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문 한국친환경섬유 협회 이사
성균관대학교 섬유공학과 졸
현 ㈜케이준컴퍼니 대표이사

‘제17회 2011 세계유기농대회’(IFOM)의 부속 행사였던 유기섬유학술대회가 지난달 26일, 27일 열렸다. 세계 각지에서 참석한 유기섬유 전문가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하며 유기섬유 사업에 몸담고 있는 필자에게 매우 의미 있는 행사였다.

가장 큰 수확이라면 유기섬유를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는 기업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았고 국제적인 정보를 습득하려는 그들의 열의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한국에서의 유기섬유란 여전히 해외에서만큼 대접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유기섬유란 말 그대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재배한 면화를 이용한 유기섬유 가공제품인데 그 목적은 엄밀히 얘기하면 지구를 오염시키지 않고 섬유 가공 시에도 최소한의 화학물질만 첨가해서 지구환경을 보존하고 아름다운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착한 소비 제품의 하나인 것이다.

그런데 국내 시장에서는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고 건강에 좋은 섬유로만 소비자에게 인식이 되어 아주 개인적인 차원의 목적으로 소비되는 점이 안타깝다. 물론 최소한의 화학 물질이 들어가기 때문에 피부에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기농 먹거리가 유·무해성의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처럼 동일선상으로 여겨지는 소비자의 막연한 기대 심리일 뿐이다.

일례로 얼마 전 모 방송국의 소비자 고발 프로가 유기섬유에 화학물질이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유기섬유가 아니라는 둥 왜곡된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다. 우리가 유기농으로 재배한 목화라도 옷으로 입으려면 당연히 최소한이고 제한된 화학물질을 첨가해야 한다.

왜냐하면 유기섬유 제품은 농산물이 아니라 유기섬유 가공제품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식품처럼 취급되고 있어 왜곡되고 있는 소비자 인식과 언론의 검증을 거치치 않은 보도 행태가 아쉽다.

필자는 이런 내용을 토대로 이번 세계 유기섬유학술대회에서 ‘국내 유기섬유 시장의 현황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했다.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굉장히 ‘흥미롭다’는 반응이었고 또 한 가지는 ‘위로’였다.

학술대회의 좌장을 맡은 영국 출신의 시몬 페링노(SIMON FERRINGNO)는 지금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이 과거 10여 년 전의 영국 소비자들의 반응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결국 소비자의 의식이 향상될수록 내 몸만 생각하지 않고 우리 후대들이 살아가야 할 지구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중국 발표자인 멩(Meng. F) 박사는 토론에서나 발표에서나 아주 적극적이었는데, 우리가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인식이 부족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중국은 이미 정부 주도로 유기농 목화 재배 농지의 면적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해외의 전문가들과 학술발표, 토론을 하면서 필자는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또한 유기섬유가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매년 확대되고 있는 이유와 배경에 대해 참석자들이 정확히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한 9개국 12인의 전문가 그룹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참가한 참가자들이 세계의 소비자에게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