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가 음악의 아버지라면,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는 시계의 아버지다. 브레게가 투르비옹과 공 스프링을 발명한 사실은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나폴레옹, 알렉산더 1세, 마리 앙투와네트가 브레게 시계 애호가였던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브레게의 능력을 알아본 건 비단 이들뿐이 아니다. 프랑스의 왕 루이 18세 또한 그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1814년, 루이 18세는 브레게를 파리 경도국 위원회의 일원으로 임명했다. 기하학자, 천문학자, 선원, 예술가 등으로 구성된 파리 경도국 위원회는 천체학을 지리학, 항해학, 측지학에 적용하는 것을 주 임무로 했다. 브레게는 바다에서 배의 정확한 위치를 측정하는 데 탁월한 노하우를 발휘했고, 그 활약을 인정받아 1815년 프랑스 왕정 해군을 위한 크로노미터 메이커로 공식 임명됐다. 이는 당시 워치메이커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였다.

이러한 브랜드의 유산을 기리기 위해 브레게가 마린 에콰시옹 마샹 5887을 선보였다. 가격부터 이야기하자면, 무려 2억8천만원대. 아무리 브레게의 위대한 유산을 담은 시계라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은 건 사실이다. 왜 그럴까? 시계의 면면을 살펴보자. 마린 에콰시옹 마샹 5887은 균시차,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옹을 탑재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특히 균시차는 럭셔리 시계 브랜드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중 하나다. 균시차란, 실제 태양의 시와 분을 나타내는 태양시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표준시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태양시와 표준시는 -16분에서 +14분 정도 차이 나는데, 둘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건 1년에 단 4일뿐이다. 보통 균시차 기능을 탑재한 시계들은 다이얼 내에 별도의 창을 마련해 태양시와 표준시 간의 차이를 보여준다. 사용자가 태양시를 확인하기 위해선 표준시에 이 차이를 더하거나 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마린 에콰시옹 마샹 5887은 다르다. 별도의 분침을 사용해 태양시와 표준시를 동시에 나타내는 것. 각을 낸 골드 태양 장식을 더한 바늘이 태양시의 분침이다. 보다 명백하고 단순해 보이는 디스플레이 방식이지만 그 뒤에는 고난도의 설계 과정이 숨어 있다. 고도의 기술력을 사용하다 보니 가격이 높아진 것. 게다가 마린 에콰시옹 마샹 5887은 긴 달과 짧은 달 심지어 윤년까지 정확하게 계산해 월, 날짜, 요일을 알려주는 기능인 퍼페추얼 캘린더와 중력으로 인한 오차를 상쇄하는 장치인 투르비옹까지 탑재하고 있으니 최고급 시계 제조 기술의 총 집합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인도 아름답다. 바다를 연상케 하는 푸른빛 다이얼 위엔 이 시계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파도 패턴이 새겨져 있다. 5시 방향에 위치한 투르비옹 브리지엔 ‘Marine Royale’ 문구가 인그레이빙 되어 있으며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 케이스를 통해선 프랑스 왕정 해군의 최고 함대인 로열 루이 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마린 에콰시옹 마샹 5887은 직경 43.9mm의 플래티넘 케이스와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최대 8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며, 시계의 잔여 동력은 다이얼 8시 방향에 위치한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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