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기고 신경 끄세요.”

투자자들이 자금을 맡길 때 자금 운용을 맡은 금융회사가 이렇게 자신있게 말해준다면 돈을 맡기고 금융회사를 나서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울까?

“맡기고 신경 끄세요(Set It and Forget It).” 이 말은 실제로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업체인 ‘웰스프론트’가 내건 슬로건이다. 전 세계의 경제가 저성장, 저금리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나라마다 각자도생의 길을 찾고 있는 가운데, 미래 글로벌 경제의 핵심 주제로 ‘4차산업혁명’이 등장하자 침체된 세계 경제의 원기소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은 반기면서도 우려스러운 눈으로 주목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인공 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하거나 모든 제품과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사물을 지능화하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이 특징인 지능정보기술의 혁명이다.

금융산업에 찾아온 4차산업혁명

금융산업에 찾아온 4차산업혁명은 ‘핀테크(Fintech : 금융과 정보기술의 합성어로 인터넷, 모바일 공간에서 결제, 송금, 이체, 인터넷전문은행, 크라우드 펀딩, 디지털화폐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ICT기술)로 요약할 수 있으며 데이터로 무장한 소비자에 의해 주도되는 금융산업 틀의 변화를 의미한다. 핀테크에 이끌려 진행되는 금융산업의 변화는 이미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이 보편화되면서 전통적인 창구거래 고객이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권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금융상품도 신탁, 펀드, 방카, 증권, 파생상품 등이 진화를 거듭하며 한 가지 개념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하이브리드형 융합금융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는 2017년에 각 금융사들이 선보인 신상품 중 ‘투자의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시장 변동성을 흡수하고 고객의 필요를 반영해 만든 색깔 있는 금융상품을 선별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2017 최강 금융상품 목록’을 만들었다.

 

최강 금융상품은 기준이 다르다

최강 상품이란 가장 강하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는 용어이다. 금융상품이 강하다는 의미는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는 상품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이코노믹리뷰>가 선정한 2017 최강 금융상품의 기준은 일반적인 기준에서 조금 다른 점이 추가되거나 빠져 있다.

먼저 2017년에 출시된 신상품을 대상으로 하고 지난 2016년 하반기에 출시된 상품 중에서도 상품의 색깔이 수익성·안정성·유동성 등이 뛰어난 상품을 선정했다. 따라서 본 기사에 선정되지 않은 상품 중에 수익성이나 안정성이 더 뛰어난 상품이 있을 수 있다.

최강 금융상품은 은행, 증권, 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1금융권 상품을 중심으로 선정했으며 2금융권과 캐피탈, 카드사 등의 상품은 포함하지 않았다. 은행의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처럼 일정 기간만 지나면 정한 이자가 나오는 전통적인 상품은 배제했으며, 최근의 시장변동성과 업권 고유상품의 구분 없이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으면 그 기능을 구조화하거나 융합해 은행, 증권, 보험사 어느 금융사에서도 판매하는 경계 없는 상품에 주목해 선정했다.

예를 들면 ‘우리 名作포트폴리오’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펀드인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위험분산을 이중적으로 상품과 운용방식에 구조화한 보험과 증권의 특성을 융합한 상품이다. ‘동고동락펀드’는 고객의 수익률에 은행의 수수료율을 연동해, 수익을 못 올린 상품은 투자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은행의 새로운 자산관리원칙을 문화로 승화시킨 상품이다.

 

최강 금융상품은 색깔이 있다

 
 
 

2017년에 출시된 금융기관의 신상품은 많은 상품이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안전자산의 모델이 다양하게 제시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각 업권 간에 고유영역에서 판매 운영하던 상품의 색깔이 흐려지고, 안정적인 상품 위주로 판매를 주도하던 은행이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상품을 판매하거나, 자산관리상품에 안정성 기능을 추가한 융합상품을 선보여 시장의 변동성 방어를 상품에 구조화한 것이 돋보인다.

보험상품은 기존에 출시된 상품을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가입 대상을 확대하고 보장성을 강화해 단계 업그레이드된 상품으로 변화되었다. 건강보험의 경우 70~80세까지도 가입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혀 노년층의 가입을 쉽게 허용한 점과 당뇨,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이 있어도 간편진단으로 심사해 현재 진행형이 아니면 가입을 허용한 점 등이 눈에 띈다.

보험가입자의 신중한 판단을 필요로 하는 변액보험이나 변액종신보험도 단순하게 사망보험금만 많이 받을 수 있게 설계된 보장기준을 질병과 연금으로도 보장을 확장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해 특약에 반영했다.

암과 중증질병보험은 보장 범위를 기존의 3대 CI(중증질병)만을 집중 보장하던 보장 범위를 16~21대 GI(일반질병)까지 확대하고 진단비를 치료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선지급하는 점 또한 소비자의 필요를 반영했다.

증권사의 상품은 가장 많은 다양성과 수익성, 안정성 등을 폭넓게 확보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시장 변동성과 투자위험을 방어하고 회피하기 위해 구조화한 상품이 많아졌다. 또 투자 범위가 전 세계 시장과 글로벌섹터로 확대되어 투자시장이 확장되었으며 항공기특별자산펀드·부동산대체투자펀드 등 대체투자상품과 융합상품이 눈에 띄고 성장이 기대된다. 연금자산을 운용하는 TDF펀드는 연금관리의 새 솔루션으로 생애주기별로 자산배분방법에 의해 자동 리밸런싱되는 연금자산 관리펀드로 근로자들이 기다리던 상품이다. 미국 및 세계의 에너지와 자원에 투자하는 석유에너지 및 자원투자상품도 새롭게 조명되는 투자섹터이다.

전 세계 경제의 침체기에도 각 시장·섹터·기업에 투자해 적절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세밀한 방안과 투자위험 회피 전략 등을 설계해 구조화하거나, 운용방식에 포함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유연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융복합 상품으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느 때나 시장에는 예상치 못한 변동성이 있었다. 상품으로 모든 위험을 방어하고 어떤 경우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세상 천지 어디에도 그런 완벽한 상품은 없다.

‘2017 최강 금융상품’으로 뽑은 상품이 가장 우수한 상품은 아니다. 다만 투자원칙(수익성, 안정성, 유동성)을 확실하게 세우고 시장의 변동성을 방어할 수 있는 장치와, 안정성을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서민 투자자의 마음을 크게 담은 상품을 가려 뽑았다. “믿고 맡겨 주세요, 정성껏 키워 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믿음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상품 목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