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의약시장 분석 업체인 이벨류에이트 파마가 2022년의 글로벌 의약품 매출액 성장률을 지난해 전망 대비 감소시킨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이 이 같은 성장률에 큰 영향을 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끝을 모르고 올랐던 전 세계 의약품 판매 전망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이 향후 전 세계 의약품 가격 형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산업 분석기업인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는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의약품 판매는 연평균 6.5%의 성장률을 기록해 2022년에는 총 매출액이 1조600억달러(약 1210조5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판매액 전망이었던 1조1200억달러(약 1279조400억원)에 비해 약 5.4% 감소한 수치다.

보고서는 의약품 매출액 전망이 하락한 데는 미국 시장이 소비자가 약가를 지불하기 유리하도록 가격인하 정책을 요구하고,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이 특허가 끝나 약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로 대체되는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허 손실로 인해 감소하는 매출액은 1940억달러(약 221조5500억원)로 추정됐다.

처방약 TOP3, ‘노바티스·화이자·로슈’…세엘진·샤이어 ‘급성장’

주요기업으로는 노바티스(Novartis), 화이자(Pfizer), 로슈(Roche)가 처방약 시장을 주도하는 제약사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특히 노바티스가 화이자와 로슈보다 약간 앞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석가들은 미국 세엘진(Celgnen)과 아일랜드 샤이어(Shire)가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 제약업계의 매출액이 연평균 6.5% 성장하는 동안, 이들 회사의 연평균 성장률은 이보다 크게 높아 세엘진이 15%, 샤이어가 10%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됐다.

세엘진은 1986년 설립된 회사로 항암제와 희귀질환치료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샤이어는 1986년 설립돼 파브리병, 고셔병 등 희귀질환치료제를 주로 개발하고 있다. 보고서는 2022년 항암제 분야의 강자인 로슈가 여전히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것이지만 이 같은 주도권은 세엘진에 의해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 전 세계 처방의약품의 2008년~2022년 매출액(단위: 10억달러).자료=이벨류에이트파마

백신시장 1위 ‘GSK', 가장 많이 팔리는 약물 여전히 ’휴미라‘

예방의학 시대 백신 시장을 주도할 제약사로는 화이자와 머크를 제치고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꼽혔다. 그러나 2022년 가장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백신은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인 ‘프리베나13’였다.

보고서는 휴미라가 물질특허 만료에도 불구하고 2022년에도 여전히 가장 많이 팔리는 바이오의약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애브비(Abbbie)의 류머티즘치료제 휴미라는 2015년 매출액이 141억달러(약 16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미국에서는 2016년 12월에 물질특허가 만료됐고 유럽은 2018년 10월에 만료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화이자, 암젠 등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약가인하 정책 ‘변수’

한편 출범 당시부터 약가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향후 전 세계 의약품 매출액을 좌우할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먼저 손을 보는 것은 제네릭 시장될 전망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1일(현지시간) 제약 회사들이 소유한 오리지널 약의 제네릭을 출시하려는 회사들의 시장 진입을 막거나 진출을 지연시키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FDA의 스캇 고틀리엡 위원은 제약 회사가 FDA의 규정 내에서 시장의 경쟁을 방해하는 방법을 확인하기 위해 7월18일 공개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안전하고 효과적인 제네릭 의약품과의 경쟁으로 약 1조6700억달러(약 1907조원)가 절감됐다”며 “생명을 구하는 새로운 치료법도 중요하지만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 저렴한 대안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식도 국민의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