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요리는 말 그대로 ‘혼합 음식’이란 뜻이다. 지역과 지역, 나라와 나라의 요리가 만나 장점만을 조화시켜 만든 음식이다. 이러다 보니 보기 드문 맛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여기에 퓨전요리를 찾는 고객의 관심, 외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와 이해가 증가하면서 요리사들에 의해 색다른 맛으로 창조되고 있다.

퓨전요리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리다. 김치와 스테이크 고기, 햄 등을 넣어 끓인 부대찌개도 퓨전요리 중 하나다. 퓨전요리는 요리사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안해내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미슐랭 2스타 셰프 볼프강 퍽의 수박 김치, 뉴욕에서 뜨거운 인기를 가구하는 코릴라BBQ 등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이처럼 퓨전요리는 음식점과 요리사의 특색을 알 수 있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음식점을 찾는 고객들도 이러한 특징에 반해 발걸음을 다시 옮기기도 한다.

연남동 ‘흑백’은 공학도인 조현보(29), 전창원(28) 대표가 공동 창업한 퓨전 한식점이다. 이들은 서로 고향 친구다. 성인이 되어 외식업계 동료로 다시 만나 의기투합해 식당을 차리게 됐다. 그리고 그들은 흑백이라는 공간을 통해 요리와 요리,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고 있다. 사람이라는 하나의 접점으로 말이다.

▲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퓨전 한식점 '흑백'.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1. 음식종류

연남동 ‘흑백’은 항상 다양한 메뉴를 연구하는 퓨전 한식집이다.
 

2.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흑백'은 홍대입구역 3번출구에서 찾아가기 쉽다.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 주소: 지번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60-52 3/4층

· 영업시간: 일요일~목요일 11:00 – 24:00 / 금요일, 토요일 11:00 ~ 다음날 새벽 03:00

· 메뉴 : 장터국밥 6500원 한식밥 7500원, 일식밥 8500원, 중식밥 8500원, 양식밥 1만1500원 / 대판요리 채 1만3000원, 육 2만원, 해 2만2000원, 타다끼 2만5000원 / 술국 1만5000원, 초계무침 1만6000원, 편육 1만5000원, 돔베고기 2만5000원, 스지수육 2만원, 모듬수육 3만5000원

· 연락처 : 02-332-7943
 

3. 상호

흑백의 상호와 콘셉트는 도쿄에서 사진작가 주준용이 운영하는 갤러리 바 ‘시로쿠루(흑백)’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주준용 작가는 시로쿠루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면서 방문하는 손님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조현보 대표는 이런 시로쿠루의 분위기에 반해 한국에도 비슷한 가게를 차리고 싶어 흑백을 창업했다고 한다.

실제로 흑백은 일본 ‘시로쿠루’의 콘셉트를 담아 갤러리와 음식점의 만남을 구현했다. 흑백에도 주준용 작가의 작품을 곳곳에 배치해 한식과 어울리는 갤러리를 연출했다. 자칫하면 싱거워질 수 있는 가게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오래된 사진기와 각종 오브제로 재미 요소를 더했다.

 

▲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퓨전 한식점 '흑백' 4층. 흑백은 3층과 4층으로 이루어져있다. 3층은 소통을 위한 공간. 4층은 단체손님을 위한 공간과 테라스로 이루어져있다. 사진은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주준용 작가의 사진들이 즐비하게 전시돼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4. 경영철학

흑백의 두 대표에게 경영철학이 무엇인지 묻자 “많이 팔아서 많이 남긴다”라고 말했다. 과연 젊은 대표다운 발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많이 팔아서 많이 남긴다”는 목표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흑백은 많은 이들에게 어울리는 퓨전 요리를 추구한다.

특히 흑백은 항상 새로운 요리를 선보인다. 점심 메뉴는 고정돼 있지만, 저녁 메뉴는 거의 주 단위로 새롭게 바뀐다. 가게는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20대 공동대표의 가게에 대한 애정을 메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5. 주메뉴

앞서 언급했듯이 흑백의 주메뉴는 점심메뉴와 저녁메뉴가 따로 있다. 점심 메뉴로는 장터국밥, 중식밥, 일식밥 등이 있다. 저녁 메뉴인 대판요리는 각종 버섯과 채소를 볶는 요리 ‘채’, 스페인산 흑돼지고기인 이베리코를 기반으로 만드는 ‘육’, 새우와 각종 해산물을 곁들인 ‘해’ 등과 기타 메뉴로 술국, 초계무침 등이 있다.

▲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퓨전 한식점 '흑백'의 주메뉴중 하나인 장터국밥.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 중 장터국밥은 경상도식 소고기뭇국을 기반으로 만든 메뉴다. 시래기, 수육, 표고버섯 등 각종 국밥에 들어가는 재료들과 고추기름을 넣어 만든 얼큰한 국이다. 흑백의 두 대표가 자신들이 고향에서 즐겨 먹던 음식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흑백의 주력메뉴인 일식밥과 중식밥도 별미다. 각각 나라의 특성을 살림과 동시에 한국인 입맛에 맞추어 재조명했다. 일식밥은 일본의 대표 음식 돈부리 중 하나인 규동을 각종 채소와 소고기를 볶아 한국식 덮밥으로 표현해냈다. 중식밥도 돼지고기와 피망, 파프리카 등을 혼합해 만든 한국식 덮밥이다. 중식밥에는 죽순을 넣어 중식밥의 식감을 더했다.

▲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퓨전 한식점 '흑백'의 주메뉴중 하나인 중식밥.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처럼 흑백은 퓨전 한식을 고수한다. 한식을 기반으로 다른 요리와 조화를 만들어낸다. 흑백이 퓨전한식을 주 메뉴로 고집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주변에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는 외국 고객이 많아서다. 이는 흑백 건너편에 다른 가게 ‘잠깐’을 운영하는 조현보 대표의 가게 운영 경험과 전창원 대표의 치밀한 사전 조사를 통해 선별된 마케팅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두 대표 모두 요식업계에 오랜 기간 종사해온 노하우를 접목해 퓨전 한식을 만들게 됐다.
 

6. 맛의 비결

흑백의 장터국밥은 모든 메뉴 중에서 존재감이 출중하다. 그 이유는 장터국밥의 육수에 있다. 흑백의 두 대표는 국밥 맛에 향유를 더하기 위해 육수를 이틀에 걸쳐 두 번 끓인다. 이 때문에 맛이 깊이가 깊고 풍부하다. 고향의 맛을 내기 위해 현지 식재료 공수는 기본이다.

특히 흑백은 단맛과 짠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고기 맛이 일품인데, 이는 고객과 직접 소통하면서 음식을 제조하는 대표의 노력이 스며있어서다. 요리하는 대표가 대판에서 직접 고기를 볶으면서 고객의 음식 취향을 묻고 직접 간에 알맞게 조절해준다. 단맛은 파프리카를 비롯한 각종 채소를 이용해서, 짠맛은 가게에서 직접 만든 맛간장을 이용해 볶아낸다.

흑백의 두 대표는 "가게를 대표하는 맛을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한다"면서 "새로운 요리를 찾기위해서 투자를 많이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여러 재료를 최적으로 조화할 수 있는 점이 맛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퓨전 한식점 '흑백'의 주메뉴중 하나인 장터국밥. 사진=연남동 흑백 제공

7. 특별한 서비스

흑백은 특별한 서비스들로 가득한 곳이다. 그리고 그 서비스는 대부분 소통을 지향하고 있다. 흑백은 퓨전요리 음식점이다. 그러다 보니 음식에 대한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심지어 가게 메뉴판에는 ‘수능 요리보다 어려운 메뉴 고르기’라며 그 난이도를 가늠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흑백에 근무하는 가게 직원들이 친절히 설명해 준다. 이러한 점은 흑백을 소통의 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가게 대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흑백은 다른 음식점과 다르게 종업원과 대표가 음식이 제공되기 전에 직접 물을 따라준다. 직원들이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 메뉴를 설명하고, 일상을 묻는 등 소통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사를 마친 이후에는 두 대표가 직접 담근 오미자차를 디저트 음료로 제공한다. 직원이 추천한 메뉴가 손님의 식성에 맞고 맛이 좋은지, 손님이 직접 주문한 메뉴가 맛은 어떤지 물으며 다시 한 번 소통한다. 식사 이후 연남동 주변 분위기가 좋은 카페나 주점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흑백은 3층과 4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3층은 소통을 최적화 하기위해 바 형식으로 구성되어있고 4층은 단체 손님과 테라스를 이용하려는 고객을 위해 마련돼 있다. 마음에 여유를 찾고 대화를 하고싶다면 3층에서, 친구들과 함께 갤러리같은 장소에서 음식을 먹고싶다면 4층, 서울의 달을 구경하며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테라스를 이용하면 된다.

특히 4층에서는 여러 예술 공연을 위한 대관도 실시하고 있다. 가게를 방문했을때 운이 좋다면 여러 뮤지션의 공연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노브레인, 따뜻한 말 한마디, 중식이밴드, 빅포니, 하동연, 몽그렐 등 홍대에서 이름난 인디밴드들도 이곳에서 공연을 했다. 

* 식재료는 어디서 구입하는지

흑백은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만큼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구한 재료 공급처를 이용한다. 채소의 경우에는 두 대표가 시장에 가서 직접 상태를 보고 구매한다. 대표가 선점해둔 고정 계약 유통을 통해서 재료를 받기도 한다.

특히 가게 대표는 가게 대표는 재료를 구매하는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퓨전요리를 선보이는 가게다 보니 매번 거래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두 대표는 각각 선보일 요리를 정해 매번 새로운 재료를 구하기 위해 발로 뛴다.
 

8. 고객이 전하는 ‘흑백’

흑백을 찾은 한 손님은 음식 맛에 관해 묻자 “우리가 알고 있는 퓨전 음식에 심플함이 더해져 있다”라며 “경상도 출신이라는 두 대표의 성향이 녹아있어 진한 맛이 일품”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여행하기 위해 방문했다가 흑백을 찾게 된 스페인 출신의 마테오 부부는 “스페인은 보통 오후 9시나 10시 사이에 식사하기 마련인데 여기에 어울리는 메뉴가 많다”면서 “요리의 양이 많고 맛의 폭이 넓은 것이 가게의 최고 장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