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연준은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일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1.00~1.25%로 14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이날 연준의 금리인상이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연준의 발표를 전후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일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기존 예상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다만, 연준의 발표에서 흥미로운 점은 최근 미국의 일부 경제지표 부진에도 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미국의 물가연동국채(TIPS) 스프레드는 2.07%포인트를 정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해 현재는 1.80%포인트를 기록중이다. 유가도 하락압력을 받는 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연준은 시장과 신뢰를 중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일까.

2015년 12월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으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정책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내린 뒤 약 7년만의 첫인상이었다. 이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횟수와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은 글로벌 정치·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점증되면서 IB(투자은행)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연준은 2016년 12월에 한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채 금리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금리가 상승한 이유로는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감도 있지만 트럼프 공약에 따른 재정지출이 미 정부의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꼽혔다. 이에 연준의 금리인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이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연준은 지난 3월 FOMC회의에서 매파적으로 변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금융시장 변화에 옐런 의장도 우려를 표명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달랐던 것이다. 당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매파적인 스탠스에 대해 금융시장의 버블을 차단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은 금융시장 버블 차단 의지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지나치게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 금융시장에 버블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반면, 실물경제가 활황을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예고된 금리인상은 연준의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금리 상승으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려면 대출증가 등 실제 금리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요인이 필요하다. 버블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대출증가가 이뤄질리 만무하다.

이에 연준이 보유 중인 국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발언이 눈에 띈다. 4조달러가 넘는 미국채를 보유한 연준의 국채 매각은 시장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연준의 자산매각이 무조건 금리를 상승시키는 것은 아니다. 시장금리는 경제상황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연준은 버블을 좌시할 수 없다는 시그널을 공표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