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시계 업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모습의 시계가 럭셔리 워치를 대변하는 트렌드였다면 최근에는 엔트리 워치를 필두로 보다 간결한 시계들이 주목받고 있다. 경제 위기에 따른 소비 침체와 더불어 과거 보다 대놓고 드러내는 심리가 누그러진 것 역시 이런 트렌드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상황이 이러자 쓰리 핸즈 또는 스몰 세컨드 등 다이얼이 한결 가벼워진 시계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SIHH(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와 바젤월드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잘 반영되며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IWC의 경우 매해 한 컬렉션을 선정해 신제품을 선보이는 럭셔리 워치 브랜드다. 2017년 IWC는 다 빈치 컬렉션을 메인 컬렉션으로 정하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다 빈치 오토매틱은 심플한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시계는 라운드 케이스는 물론 무빙 러그가 적용돼 과거 다 빈치 컬렉션을 재현했다. 여기에 IWC의 스테디셀러인 포르투피노를 연상시키는 덕에 어색함이 전혀 없다. 다이얼 위로는 아라비아 인덱스와 란셋형 핸즈가 자리하고 있고 6시 방향에는 앙증맞을 정도의 데이트 창이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케이스는 40mm로 남녀 가리지 않고 부담없이 찰 수 있다. 다이얼과 스트랩은 두 가지 선택지를 두었다. 기본형으로 실버 도금 다이얼과 블랙 산토리 레더 스트랩은 물론 슬레이트 컬러 다이얼과 스테인리스 스틸 스트랩을 장착한 두 가지 모델을 마련한 것. 다 빈치 오토매틱은 35111 칼리버를 장착해 최대 42시간의 파워 리저브와 셀프 와인딩을 제공한며, 시계의 가격은 670만원대다.

말끔하고 모범생 같은 이미지의 몽블랑이 180도 반전매력을 꾀하며 럭셔리 워치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몽블랑은 사실 시계 외에도 만년필, 액세서리, 필기구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운영하며 마니아층을 거닐고 있다. 하지만 유독 올해에는 시계 분야에 아낌없이 투자를 하고 있다. 크로노그래프 컴플리케이션에 일가견 있는 미네르바 무브먼트를 앞세운 타임워커 컬렉션이 그것이다. 이 중 타임워커 오토매틱 데이트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레이싱 워치 콘셉트의 시계인 만큼 스포티한 디자인은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와 유광 하이 테크 블랙 세라믹 회전 베젤을 탑재해 신구 조화를 이뤘다. 다이얼 위 인덱스는 20세기 초 미네르바 스톱워치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빈티지한 느낌도 물씬 전한다. 게다가 이번 몽블랑 타임워커 컬렉션은 500시간의 극한 테스트까지 통과하며 크로노그래프의 강자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도 피아제, 예거 르쿨트르, 파네라이 역시 간결한 디자인과 다양한 소재를 접목시키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피아제의 경우 알티플라노 컬렉션 60주년을 맞이해 화이트 골드, 핑크 골드, 옐로 골드 등이 적용된 형형 색색의 알티플라노 60주년 컬렉션을 선보였고 예거 르쿨트르 역시 마스터 컨트롤 컬렉션을 강화하며 눈길을 끌었다. 남성적인 디자인의 파네라이는 루미노르 듀에라는 얇은 케이스를 적용한 시계를 선보이며 트렌드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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