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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호의 작은경제 이야기] 복합쇼핑몰과 골목길, 이럴줄 미처 몰랐다
임관호  |  limgh@econovill.com  |  승인 2017.07.12  17:33:56
   
 

#1. 주말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쇼핑몰, 우선 시원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대대적인 보수공사후 오픈한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왜 이리 사람들이 없을까. 토요일 7시, 일주일중 최고로 손님들이 몰릴 피크 시간대가 아닌가 의아할 정도로 너무 설렁했다.  아 이곳에 입주한 점주들은 얼마나 애를 태울까.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은 매장들이 태반이었다. 강남의 중심지라는 곳, 쇼핑몰의 모습이 이렇다면 다른 복합 쇼핑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2. 월요일 저녁 여의도의 한 쇼핑몰, 지하철과 연계되어 있는 이 쇼핑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40분, 퇴근길이 바쁜 사람들로 지하철까지는 번잡했다. 그리고 저녁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쇼핑몰로 이동하다보니 쇼윈도를 보는 사람마저 없을 만큼 한산했다. 역시 통로를 이용해 바삐 퇴근을 재촉하는 사람들만 있다. 점포에는 강남과 다를바가 없다. 퇴근 시간인데도 역시 설렁했다. 저녁식사후 8시30분에 다시 찾은 쇼핑몰은 이전보다 더 한산했다.

#3.종로 최근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는 익선동, 수요일 저녁 9시.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보는 익선동 골목길은 빼곡이 사람들로 붐볐다. 연령대도 20대 초반부터 30, 40이나 5060들까지 다양했다. 하긴 이곳은 평일 낮에도 사람들로 붐빈다. 홍보탓도 있겠지,  하지만 일시적 현상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의류상점, 공방 등 다양한 골목문화가 열리고 있다. 사이사이 특색있는 수퍼들도 보인다.

#4. 최근 경의선 철도길이 모두 재개발이 돼서 공원화 된 연남동, 이미 핫플레이스로 인정받는 곳. 목요일 저녁 8시, 2호선 홍대입구역을 나서서 20분정도 걸어서 귀가중. 길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를 펴고 저녁을 즐기고 있다. 이미 길거리 주변 음식점과 골목길의 점포들은 사람들로 꽉 차있다. 스치는 생각은 `장사할 맛 나겠다`는 것이다. 평일이 이 정도이니 주말은 더 말할나위가 없겠다.

#5. 50대의 한 아주머니 말씀. “저는 요즈음 온라인 쇼핑으로 모든 걸 해결합니다. 옷구입부터 화장품 구입까지, 그리고 공공요금 납부도 모두 온라인으로 하죠. 백화점은 그냥 샘플 보러가는 용도입니다. 굳이 이 더운데 왔다갔다 기름 낭비하면서 다닐 필요가 없죠. 꼭 구입하고 싶은게 있는데 확인이 필요할 때만 백화점에 갑니다. 물론 그리고 돌아와서는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죠. 훨씬 가격이 싸고 반품도 정말 빠르게 친절하게 해주더군요” 그러면서 다시 스마트폰 세상으로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뭔가를 검색중이다.

#6. 30대중반의 노총각 직장인. 열심히 무언가를 주문한다. 식자재와 건강 견과류를 주문하고 있다. “매일 매식만 하다보니 건강에 안좋은 것 같아서 한끼를 간편하게 해먹을수 있게 포장된 식자재를 주문하고 있어요”라고 한다. 온라인으로 어떤 품목들을 주문하냐고 물었다. “저는 대부분 온라인 쇼핑으로 주문을 하는데요. 생수에서 반찬까지, 물론 의류구입도 마찬가지죠. 쑥스럽지만 팬티도 온라인으로 구입합니다. 온라인으로 구입하지 못할게 없고 그만큼 품질도 보장되구요. 반품도 잘 받아줍니다. 가격 싼 것은 당연하고요. 한번 등록으로 결재도 간편하니 당연히 시간을 많이 아낄수가 있죠” 쇼핑에 투자하는 시간을 절약해서 여자친구랑 요즈음 핫한 지역을 테이트 코스로 잡는다고 한다.

이처럼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 이 점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 변화가 너무도 빠르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유통업체들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이런 변화에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지, 패스트 무버(FAST MOVER)가 될지. 하지만 역시 답은 퍼스트 무버가 아닐까.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등의 출현으로 미국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좀비가 되어가고 있다. 올들어 6월 20일까지 문닫은 미국 상점들의 수가 53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수준이다. 이미 지난 한해의 폐점수를 앞질렀다. 최근 수년간 폐점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지는 오래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의 폐점수 기록을 올해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 속의 아마존도 놀랄만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인도에서는 진출 3년만에 소매랭킹 2위에 올라섰다. 내수시장이 해외업체에게 아주 까다롭고 보수적이라고 하는 일본에서도 아마존은 발굴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진출 17년만에 업계 순위 6위로 부상했다. 최근 매출 신장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아마존에게는 국경이 무색할 정도다. 해외직구라는 단어는 조만간 사라질지 모르겠다.

골목의 변화와 아마존 온라인 쇼핑의 변화. 무엇을 의미할까.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의 매출신장 전략은 마치 몰핀을 맞는것과 같습니다. 신규 매장을 늘려야만 매출을 늘리거나 유지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수익구조보다 당장 매출신장을 위해 신규 매장을 늘려가야하는 구조입니다. 수익구조에 신경을 쓸수 없는 상황입니다. 멈추면 죽을지도 모를 공포감이 깃들어있는 겁니다. 문제는 오프라인쪽 투자가 온라인 쪽 투자보다 더 많다는 겁니다. 역설적이지만 투자대비 효과는 현재까지 한국의 경우 오프라인이 훨 빠르다고 판단하는 듯 합니다. 물론 매출신장을 말하는 것이죠. 수익구조는 가분수 형태로 변하고 있습니다. 효율성 측면에서는 아주 이상한 구조로 가고 있는거죠"

한 전문가의 이 말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오프라인 플랫폼 투자가 몰핀처럼 현상유지를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국내 유통업체 강자들은 지난 10여년간 복합쇼핑몰을 비롯, 오프라인 플랫폼 투자에서 최고 피크를 찍었다. 매출과 수익도 그 기간동안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상황은 급반전했다. 급반전은 지금도 빠르게 진행중이다.

물건은 온라인쇼핑으로, 데이트는 문화가 있는 핫플레이스에서 한다. 시원하다고 대형 오프라인 쇼핑몰을 찾아가는 시대는 지났다. 주변을 살펴보자. 모두가 아웃도어 스포츠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샤로수길 가로수길 망리단길 이태원길 망원동길 등 골목길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유통업체에서도 '월마트의 고통'이 느껴진다. 아마존의 도전에 미국 유통 최강자 월마트는 지난 5년간 지옥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 분골쇄신의 시간이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아마존과 대항하기 위해 지난 5년간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결국 월마트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물론 온라인DNA로의 변신에 다소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마트의 전통적인 강자일 뿐이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던 아마존이 메인 스트림이 되고, 이제는 월마트가 틈새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온라인을 거의 장악했다고 판단한 아마존은 이제는 오프라인 식품회사를 인수하며 온라인 플랫폼에서 오프라인 플랫폼을 장악해내가고 있다. 기존 업체들과는 정반대의 전략이다.

   
▲ 지난해 말 아마존이 시험 개장했던 계산대 없는 매장 `아마존 고` 출처= 아마존

국내 유통 최강자(?)들은 어떤가. 그들의 온라인 경쟁력은 여전히 오픈마켓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영토확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여전히 오프라인의 수익에 빠져있는 걸까, 아니면 발을 빼기에 시간이 더 필요한 걸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트랩에 빠져있는 걸까.  

물론 이런 상황도 아마존이 한국시장(쇼핑)에 직접 진출하기 전까지만 가능하다. 아마존이 직접 진출을 한다면 시장은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바뀔 것이다. 지금 국내 유통업체 최강자들의 경쟁자들은 국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울타리 밖 아마존이 그들의 최종 경쟁자다.

따라하기 시대는 지났다. 패스트 팔로워가 수지를 보장해주던 시대는 지났다. 패스트 무버가 되든 점프업의 주인공이 되든 선택의 시간이다. 4차 산업혁명도 마찬가지다. 현재 진행형인 4차 산업혁명을 이제와서 위원회를 만들고 아젠다 설정을 한다고 하니 여전히 `카피 본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을 어떻게 더 붐 업 시킬 것인지에 대한 디테일한 고민을 해주는게 효과적이다. 차라리 기업에게 맡기고 정부는 지원체제를 더 강화하는 게 효율적이다. 달리는 말을 더 잘 달릴수 있도록 지원책을 고민하는게 더 바람직하다.

소비 문화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유통업체들이나, 글로벌 환경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책이나 트랩에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현상황을 인정하고 자세를 바꾸면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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