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2일, CGV압구정에서 새로운 영화감상 프로그램이 화려하게 탄생했다. 바로 ‘CGV아트하우스 이동진의 라이브톡’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이동진 평론가가 영화의 다양한 의미에 대해 해설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 장면을 전국 10여개 극장에 생중계한 것이다. 첫 상영작은 레오 까락스 감독의 <홀리 모터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관객들은 이동진 평론가의 영화 해설을 접하기 쉽지 않았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 문이 활짝 열렸다. 첫 라이브톡에 대해 관객들의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며 곧바로 정기 개최가 확정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제는 관객층이 꽤 두터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관객들은 다양성영화를 자신과는 다른 세계의 영화로 생각한다. 다양성영화는 어려운 것, 재미없는 것 등의 선입관은 다양성영화 시장을 성장시키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런 관객들의 생각을 바꾸고 다양성영화도 충분히 보고 즐길 만하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CGV아트하우스는 일찌감치 다양한 관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우선 지난 2009년 영화제에서나 보아왔던 영화 해설 프로그램을 상설영화관 최초로 도입해 ‘시네마톡’이란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영화 감상 후 영화 평론가나 감독, 배우들을 초대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감독이나 배우로부터는 연출 의도나 촬영 중 에피소드 등을, 영화 평론가로부터는 영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을 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나만의 영화 보는 관점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됐다. 이어 2011년, 역시 국내 최초로 관객밀착형 해설을 위한 ‘큐레이터’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기존 시네마톡이 외부에 있는 평론가들을 초청했다면 이번에는 아예 신진 평론가를 CGV만의 큐레이터로 발굴한 것이다. 이미 수천 회에 이르는 행사를 통해 CGV 큐레이터들은 관객들과 색다른 영화 감상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 시네마톡의 장점을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개발한 프로그램이 바로 ‘이동진의 라이브톡’이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매월 1편의 영화를 선정해 CGV압구정 아트하우스에서 함께 영화를 감상한 후 해설을 곁들인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시네마톡과 다르지 않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 해설 실황을 전국의 20여개 극장에 생중계함으로써 지역적인 한계를 뛰어넘도록 했다.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도시에서도 이동진 평론가의 해설을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작한 지 벌써 4년을 넘어선 지금, 이동진의 라이브톡은 다양성영화를 즐기는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라이브톡이 열리는 CGV압구정의 경우 티켓 오픈 후 불과 몇 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매월 1회씩, 벌써 50편 가까운 영화가 상영작으로 이름을 올렸고, 참여한 관객수만도 6만명을 넘어섰다. 특이한 것은 이동진의 라이브톡을 매회 한 회도 빠짐없이 참석한 관객이 있다는 점이다. 아마 지금쯤 그 관객은 거의 평론가 수준의 영화 지식을 갖추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 밖에도 관객이 원하는 영화, 날짜, 시간을 직접 선택해 극장 상영을 실현시키는 주문형 극장 서비스 T.O.D(Theatrical on Demand), 매월 첫째 주 화요일 밤 8시경에 아트하우스 추천작 1편을 CGV 일반 극장으로까지 확대 상영하는 ‘아트하우스 데이’ 등을 운영함으로써 다양성영화를 보다 색다르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CGV아트하우스의 이런 다양한 고객 확대 프로그램은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아왔다. 이미 2013년 11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제18회 유로파 시네마 네트워크 컨퍼런스에 초청되어 전 세계 예술영화 관계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영국 내셔널 미디어 뮤지엄의 수석 영화 프로그래머인 톰 빈센트(Tom Vincent)는 ‘CGV의 관객 개발을 위한 노력과 기여는 매우 환상적이다”라며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문형극장 TOD는 관객이 참여하여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라이브톡은 지면에 한정적이던 영화 평론을 극장 생중계 형식으로 적용하고 관객과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접목한 성공적인 사례로서 평가받았다. 유로파시네마의 총괄감독인 끌로드 에릭 푸와르 역시 “CGV아트하우스가 전국 체인망을 통해 예술영화를 소개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며 독보적인 일”이라고 극찬했다.

다양성영화는 결코 어렵거나 재미없는 영화가 아니다. 그 매력에 빠져든다면 그 어떤 상업영화보다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지금 당장 다양성영화를 즐기기 위한 나만의 방법론을 개발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