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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사단의 실험 “관찰을 통한 다큐성 예능”상황 만들어 놓고 직접개입 최소화…“페르소나 투입해 중재”
▲ 나영석 PD(자료사진, 출처=뉴시스)

나영석 사단의 작품은 제작자가 관찰하는 예능으로 변신해가고 있다. 상황을 부여하고 출연진의 반응을 보는 것을 즐긴다. 시골에 출연진들을 덩그러니 던져놓고 어떻게 밥해먹는지를 확인하고 신혼부부를 외딴 곳에 보내 티격태격 하는 모습을 관찰한다. 중재와 지원이 필요할 때는 짐꾼과 수다박사가 등장한다. 자칫 다큐멘터리처럼 진지하게 흘러가거나 어려워질 때 이들은 균형을 잡아준다.

나PD ‘직접개입’ 서서히 줄어든다

나영석이 주도적으로 연출한 첫 작품은 KBS에서 방영됐던 1박2일이다. ‘리얼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를 표방했다. 1박2일에서는 특정 미션을 하달하고,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차등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복불복’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신서유기’로 이어진다. 드래곤볼을 모으면 출연진이 소원을 이룰수 있다. 그 드래곤볼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미션을 하달하고, 내기를 한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개입이 많았다. 나영석 PD의 모습이 간간히 화면에 잡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의 나영석 예능 프로그램은 이른바 ‘나영석 사단’이라 불리는 PD들과 작가들, 스태프들이 함께 만들어 나간다. 1박2일과 ‘꽃보다’시리즈, ‘삼시세끼’ 등은 양정우‧신효정‧이우형‧이진주 PD가 함께 했다.

나영석이 큰그림을 그리면 이들 후배 PD가 세부적인 기획 틀을 만들어 나가는 형식으로 제작된다. ‘왕작가’로 불리는 이우정 작가와 더불어 최재영 작가, 1박2일 당시 막내였던 김대주 작가 등 작가진들도 탄탄하다.

나 PD의 기획 뿐만 아니라 이들 나영석 사단 PD의 의견도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 반영된다.

실제 안재현·구혜선 부부의 신혼 생활 이야기를 담은 ‘신혼일기’는 이우형 PD가 아이템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PD는 앞서 ‘삼시세끼’와 ‘꽃보다’ 시리즈를 함께 연출했다.

‘윤식당’은 이진주 PD의 기획으로 시작됐다. 이진주 PD는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부터 나영석 PD와 공동연출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나영석 사단의 예능은 ‘관찰’로 요약될 수 있다. 삼시세끼는 한정된 공간에서 밥먹는 것을 파고든다. 다양한 시행착오 속에서 소소한 재미를 짚어낸다. ‘신혼일기’는 정말 신혼부부의 일상을 가감 없이 관찰해 나간다. 신혼생활이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윤식당’은 식당을 운영해 나가는 장면을 지켜본다. 제작진이 음식메뉴와 가격을 정하지 않는다. 심지어 1호점 철거되는 모습까지 나타난다. 제작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이 아니라 건물주와의 관계, 장사를 접어야 하는 위기를 묘사한다.

▲ 나영석PD와 배우 이서진(자료사진, 출처=뉴시스)

나영석의 ‘페르소나’ 이서진‧유희열

관찰은 디테일을 살린다. 하지만 예능에서 너무 진지해지면 ‘다큐멘터리’가 된다. 나영석의 작품은 예능과 다큐 그 어느지점을 잘 짚어내야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낼수 있다. 성공하게 된다면 주제에 대한 디테일은 살리면서도 재미도 확보하게 된다.

이를 이루어주는 나영석의 페르소나는 배우 이서진과 음악가 유희열이다.

이서진은 ‘꽃보다 할배’에서 짐꾼 역할을 수행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꽃할배들의 투정과 심부름을 묵묵히 받아낸다.

삼시세끼에서 이서진은 주어진 환경에서 묵묵히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이들의 개성을 살려주는 반면 본인은 뒤로 빠지는 역할을 한다. ‘윤식당’에서도 ‘상무’를 맡아 식당의 경영방향과 중심을 잡았다.

유희열은 ‘꽃청춘’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윤상의 예민함과 이적의 자유분방함 가운데에서 무리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됐다. 다양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이들을 중재하며 여행을 이끌어갔다.

▲ 나영석PD(왼쪽)와 유희열, 양정우PD(자료사진, 출처=tvN)

최근 ‘알쓸신잡’에서도 유희열은 MC역할을 도맡고 있다. 각자 깊은 지식으로 무장한 작가와 박사들의 수다는 ‘브레인스토밍’하듯 중구난방으로 튀어나온다. 그 내용 자체도 어려워 정말 다큐멘터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유희열은 일반인 시점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지적하고 점검해 준다. 스스로를 ‘바보’로 만들며 한발 뒤로 물러서지만, 오히려 그게 모두를 살리고 있다. 럭비공처럼 튀는 지식인들을 하나의 구심점으로 모아간다.

나영석은 관찰을 한다. 개입하고 싶은 상황에 간혹 직접적으로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이서진과 유희열이라는 ‘페르소나’를 통해 뜻을 이룬다. 그래서 더욱 완성도 높은 관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영석 사단의 실험은 지금까지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때문의 앞으로의 나영석 사단의 행보도 주목된다.

김태환 기자  |  kimthin@econovill.com  |  승인 2017.07.06  1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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