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한국타이어 벤투스 R-s4 / 출처 = 한국타이어

지난 2월 타이어 가격을 최대 4% 올린 한국타이어가 5개월만에 또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다음달께 타이어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이 같은 사실을 대리점들에 최근 통보했다.

구체적인 인상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소매점의 공급 가격 인상으로 고객들이 구매하는 타이어 가격도 비싸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 한 한국타이어 대리점 관계자는 “대부분 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인상폭을) 3~5% 수준에서 묶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리점 관계자 역시 “구체적으로 가격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고객 판매 가격이 소폭 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한국타이어의 이 같은 가격 인상 계획을 보는 시장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월 타이어 가격을 올리며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꼽았었다. 실제 톤(t) 당 1200달러(약 136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합성고무 가격이 올해 초 2200달러(약 249만원)까지 오르며 업계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합성고무의 주원료인 부타디엔 가격은 2013~2017년 1000~1500달러(약 113만~170만원) 수준에서 거래됐었지만 올해 초 3000달러(약 340만원) 선을 넘봤다. 천연고무 가격도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다만 6월 현재는 합성고무, 천연고무, 부타디엔 등 원재료 가격이 평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고, 하반기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타이어 원가 트렌드는 하방압력기조가 지속되는 것이다. 투입원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마진은 올해 2분기를 저점으로 향후 확대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5개월 사이 두 차례나 가격을 기습인상한 것은 소비자를 무시한 처사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떨어졌을 때는 가격을 내린 적 없지만 올랐을 때는 발 빠르게 움직인다는 점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맞서 제품의 가격 결정권은 기업에게 있는데, 재료 가격만을 두고 한국타이어를 탓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한쪽에서 나온다.

한편 한국타이어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금호·넥센 등 국내 업체들이 가격을 따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한국타이어가 가격을 최대 4% 인상하자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2~5% 가량 가격을 올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