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indianexpress.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거의 6개월만인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난다.

인도의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메이저급 경제 대국이자 미국 회사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하는 시장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모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미국의 몇몇 탑 기업의 CEO들을 만난 이유다.

CNN이 두 정상의 만남을 불편하게 만들 까다로운 문제들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최대 수혜 인도인 취업비자 잘 풀릴까

사실 인도인들은 미국의 가장 인기 있는 취업 비자인 H-1B의 가장 큰 수혜자들이다. 연간 이 비자를 받는 사람들의 70%가 인도인이다. 그들 중 대부분은 1500억 달러(170조원)에 이르는 인도 기술 산업 출신들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H-1B 비자는 매우 민감한 주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기술 기업들이 미국인 근로자 대신 값 싼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데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왔다고 비난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 제품사고, 미국인 고용하기”(Buy American, Hire American) 행정 명령은 " H-1B 비자 발급에 대한 포괄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로 인해 인도의 아웃소싱 회사들은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다.

모디 총리는 미국의 기술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 기술 인력은 필수적이라는 인도 정부의 견해를 반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H-1B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은 트럼프를 더욱 압박할 것이다.

전 국무부 관리이자 현재 미 외교협회의 남아시아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알리사 아이레스는, “이 문제는 항상 미국과 인도간 복잡하게 얽힌 문제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H-1B 프로그램이 근로자들이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의 현 구조는 더 이상 쓸모가 없다는 현실을 직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우선’이냐 ‘메이크 인 인디아’냐(‘America First' or 'Make in India')

모디 총리는 2014년 집권 이후 ‘메이크 인 인디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인도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의 정부는 외국 회사들이 이 나라에 생산 거점을 만드는 것을 장려해 왔고, 실제로 미국의 탑 기업들은 그렇게 했다.

애플은 최근 인도에서 아이폰 조립을 시작했다. 방위 산업체인 록히드 마틴도 인도 공군으로부터의 수주가 확정되면, F-16 전투기를 이 나라에서 만들어 수출할 계획이다. 포드 자동차는 2018년부터 인도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미국으로 수입하는 첫 자동차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이 트럼프의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려 오게 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서로 충돌할 게 불 보듯 뻔하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중국, 독일 같은 교역 상대국을 비판하면서도 아직 인도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모터사이클 제조 회사인 할리 데이비슨이 수입세를 아직 지불하지 않은 것도 쉬쉬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그러한 태도는 금방 바뀔 수 있다.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려는 목표를 가지고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칼끝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240억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는 인도를 겨냥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인도 무역 적자 문제를 직접 제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모디 총리로 하여금 인도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 제품의 수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도록 옆구리를 찌르겠지요.”

하지만 모디 총리가 수입 제한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후 변화, 모디의 재생에너지 플랜 어떻게  

기후 변화는 공식 의제는 아닐지 모르지만, 일단 회담이 시작되면 긴장감을 촉발시킬 위험성이 있다. 미국이 이 달 초에 파리 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인도는 중국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미래로 세계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파리 협정 탈퇴를 발표하면서, 인도 같은 나라들이 협정에 서명한 대가로 수십억 달러의 외국 원조를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인도는 트럼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응수했다.

트럼프는 미국 석탄 산업에 일자리를 다시 가져오겠다고 약속했지만, 모디 총리는 2030년에는 전기차만 판매하도록 하겠다며 야심 찬 재생 에너지 목표를 밝혔다.

아룬 아그라월 미시간 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전기차 산업을 발전시키고 지구의 지속성을 추구하려는 인도의 계획은 실현하려면, 디지털 혁신과 미국과의 파트너십이 절대 필요합니다. 기후 변화와 지속성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이번 모디 총리의 미국 방문을 환영하는 이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