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가운데, 투자 보따리를 들고 나서는 유력 기업인들의 면면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주의기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미 FTA를 둘러싼 이견까지 표출되는 상황이라, 이번 방미 경제인단의 역할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이번 방미 경제인단은 총 52명이 참여한다. 박용만 상의회장을 비롯해 대기업 10명, 중견기업 14명, 중소기업 23명, 공기업 2명, 미국계 한국기업 2명이다. 포스코와 KT는 미국 관련 투자나 교역, 사업실적, 사업계획 등에 관련성이 미비하고 정치적 논란에 휘말렸다는 점이 지적되어 이번 방미 경제인단에 속하지 못했다.

눈길을 끄는 지점은 최태원 SK 회장이다. 지난해 하반기 비선실세 논란으로 대기업 총수들이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최태원 회장은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한 현역 오너로 꼽힌다. 최태원 회장은 중국 보아오 포럼의 이사로 활동하는 한편 일본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글로벌 경영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 방미 경제인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도 방미 경제인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LG는 구본무 회장이 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고 구본준 부회장이 실질적인 경영행보에 나선 상태다. 미국에서의 활약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구본준 부회장은 올해 초 LG전자 미국 신사옥 설립시 LG전자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대미협상을 막후에서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가 테네시주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세탁기 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이 나온 상태에서 구본준 부회장이 방미 기간 구체적인 공장 설립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삼성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방미 경제인단으로 참여한다. 비 오너 일가이기 때문에 중량감은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선물 보따리는 두둑한 편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에 3억달러를 투자,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베리 부지는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가 떠나면서 조만간 폐쇄할 예정인 발전기 조립공장이다. 찰스턴 항구에서 150마일 떨어져있기 때문에 물류 접근성이 높다는 평가다. WSJ은 삼성전자의 뉴베리 투자로 약 5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오는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상태에서, 노골적인 미국 정부의 견제를 무마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눈길을 끈다. 배달앱 서비스인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김봉진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업계의 스타이자 혁신의 디자이너라는 찬사를 받는 인물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방미 경제인단의 면면이 최순실 사태 등 다양한 돌발악재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위상이 내려갔다고 본다. 하지만 '사절단'이라는 이름 자체가 관료적인 느낌을 풍긴다는 이유로 '경제인단'으로 변경할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실용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이들은 한미 비즈니스 서밋을 비롯해 대통령 공식 행사 외 다양한 행사를 열어 미국 경제인들과의 스킨십을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