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그린 시티 솔루션

공기 오염은 세상의 보이지 않는 킬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공기 오염은 매년 7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발생시키는 단일 요인으로는 가장 위험한 환경 위험이다.

도심에서의 공기질은 특히 문제가 더 많다. 공기 오염이 모니터되고 있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 중 80% 이상이 WHO 한계치를 초과하는 공기질에 노출되어 있다. 2050년까지는 지구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에 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도시의 공기를 정화시키는 것은 매우 시급한 문제다.

이러한 공기 오염을 줄이는 것 중 가장 잘 알려진 방법 중 하나가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다.  나뭇잎들이 공기중 해로운 미립자들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에 새로운 나무를 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것이 공기 오염을 제거하는 움직이는 설치물 ‘도시 나무’(CityTree)가 캐나다 오슬로,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 홍콩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도시 나무’는 높이 4m, 넓이 3m, 두께 2.2m로, 벤치가 딸린 것과 딸리지 않은 것 두 가지 버전이 있다.

‘도시 나무’를 만든 베를린의 그린 시티 솔루션(Green City Solutions)은 이 발명품이 환경적으로 실제 나무 275 그루의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도시 나무’는 실제로 나무는 아니다. 그것은 다우소니아(Dawsonia)라는 학명을 가진 50cm까지 자라는 이끼로, 모스 컬처(moss culture)라고도 한다.

그린 시티 솔루션의 공동 창업자인 쳉리앙 우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스 컬처는 다른 식물보다 잎 면적이 아주 큽니다. 이것은 더 많은 오염 물질을 흡수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도시 나무’에 설치된 모스 컬처의 커다란 잎이 공기 중의 먼지, 이산화 질소, 오존 가스 등을 흡수한다. 한번 설치된 모스 컬처는 스스로 잘 자라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도 필요 없다. 태양열 전지판이 전기를 생산하고, 빗물이 저장소에 모아졌다가 흙 속에 수분을 공급한다.

또 ‘도시 나무’에는 센서가 있어서 흙의 습도, 온도, 수질까지 측정해 모스 컬처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한다.

"설치물 안에 오염 센서가 장착돼 있어 현장의 공기질을 모니터해 주기 때문에 ‘도시 나무’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도시 나무’의 발명가들은 ‘도시 나무’가 하루에 약 250g의 부유성 미립자를 흡수해 연간 240톤의 Co2를 제거하는 온실 가스 감축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 출처=그린 시티 솔루션

4명의 친구 이야기

‘도시 나무’ 이야기는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드레스텐 공과대학에 다니던 쳉리앙 우는 기계 공학을 전공한 빅터 스플릿거버와 건축을 전공한 데네스 호누스를 만났다. 학교를 졸업한 후 이들은 대학에서 도시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에 초점을 맞춘 지속 가능한 도시 설계 워크샾을 운영했다.

그러다가 4년 전에 이들 세 명은 원예과대학에서 생산관리를 전공한 대학원생인 피터 솅거를 만났고, 거기서 ‘도시 나무’라는 아이디아가 태동되었다.

오늘날, 이들이 부딪힌 가장 큰 장해는 관료주의

"이탈리아 모데나市에 ‘도시 나무’를 설치할 때였지요. 모든 게 순조롭게 계획되고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시 당국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설치 장소를 결정하지 않고 주저하는 바람에 설치가 중단되었지요.”

이들은 공기 오염도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인도 같은 저소득 국가의 도시에도 ‘도시 나무’를, 소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약 20 개의 ‘도시 나무’가 성공적으로 설치되었다. 한 군 데 설치 비용은 약 2만 5000달러(2800만원) 정도이다.

▲ 출처=그린 시티 솔루션

‘도시 나무’는 정말로 오염을 줄일 수 있을까?

킹스 칼리지 런던의 공기 오염 전공 교수인 개리 풀러는 ‘도시 나무’의 ‘도시 공기 정화기’라는 개념은 뜻은 좋지만 지나친 야심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완벽한 공기 청정기를 가지고 있다 해도, 주변 공기와 계속 만나기 때문에 도시 공기 전체를 깨끗이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배기 가스로 인한 오염은 수직으로 수 킬로미터나 멀리 퍼져 나가기 때문이지요. 오염이 처음 발생하는 곳에서 오염 발생 자체를 막는 노력이 더 시급해 보입니다.”

‘도시 나무’의 발명가들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도시 나무’를 설치하는 장소를 선택하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자동차로 인해 오염이 심각하고 공기 흐름이 제한된 장소를 의도적으로 선택합니다. 또 오염된 공기가 ‘도시 나무’ 쪽으로 모이도록 공기 흐름을 유도하는 시스템도 시험 중에 있습니다.”

쳉리앙 우는 또 ‘도시 나무’가 거대한 퍼즐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도시 나무’의 기술을 기존 건물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도시 안에서 공기의 질과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후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