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위키미디어

크로거(Kroger)는 미국 전역에 28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해 1153억 달러(132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미국 최대의 식료품 슈퍼마켓 체인 회사다.  

크로거가 미국에 갓 진출한 유럽의 식료품 대기업 리들(Lidl)의 자체 브랜드 ‘프레퍼드 셀렉션’(Preferred Selection)이 크로거의 자체 브랜드인 ‘프라이빗 셀렉션’(Private Selection)과 너무 비슷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크로거는 이 소송을 지난 6월 30일 제기했는데, 이는 미국 슈퍼마켓들이 독일 할인점 체인인 알디(Aldi)와 리들(Lidl)과의 한 판 전쟁을 대비하는 것이며, 한 때는 저가 일반 상품으로 간주되어 온 자체 브랜드 상품이 이제는 슈퍼마켓의 중요한 상품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소송문에서 크로거는 리들이 두 브랜드 간에 “혼란을 야기해” 이익을 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9월에 등록한 리들의 브랜드가 크로거의 브랜드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리들은 크로거와 불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리들의 옳지 못한 행위로 인해 크로거는 상표권, 영업권, 기업 평판 등에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습니다.”

소송이 법원에 접수된 것은 리들이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들여놓은 지 불과 2주만의 일이다. 이 회사는 지난 달 중순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에 10개의 매장을 열었고 내년 여름까지 미 동부 해안 지역에 100개의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2007년 경기 침체의 여파로 쇼핑객들이 싼 물건을 찾고 업체들은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이윤 폭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체 브랜드 상품은 매출 성장의 주축이 되었다.

시장조사 회사인 칸타르 리테일(Kantar Retail)의 다이아나 시한 어낼리스트는 이렇게 분석했다.

“2007년의 경기 침체로 자체 브랜드가 호기를 맞았지요. 고객들도, 자신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자체 브랜드 상품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자체 브랜드 상품은 1980년대부터 있었습니다.”

코스트코의 커크랜드 시그네이처(Kirkland Signature)나 홀푸드 마켓의의 365 에브리데이 밸류는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원하는 고객의 수요에 부응해 회사가 돈을 벌게 만든 효자 브랜드들이다.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같은 체인은 매장을 거의 자체 상품으로만 채우는데, 자사만의 독특 제품을 내 놓음으로써 고개의 호평을 사고 있다(이 회사의 인기 있는 스페큘루스(Speculoos) 쿠키 버터는 아주 좋은 예이다).

슈퍼마켓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리빙스턴은 이렇게 말한다.

“투 벅 척(Two Buck Chuck)은 다른 곳에선 살 수 없지요. 이 회사는 자체 브랜드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체 브랜드의 매출 비중이 해 마다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투 벅 척은 한 때 병 당 1.99달러에 판매된 트레이더 조스의 자체 브랜드 와인인 찰스 쇼(Charles Shaw)의 별명이다.

칸타르 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해 소매 매출에서 자체 브랜드의 판매액은 1205억 달러(138조 5500억원)로 2013년에 비해 6% 늘었다. 소비자들은 애완동물 식품이나 모발 관리 제품에서는 제조사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지만, 우유, (처방전이 필요 없는)일반 의약품, 제빵 재료 같은 카테고리에서는 값이 저렴한 자체 브랜드 상품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크로거가 ‘프라이빗 셀렉션’을 포함한 자사 브랜드를 도입한 것은 20년 전이었으며, 현재 연간 매출은 200억 달러(23조원)를 넘는다. 제품도 허브에서부터 훈제 연어, 꽃꽂이까지 다양한다.

크로커는 또 소송문에서 리들의 ‘프레퍼드 셀렉션’ 상품으로 발생한 모든 이익에 대해 보상을 청구했다.

▲ 출처= 리들

리들의 윌 하우드 대변인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 건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자사의 자체 상품 브랜드는 사내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프레퍼드 셀렉션’ 상품군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리들이 개발한 고유 브랜드이며, 고객들에게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걸쳐 1만개에 달하는 리들의 매장은 거의 자체 상품으로 채워져 있다. 회사는 이상품들이 경쟁 매장보다 최고 50%까지 저렴하다고 주장한다.

자체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대체로 모든 슈퍼마켓 매출의 25% 내지 30%를 차지한다. 이 비중은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칸타르 리테일(Kantar Retail)의 다이아나 시한은 말한다.

“특히 밀레니얼들은 자체 브랜드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없이 자란 세대들입니다. 자체 브랜드는 미국의 모든 소매점들의 핵심 개발 영역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