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의 생산-유통-판매-소비를 일원화하는 6차산업 모델이 각광받으면서 농장에서 가정집까지 농산물과 식자재를 직송하는 ‘팜 투 도어(Farm to door)’플랫폼 시장이 국내에서 활성활 될 전망이다.

산지 직산물을 온라인 검색을 통해 고르고 가정까지 배달받는 ‘팜 투 도어(Farm to door)’ 시장은 앱을 기반으로 한 배달 플랫폼으로 가맹점에서 완성된 음식(중국음식, 한식, 일식 등)뿐만 아니라 식자재 배송까지 통합하고 있어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로 인기가 높다.

▲ 배민프레시 배송 모델(출처 : 배달의 민족)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은 tvN 푸드 예능으로 인기를 끌었던 ‘윤식당’의 주요 상품들을 식자재 형태로 배송하는 ‘윤식당 서비스’를 출시했다. 방송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음식 위주로 재료를 배달함으로써 콘텐츠 산업과의 연계 마케팅을 도모하는 것이다. 원래 이 아이디어는 ‘배민 프레시’로 신선한 식재료를 가정으로 보내 준다는 시도에서 출발했으나 실적이 부진했다. 배달의 민족은 약 3개월 동안 tvN과 PPL 계약을 맺고 ‘윤식당’에서 선보여진 불고기 메뉴들을 배달 종목으로 판매했다. 유명 셰프가 짠 레시피로 반조리된 음식을 배송받아 가정에서 약간의 조리 후 먹을 수 있게 한다는 발상이었다. ‘배민 프레시’는 윤식당 PPL에 힘입어 그 전보다 약 3배 가량 매출이 뛰었다고 ‘배달의 민족’이 밝힌 바 있다.

‘만나박스’는 카카오를 통해 창업 투자를 받았던 농업회사법인 ‘만나씨이에이’가 사업화한 유기농 식자재 배송 모델이다. 만나씨이에이는 혼자 사는 독신 가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점에 착안, 만나 농장에서 재배한 유기농 채소들을 회원들에게 배달해 주는 모델을 개발했다. 정기 배송 상품을 이용할 경우 매주 식자재를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고 채소의 상태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100% 보상받을 수 있는 신선보장제도 있다. 만나씨이에이는 채소 이외에 요거트, 식초, 소금 등의 종목도 판매한다. ‘금주의 채소 리스트’, ‘테마 플러스’ 등을 통해 좋은 상품들을 추천해 주는 모델도 구비되어 있다.

▲ 마을 기업 기반의 농산물 직배송 플랫폼 '무릉외갓집'(출처 : 무릉외갓집)

이미 미국에서는 2007년 아마존에서 첫 운영했던 ‘아마존 프레시’를 통해 팜 투 도어 플랫폼이 활성화되어 있다. 아마존은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등의 대도시로 신선한 채소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가동 중이고 구글 또한 2015년부터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무릉외갓집’, ‘헬로네이처’, ‘마켓 컬리’ 같은 서비스들이 대표적이다. ‘무릉외갓집’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했던 제주도 마을 기업으로 지역 내 제철 농산물을 전국으로 배달하는 플랫폼 벤처다. 감귤, 한라봉, 보리쌀, 마늘 등이 판매되며 마을(서귀포시 무릉읍 대정리) 내 194개 농가 중 42개 농가가 참여해 만든 조합 모델이기도 하다.

선진국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 시장에서의 ‘팜 투 도어’ 서비스도 활성화 추이가 주목된다.

인도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IT 기업이 많이 위치한 벵갈로르 일대의 전문직 종사자들이나 중산층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산지 직배송 서비스들이 주목되고 있다. 팜 다이렉트 익스프레스(Farm Direct Express)는 피망을 직접 재배해 거의 3배 가까이 비용을 절감한 가격에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기존의 소매가가 100루피(1700원) 가량 된다면, 팜 다이렉트 익스프레스는 30루피(540원) 정도에 판매하는 식이다.

장진규 서울대 융합기술연구원 박사는 “결국 6차산업의 핵심은 유통이다. 기존 채널보다 저렴한 가격에 신선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송받은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고객 경험이 철저히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