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원로배우 이순재에게 붙은 별명이 있다. 지금은 종영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이순재는 야한 동영상을 즐겨보는 캐릭터였고, 한동안 이순재는 ‘야동순재’라고 불렸다. 꺼진 컴퓨터 화면에서 에로물을 찾기 위해 “야~동!, 야.한.동.영.상!”을 외치던 그의 모습은 중장년층에게도 성(性) 욕구가 충만(?)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동시에 그도 남자였고, 남성이었기에 야동을 본 것이라고 보여졌다. 하지만 야동은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 출처=MBC 화면 캡쳐

女 오르가즘 도달 위해 포르노 시청 즐겨
여성도 에로물을 즐긴다.

여성 잡지 마리 클레어(Marie Claire)가 여성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3분의 1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포르노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의 31%는 매주 포르노 영화를 봤다고 답했으며, 30%는 한 달에 몇 번 포르노를 보았다고 했다.

응답자 중 90%는 온라인으로, 3분의 2는 스마트폰으로 포르노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 중 절반 이상은 이성애 포르노물을 선호했으며, 다음으로 레즈비언, 혼합, 하드 코어, 소프트 코어물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포르노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응답자의 73%는 빨리 오르가즘에 도달하기 때문이라고 했으며, 포르노가 그들의 성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이번 조사를 이끈 아만다 데 카데네트(Amanda de Cadenet)는 “응답자 대부분은 적어도 포르노를 통해 자신을 기쁘게 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포르노 효과…파트너와 성적 대화 시작
그런데 설문에 참여한 여성의 절반 이상은 ‘혼자’ 포르노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트너와 가끔 보는 여성은 약 30%였으며, 정기적으로 보는 사람은 3%에 불과했다. 

파트너가 있어도 혼자 포르노를 보는 여성의 비율은 54%였으며, 파트너와 있을 때만 시청하는 사람은 12%였다.

여성과 남성 모두 ‘포르노’를 시청하는 것에 대해 조금 더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 섹스나 관계가 시들시들해질 수 있는 오랜 연인, 부부라면 특히 그렇다. 포르노가 자기 위로를 위한 도구가 아닌 파트너와의 대화의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시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58.8%는 포르노가 섹스를 대하는 태도에 매우 긍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약 30%는 포르노가 파트너의 성행위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으며, 섹스에 대해 파트너와 대화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포르노 시청이 섹슈얼적으로 도전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섹스리스 커플, 반복되는 섹스·배려 부족 등 이유
지난해 강동우 성의학연구소가 20세 이상 1090명(미혼 306명, 기혼 784명)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93.9%) “성생활이 자신의 삶과 인간관계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 성관계 횟수는 많지 않았다. 기혼자의 경우 월 2~3회(응답자 27.4%) 섹스를 한다고 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월 1회(24.2%) 또는 아예 하지 않는(10.9%) 섹스리스가 35.1%였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섹스리스 비율이 높았으며, 50대 이상 기혼자는 43.9%로 나타났다.

결혼 기간별로 보면 11~20년이 30.7%, 21~30년이 37.2%, 31년 이상이 53.9%다.

강동우 박사는 “해외 논문에 발표된 세계 섹스리스 부부 비율이 20%인데 이에 비하면 한국이 매우 높다.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2014년 기준으로 44.6%였다.

성생활 만족도 조사에선 전체의 22.8%가 불만족스러워했다. 섹스리스 부부는 결혼 만족도가 5.8점(10점 만점)으로 섹스 유지 부부(6.6점)에 비해 낮았다. 이유로는 상대의 배려 부족, 다양성(새로운 장소와 새로운 체위) 부족, 스트레스 등을 꼽았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그래서 섹스에 대해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은 중요하다. 어떤 곳을 공략하는 것이 좋은지, 어떤 체위가 좋은지, 상대방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간다면 섹스를 할 때마다 황홀감에 젖을 수 있을 것이다.

반복된 패턴으로 성생활에 활력을 잃은 커플이라면 오늘 밤 함께 포르노를 시청해보는 것은 어떨까. 포르노에서 나온 자세를 활용할 수도 있고, 흥분을 고조시켜 평소와는 다른 섹스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포르노를 너무 자주 즐겨보는 것은 지양하자. 비현실적인 성적 기대감으로 현실에 실망할 수도 있고, 그런 이유로 남성에겐 발기부전이 올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