개 방향을 자연스럽게 이름에 맞추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업들의 이름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G마켓 "Great, Good, Market"  

G마켓은 1999년 국내 최초의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의 사내 벤처 태스크포스 ‘구스닥’ 팀에서 시작한 회사다. 2003년 12월 '구스닥닷컴'에서 ‘G마켓’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알파벳 G는 '구스닥'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는데 G마켓 측의 설명에 따르면,  'Great', 'Good' 등 긍정적인 의미의 단어 앞에 많이 사용되는 알파벳 G를 시장을 의미하는 Market의 앞에 붙이게 됐다고 한다.   

 

11번가  "011? 을지로 2가 11번지?"  

오픈마켓 11번가의 이름이 지어진 배경에는 모기업(과 같은) 통신회사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식별 번호 '011'에서 따왔다는 설, 현재 SK텔레콤 본사 건물 주소인 '을지로 2가 11번지(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 65)'에서 따왔다는 설, 그리고 세계 금융의 중심인 뉴욕 월 스트리트 11번가에서 차용했다는 설 등이 있다. 그러나 11번가 측의 설명에 따르면 고객, 그리고 고객을 위하는 11번가의 마음이 만나는 사람과 사람과의 1:1 관계를 의미한다고 한다.   

 

롯데칠성음료 “7개의 성(姓)에서 북두칠성(七星)으로”

롯데칠성음료의 전신은 1950년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에 세워진 ‘동방청량음료’다. 동방청량음료는 김명근, 박운석, 우상대, 장계량, 정선명, 주동익, 최금덕 등 7명의 창업주에 의해 시작된 회사였다. 1950년 사이다(탄산음료) 생산을 시작한 동방청량음료는 제품의 이름을 고민하던 중 7인 창업주들의 성(姓)이 모두 다른 것에 착안해 칠성(七姓)이라는 이름을 사이다 앞에 붙이려고 했다. 그러나 이후 회사의 번영을 바라는 의미를 담은 북두칠성에서 따온 칠성(七星)이라는 이름을 쓰게 됐고 이는 곧 회사의 이름(칠성한미음료)로도 쓰인다. 1974년 롯데가 칠성한미음료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롯데칠성음료가 됐다.

 

CGV “3개국 회사가 모였다가 헤쳐 남긴 이름”  

CGV는 1995년 제일제당 내 멀티미디어 사업본부 소속의 극장사업팀으로 시작됐다. 1996년 제일제당(CJ)은 홍콩의 영화 제작사 골든 하베스트(Golden Harvest), 호주 빌리지 로드쇼(Village Roadshow)와 합작회사 ‘씨제이 골든빌리지(주)(CJ Golden Village)’를 세웠고 각 기업 이름의 앞 글자를 딴 ‘CGV’가 탄생했다. 이후 골든 하베스트와 빌리지 로드쇼가 멀티플렉스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CGV는 CJ그룹의 계열사가 됐다. 

 

이마트 “E의 의지”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신세계그룹은 1993년 국내 대형마트 1호점인 ‘이마트(E-mart)’를 개점한다. 이마트는 Economy(경제적인), Easy(쉬운), Everyday low price(매일 저렴한 가격) 등 E로 시작하는 영단어들의 의미들이 이름에 담겨있다.

 

아마존 “A부터 Z까지... 우리가 다 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com)'의 이름이 지어진 배경에는 여러 가지 설들이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로는 현 CEO이자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Jeffrey Preston Bezos)가 세계에서 가장 큰 강인 아마존 강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아마존(Amazon)의 로고를 보면 미소짓는 입처럼 보이는 하단의 화살표가 A와 Z를 연결하고 있는데 이것은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도 전해진다. 

 

이베이 "에코 만(Echo Bay)에 대한 추억" 

글로벌 경매사이트이자 오픈마켓인 이베이(ebay)의 전신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이란계 미국인 피에르 오미디야르가 1995년 9월 만든 경매사이트 '옥션 웹(Auction Web)'이다. 옥션 웹의 사세가 커지자 오미디야르는 전문 경영인 제프리 스크롤을 영입하고 1997년 ‘옥션웹’에서 ‘이베이’로 사명을 변경했다. 원래 오미디야르는 네바다 주 해변의 에코 만(Echo Bay) 정박지를 자주 방문 했던 축억으로 에코베이닷컴(echobay.com)을 회사의 도메인을 등록하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광회사 에코 베이 마인즈(Echo Bay Mines)가 '에코베이닷컴'이라는 도메인을 이미 소유하고 있었고, 오미디야르는 알파벳 cho를 뺀 이베이(ebay)를 회사의 이름으로 등록했다.

 

닌텐도  "모든 운을 하늘에 맡긴다" 

1889년 교토에 살던 공예가 야마우치 후사지로가 세운 회사인 '닌텐도(任天堂)'는 '모든 운을 하늘(天)에 맡긴다(任)'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러한 의미가 통헀던 것은 창업 초기 닌텐도에서 일본의 전통 화투 ‘하나후다(花札)’, 서양식 트럼프 카드 등 도박이나 놀이와 관련한 제품들을 생산했기 때문이다. 닌텐도는 1947년 지금의 닌텐도 주식회사의 전신 주식회사 마루후쿠(丸福, Marufuku Co., Ltd.)를 교토에 설립했고, 1963년 기업의 이름을 ‘닌텐도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인스타그램 

"모든 순간을 포착하고 공유한다"는 슬로건으로 2010년 탄생한 인스타그램(Instagram)은 즉석 인쇄 카메라를 의미하는 '인스턴트 카메라'(Instant camera)와 전보(電報)를 의미하는 ‘텔레그램’(Telegram)의 합성어다. 사진과 동영상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3세대 소셜 네트워크(SNS)를 의미한다.

 

스타벅스 “흰 고래를 잡으러가는 배의 일등항해사”

미국 소설가 겸 시인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모비딕(Moby-dick, 흰 고래)' 등장인물의 이름이다. 흰 고래(모비딕)을 잡기 위한 항해를 떠나는 배 ’베코드호‘의 일등항해사 스타벅(Starbuck)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