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가젯(Gadget)에 얽힌 그렇고 그런 이야기. 일상가젯 13화.

“인테리어의 마침표는 조명이다.” 불과 며칠 전에 지인한테 한 말이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집에 멋진 조명이 잔뜩 있어야 앞뒤가 맞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취 경력이 늘어날수록 포기만 늘었다. 요리든 청소든 인테리어든 다 포기하기 시작했다. 집만 들어가면 만사가 귀찮아진다. 망한 자취 인생 같으니라고.

침대에 누워 휴대폰 앨범을 뒤적이다가 사진 하나를 발견했다. 모든 사물이 인위적으로 정돈된 방 사진이다.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때 첫 자취방을 나름 꾸며놓고 찍은 거다. ‘이런 시절도 있었지.’ 감상에 젖은 눈으로 지금 집을 훑었다. 취향 따윈 없는 녀석 집이로군. 객관적으로 보니 딱 이랬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뭐라도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뭐부터? 이때 지인한테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 내 말을 내가 반박하고 싶었다. 굳이 마침표일 이유가 있나. 조명 바꾸기는 집 꾸미기의 시작일 수 있다. ‘그래, 이번 주말에 조명을 바꿔보는 거야! 제대로 한번 저질러 보자.’

 

감성조명 인테리어, 어떤 램프 고를까

막막했다. 인테리어도 해봤던 사람이 잘한다. ‘조명을 바꿔야겠다’는 제법 뚜렷한 목표를 설정해두고도 멍때렸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그러다 또 다른 사진 하나가 생각났다. 조명 참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사진이다. 적어도 내 눈엔 그렇다.

▲ 출처=레드밴스

수소문해서 레드밴스 램프 사진이란 걸 알게 됐다. 레드밴스? 잘 알려진 110년 역사 독일 조명기업 오스람에서 분사한 글로벌 조명기업이다. 물론 레드밴스 램프를 사들인다고 해서 당장 저 분위기를 연출할 순 없을 거다. 저럴 센스가 내겐 없다.

어느 방 조명을 교체할까? 마음 같아선 몽땅 갈아치우고 싶지만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우선 거실등을 바꾸고 책상에 작은 스탠드 하나 두기로 마음먹었다. 조명은 사실 램프와 등기구의 조합이다. 하나하나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물을 골랐다.

일단 거실을 위해 블랙 컬러 3구 레일등을 택했다. 1도 멋부리지 않은 1자 형광등 조명과는 작별하기로 했다. 램프는 2가지를 3개씩 준비했다. 먼저 레드밴스 ‘LED STAR CLASSIC A 70’이다. 기존 40W~125W 백열램프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클래식 타입 LED 램프다. 형광등과 차이 없는 흰 불빛을 내는 이 아이들은 에너지 소비를 최대 90% 아껴준다.

▲ LED STAR CLASSIC A 70. 출처=레드밴스
▲ LED Filament Lamp. 출처=레드밴스

다음은 레드밴스 ‘LED Filament Lamp’ 램프다. LED 램프 주제에 필라멘트 형태를 갖춘 투명한 제품이다. 빈티지하다. 색온도 2700K 광색, 그러니까 노란 전구 불빛을 뿜어낸다. 거실에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인테리어를 생각해서 골라봤다. 레드밴스 LED 기술로 역시 에너지 소비를 최대 80% 아낄 수 있다.

책상겸 서재 조명으로는 우선 금빛 단스탠드를 선택했다. 램프는 2400~2700K짜리 3가지를 골랐다. ‘LEDSTAR GLOBE G95 60’, ‘Vintage 1906 LED Edison’, ‘Vintage 1906 LED Globe’까지. 모두 레드밴스 제품이다. 특히 빈티지 시리즈가 취향 저격이다. 오스람이 최초로 상표를 등록한 1906년의 미적 감성을 되살린 램프라고 한다.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주는 용도로 딱이다.

▲ LEDSTAR GLOBE G95 60. 출처=레드밴스
▲ Vintage 1906 LED Edison. 출처=레드밴스
▲ Vintage 1906 LED Globe. 출처=레드밴스

이 램프들은 공통점이 있다. LED 램프답게 1만5000시간을 버티는 긴 수명이 강점이다. 연색성 수치가 80 이상으로 뛰어난 편이며, 적외선이나 수은이 발생하지 않아 안전하다. 일반 백열램프와 같은 베이스인 E26 소켓에 결합하면 돼서 설치도 편리하다. 준비는 끝났다.

 

필라멘트 디테일이 살아있는 LED 램프라니

차단기부터 내렸다. ‘시작해볼까?’ 거실등 교체부터 도전했다. 조금은 부실해 보이는 의자에 올라 기존 조명부터 뜯어냈다. 죽은 벌레가 잔뜩 있었다. 새로운 전등갓을 설치하려고 하는데 나사 하나가 풀리지 않아 애먹었다. 땀이 뚝뚝 떨어지는데 차단기 내렸으니 선풍기도 꿈쩍을 하지 않아 이걸 괜히 시작했나 싶기도 하고.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날이 조금 어둑해지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일요일에 일을 끝내지 못했다간 다음주 내내 거실 불을 꺼놓고 살아야 할지 모른다. 퇴근 후엔 어두워서 작업을 못할 테니까. 절대 위기에 봉착하자 괴력을 발휘해 그 놈의 나사 하나를 풀어냈다. 하고 나면 이렇게 쉬운 것을. 이후 천장에 붙인 레일등에 램프를 끼우고 책상 스탠드를 설치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다. 그래서 어떤 그림이 나왔냐면.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사실 부끄럽다. 대단히 감각적이지 못한 감각이란 거 잘 안다. 예쁜 조명이 무채색 인테리어인 보통의 자취방을 커버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사진에선 교묘하게 감췄다. 대충 분위기만 보시기를. 이리저리 바꿔보다가 결국 거실 레일등엔 ‘LED STAR CLASSIC A 70’을, 스탠드엔 ‘Vintage 1906 LED Edison’ 램프를 장착했다. 설치를 마치고 친구한테 사진 찍어 자랑했다가 “조명은 좋은데 너네 집에 뜬금없는 것 아니냐”는 소릴 들은 건 안 비밀이다.

하나 토로하자면 웬만한 스킬로 조명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건 쉽지가 않다. 빈티지 에디슨 조명의 충격적인 필라멘트 디테일을 사진으로 찍을 능력이 내겐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론 훨씬 예쁘단 얘기다. 엄청난 변화? 그런 거 없다. 인테리어의 마침표가 조명이란 말 취소한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새로운 램프들 덕에 조명의 힘에 눈을 뜨게 됐다. 이 조명 저 조명 다 갈아치우고 싶다. 친구 자취방 가서 조명 카운슬러 흉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다.

 

자취방 조명 바꾸기 깨알 팁

LED 램프로 조명 바꾸기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작은 팁들이 있다.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고자 이를 공유한다. 쉬운 길도 지도 없이는 찾아가는 데 괜히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가.

우선 조명을 바꾸려면 조명 전체를 갈아치울 건지, 기존 등기구를 사용하고 램프만 바꿀 건지를 정해야 한다. 전자라면 평형대에 맞는 전력을 갖춘 제품을 골라야 한다. 공간에 비해 너무 높거나 적은 전력을 가진 조명을 설치하면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주의하자. 30평대 아파트 기준으로 LED 조명은 거실 100W, 큰방 40W, 작은방 30W, 주방 20W, 욕실 10W가 적합하다.

램프만 바꾼다면? 기존과 동일한 소켓 모양을 고른 후 이에 맞는 제품으로 갈아 끼우면 된다. LED 램프는 돌려 끼우는 형태뿐만 아니라 꽂아 쓰는 형태도 있으니 소켓 모양을 잘 살펴야 한다. 다음으론 기존 램프 전력 와트를 확인하자. 예컨대 백열등 60W나 콤팩트램프 20W를 사용했다면 LED 램프 6.8W를 사용하는 식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참고로 LED 램프가 전기요금이 훨씬 덜 나온다. 전기요금 1kWh당 125원이라고 할 때, 하루 10시간 사용하면 백열램프는 연간 전기요금이 2만7375원, 콤팩트램프는 9125원이지만 LED 램프는 3103원에 불과하다.

램프를 고를 때는 연색성과 광색을 따져야 한다. 연색성은 물체의 색이 얼마나 태양광에 가깝게 구현하느냐를 말한다. 태양광을 기준으로 100의 수치에 가까울수록 연색성이 좋다고 말한다. 연색성이 높을수록 자연스러운 본연의 색을 보여준다. 눈도 편안하다.

광색은 조명의 색상을 뜻한다. 색온도에 따라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뉜다. 전구색(2700K)은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오렌지 빛을 낸다. 백색(4000K)은 넓은 공간과 인테리어 분위기를 강조해주는 미색이다. 주광색(6500K)은 시원하게 밝은 흰색의 일반 형광등 색상이다.

침실과 식탁등은 안락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전구색을, 거실은 백색을, 공부방과 현문관은 깨끗한 빛으로 집중도를 높이는 주광색을 추천한다. 거실 조명은 공간 전체를 밝히는 전반조명과 부분조명, 장식조명을 적절히 혼합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방 조명은 전반 조명에 테이블 스탠드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 연출을 신경쓰면 되고, 주방 조명은 칼과 불을 사용하는 위험한 공간이므로 충분한 밝기의 전반조명이 천장에 필요하다.

조리대와 개수대, 싱크대 상부에 보조등을 달아주는 것도 좋다. 식탁 위에는 팬던트 조명을 달면 먹는 공간이 돋보인다. 욕실은 습기가 많으므로 방습형 조명을 사용해야 하는데, 전구를 완전히 덮을 수 있는 고정된 천장등이나 벽에 매립된 다운라이트가 이상적이다. 거울 윗부분이나 주위에 부분조명을 따로 설치하면 면도나 화장에 도움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자꾸 안방 구식 형광등에 눈이 간다. 바꾸고 싶어서. 남은 레드밴스 램프를 만지작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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