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운영) 포털에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가 나올경우 이를 내리도록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모 언론은 19일 이러한 소식을 전하며 2015년 5월 최 모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상무가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보낸 메시지를 근거로 제시했다. "지금은 네이버와 다음에서 기사들이 모두 내려갔다"는 메시지다.

2015년 5월은 이건희 회장 와병 1년이 지난 시점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되던 때다. 삼성의 영혼이라 불리는 양 재단에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장에 오르며 명확한 후계구도를 그리던 시기다. 그때 삼성이 자사에 불리한 기사를 내리도록 포털에 압력을 가했고, 포털이 이에 따랐다는 것이 모 언론의 보도 핵심이다.

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해당 보도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양사는 당시 기사배열 상황과 시기까지 거론하며 ‘삼성에 불리한 기사를 내리지 않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장 네이버의 경우 2009년부터 메인노출이력을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메인노출이력을 보면 삼성 관련 보도를 한 언론의 주장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확인 결과 2015년 5월15일 삼성문화재단 관련 기사 3건이 모두 합쳐 7시간 32분 동안 모바일 메인화면에 노출된 것을 볼 수 있다.

▲ 2015년 5월15일 뉴스란. 출처=네이버

다만 5월16일은 다르다. 삼성문화재단 관련 기사가 메인화면에 배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관련 뉴스를 담고 있는 ‘조간1면 아침신문 헤드라인 모아보기’가 당일 오전 메인에 노출되었다”며 고의적 기사 내리기 의혹을 부인했다.

당일 경영승계 이슈를 1면에 보도한 조간신문은 동아일보, 머니투데이, 매일경제, 서울경제, 중앙일보, 한국경제신문, 한국일보다. 한국일보 기사의 경우 16일 ‘많이 본 뉴스’ 영역(PC기준)에서 5위에 경영승계 기사가 걸려있다.

▲ 2015년 5월16일 뉴스란. 출처=네이버

16일 네이버에 송고된 삼성문화재단과 이재용 경영승계와 관련된 기사는 총 15건으로 전일 140건(기사 배열 대상인 뉴스 제휴 언론사 기준)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기도 했다. 네이버는 “16일 송고 기사들은 네이버의 기사배열 프로세스에 적용된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에 의해 크기가 큰 클러스터로 구성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전날과 동일한 이슈로 네이버의 기사배열 기준의 하나인 최신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카카오도 비슷한 플랫폼 운영 상황을 설명하며 모 언론의 문제제기를 부정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일부 언론의 문제제기를 두고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취재과정에서 당일의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해오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네이버가 당시 기사배열에 대한 사실을 밝힐 기회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해당 언론을 대상으로 법적인 소송을 걸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