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발트는 구리와 연(납)채굴시 부산물이다. 구리광산의 원석(왼쪽)에서 코발트를 채취한 모습.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의 주원료로 코발트가 사용되면서 가격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출처=이코노믹리뷰DB>


구리와 납의 부산물인 코발트가 세계 원자재 가격을 주도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발트 가격은 지난해말 런던금속거래소(LME)기준, 톤당 3만2750달러에서 지난 6일 72.51% 상승한 5만6500달러로 올랐다. 2016년 1월초 가격과 비교하면 약 150% 상승했다.

원자재가격의 대표주자였던 석유가 공급과잉으로 맥을 못추고 구리가격도 하락세(지난5월3일 19개월만에 최저가 기록)로 접어든 상황에서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코발트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코발트 가격상승이 예사롭지 않다. 글로벌 투자자금 쏠림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상승 논리 구조가 탄탄하다.

최근 경제뉴스를 놓치지 않는 투자자라면 2차전지(충전용전지), 리튬이온배터리, 전기자동차 등의 단어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바로 전기자동차의 구동력인 배터리의 중요자원으로 코발트가 사용된다. 따라서 테슬라를 비롯한 세계 내로라하는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시설 확충을 선언하면서 코발트 가격은 상승기반을 확고히 다지게 된 셈이다.

코발트 가격 상승기에 투자자라면 코발트 관련 종목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아쉽게도 국내 증시에 코발트 관련 업체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전무한 실정이다. 코스피에 코스모화학이 울산광역시 온산에 코발트 정제공장이라 할 수 있는 황산코발트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실적부진으로 가동중단 상태다. 코스모화학은 올 하반기 이 공장을 재가동할 채비를 하고 있어, 이 소식에 최근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그러나 공장가동이후 실적 향상으로 이어지기까지 앞으로 수개월은 더 필요한 상황. 여유자금으로 길목을 지키며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다해도 이미 크게 오른 주가는 부담이다.

이에 세계 원자재 시장에서 코발트 가격이 1년만에 두배이상 상승했는데 거품은 없는지, 코발트 상승 관련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맞춤형 투자기회는 아직 남아있는지 살펴봤다.

◆코발트 상승원인은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발트 가격 상승은 수급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아프리카 지역 국가에 세계 코발트 매장량의 절반이상이 몰려 있지만 잦은 내전으로 생산시설이 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2차전지 수요 증가로 코발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대형 헤지펀드들이 코발트를 싹쓸이 한 것도 가격 상승 원인이다.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큰 손들이 원자재 선물거래에서 우위에 서기위해 코발트 사재기에 나 선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코발트 가격은 1년새 2배넘게 오르는 귀하신 몸이 됐다.

▲ <출처=신영증권>


세계 최대 코발트 매장지는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과 잠비아에 걸쳐있는 커퍼벨트(Copperbelt)다. 호주와 쿠바에도 상당량의 코발트가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광산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신영증권이 낸 코발트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전세계 코발트 생산량인 12만6000톤 가운데 콩고의 생산량이 6만3000톤으로 50%를 점유하고 있다. 콩고의 생산 활동이 전세계 코발트 공급량을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콩고는 현재 내전이 일어나 전력 공급이 원활치않아 코발트를 생산하는 일부 구리광산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게다가 스위스의 코발트 정련업체인 글렌코어(Glencore)가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콩고의 카탕가(Katanga)구리 광산은 지난 2015년 9월 광석 처리 시설 현대화를 위해 가동을 중단했고 올해 하반기 문을 열 계획이다. 카탕가 광산에서 생산된 코발트는 전 세계 공급량의 3%정도를 차지했었다.

사재기도 코발트 가격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지난 2월 파이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올해 2월현재 세계적인 6개 헤지펀드가 정련 코발트 6000톤(지난 2월기준 약 2억8000만달러어치)을 매입해 보관하고 있다.

배터리 전문가인 박철완 공학박사(산업부 산하 전 차세대전지 이노베이션센터장)는 “토요타가 생산하는 전기차 프리우스 1대에 들어가는 배터리에 코발트는 2.5kg이 필요하며 테슬라 전기차에는 8kg정도가 필요하다”며 “전기차 약 120만대 생산물량의 코발트가 헤지펀드 손에 넘어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코발트 가격 전망은

한 때는 별 볼일 없는 광물 취급을 받았던 코발트가 2차전지의 주원료로 사용되면서 귀하신 몸이 됐다. 현재 코발트 수요에대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을 찾긴 힘들다. 현재 2차전지 발전과정만 놓고 보면 코발트는 전기차 수요가 꺾이지 않는 한 필수 원자재이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오는 2018년 연간 전기차 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올 초부터 2차전지가운데 코발트를 원료로 하는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 돌입했다. 테슬라 모델S에 탑재되는 배터리에 코발트 소요량은 8킬로그램이다. 50만대 생산을 위해선 4000톤의 코발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외에 중국의 비야디(BYD), 팍스콘(Foxconn)등도 배터리 증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발트대신 철을 사용하는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주력상품으로 해온 중국 업체들이 배터리 용량확대와 수명 문제로 LCO(리튬, 코발트산화물)배터리로 빠르게 교체 중이다. 코발트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수요 증가와 이미 세계적 투자가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코발트 가격 상승은 쉽사리 꺽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참에 중국 투자...

코발트 선물에 투자하기 위한 마땅한 대안이 없다. 이미 콩고나 자이레 광산은 스위스, 중국계 헤지펀드 자금이 투하됐다. 국내에서 투자를 한다면 코발트를 정제해 납품하는 정제기업을 찾는 것이 수월한데 이런 기업들은 중국에 몰려 있다. 국내 기업이라고는 코스모화학 정도다.

 ▲출처=신영증권

중국이외 세계적인 코발트 정련 전문 기업으로는 스위스 글렌코어(Glencore), 핀란드의 프리포트 코발트(Freeport Cobalt), 벨기에의 위미코어(Umicore)등 이다. 국내에서 유럽 투자는 중국투자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 약점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코발트 정련 생산은 중국이 50%를 차지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정련업체로는 ▲화유코발트(Zhejiang Huayou Cobalt)를 필두로 ▲진천그룹(Jinchuan Group International) ▲GEM ▲차이나 몰리브뎀(China Molybdenum) 등이 있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기자동차 생산 확대 및 배터리 업체의 공격적인 증설로 코발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공급량이 단시간 내에 크게 늘기는 어려워 수요 초과 현상이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중국 배터리 설비 확대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고, 다른 해외 기업에 비해 투자하기 손쉬운 중국 코발트 생산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