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용군의 하지절단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던 존슨앤존슨의 당뇨병치료제 '인보카나'의 이슈가 다른 SGLT-2 억제제에까지 미치고 있다. 관련 업계는 SGLT-2 억제제의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릴까 우려하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존슨앤존슨의 SGLT-2 억제제,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의 사지절단 문제가 국내로 옮겨 붙으면서 관련 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의약품 품목허가사항 변경지시 관련 의견 제출 요청’을 통해 인보카나 외 다른 SGLT-2 계열 억제제에 하지절단 주의 문구를 삽입하라고 권고했다.

식약처는 이들 약물들의 허가사항에 “다른 SGLT-2 저해제의 진행 중인 장기간 임상연구에서 하지 절단(주로 발가락) 사례의 증가가 관찰됐다. 이 사례가 계열 전체에 적용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모든 당뇨병 환자와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예방적 발 관리에 대해 환자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문구를 넣을 것을 지시했다.

SGLT-2 억제제는 새로운 유형의 제2형 당뇨병치료제다. 이 약은 기존 당뇨병치료제들이 인슐린에 작용하는 것과는 달리 신세뇨관(소변의 생성에 관여하는 관)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도록 한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받아 급여 적용되고 있는 SGLT-2 억제제로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아스텔라스의 슈글렛(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등 3가지다. 인보카나는 식약처의 허가는 받았으나 시판되고 있지 않다.

식약처, 안전성 고려한 EMA 선제 조치 따라…FDA는 미정

식약처의 이번 결정은 유럽의약품청(EMA)이 지난 2월 식약처가 권고한 변경지시와 동일한 내용의 주의 문구를 포시가와 자디앙의 허가사항에 넣을 것을 지시하면서 이뤄졌다.

식약처는 인보카나의 사례가 다른 SGLT-2 억제제 약물에 적용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안전성과 관련한 혹시 모를 우려에 대비해 EMA의 결정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인보카나에는 하지절단 위험과 관련한 내용을 업데이트하라고 지시했지만 아직 포시가와 자디앙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醫, "인보카나 이슈, 계열효과 속단 이르다"

앞서 존슨앤존슨이 진행한 ‘CANVAS’ 및 ‘CANVAS-R’ 등 2건의 임상시험에서 인보카나 투여 환자군이 위약 환자군보다 절단수술 경험이 약 2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보카나의 하지절단 사건이 계열효과(Class Effect)인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인보카나에서 나타난 하지절단 문제를 다른 SGLT-2 억제제에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었다.

특히 SGLT-2 억제제는 혈당 외에 당뇨병 환자의 체중이나 혈압도 감소시키고, 자디앙의 경우 심혈관사건(CV)의 위험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기존 당뇨병 치료제들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었다. 인보카나의 경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당뇨병치료제 7위에 들기도 했다.

업계, SGLT-2 억제제 시장 축소 우려 

식약처의 지시에 대해 관련 업계는 우려를 표시했다.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던 상황에 자칫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지금까지 진행된 포시가 관련 임상시험에 따르면, 포시가는 위약군 대비 하지 절단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다”며 “이 같은 입장을 고려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자사 제품에 대해 매우 엄격한 약물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으로 포시가를 복용한 환자들의 안전성 프로파일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시가는 SGLT-2 억제제 중에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승인을 받은 약물로 원외처방에 있어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원외처방액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6년 포시가의 매출은 237억7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0% 증가했다.

한편 식약처는 7월3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