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의 첫 소형 SUV인 ‘코나’ / 출처 = 현대자동차

“기존 소형 SUV에서 공존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던 가치들을 코나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현대자동차의 첫 글로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가 베일을 벗었다.

현대차는 13일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코나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14일부터 국내에서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 이달 말부터 고객에게 인도한다.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도 각각 올 8월과 12월 론칭을 앞두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1.6 가솔린 터보와 1.6 디젤 두 가지의 파워트레인이 운영된다. 디자인에 따라 일반형과 커스터마이징 브랜드인 ‘튜익스’가 적용된 플럭스(FLUX) 모델이 별개의 트림으로 구성된다.

가격은 일반 모델이 1895만~2455만원, 플럭스 모델이 2250만~2710만원(디젤 모델은 195만원 추가) 수준에서 형성됐다. 

현대차 코나는 소형 SUV의 장점을 잘 살린 강렬한 외관, 앞선 모델에서 검증을 마친 파워트레인의 조합, 동급 모델을 겨냥한 공격적인 안전·편의 사양 채택 등 특징을 지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를 통해 ‘가성비’라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창적 램프에서 출발한 강렬한 외관

현대차는 투싼, 싼타페 등과는 확연히 다른 디자인 요소를 코나에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B-세그먼트 SUV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이 치열한데다 개성이 강한 얼굴이 강조되는 차급이라는 특성을 감안한 선택이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이 베일에 쌓인 코나를 앞에 두고 차량의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은 “코나의 디자인에는 코나만의 고유 캐릭터가 있다”고 수차례 언급하며 디자인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넓고 낮은 자세를 지녔으며 현대차를 상징하는 캐스케이딩 그릴, 메인 램프가 상·하단으로 나눠진 ‘분리형 컴포지트 램프(Composite Lamp)’ 등이 디자인 포인트로 눈에 띈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165mm, 전폭 1800mm, 전고 1550mm 등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경쟁 상대인 티볼리보다 전장이 30mm 짧고 전고가 40mm 낮다. 축거는 2600mm로 동일하다.

▲ 현대차 코나 전면부. 현대차 특유의 ‘캐스케이딩 그릴’이 적용돼 차체가 넓어보이는 효과가 난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전면부는 전체적인 차체 형상 탓에 다른 SUV보다 낮고 넓어 보이는 인상이 강하다. 그릴 상단부에 날카로운 LED 주간주행등을 배치했다. 헤드램프와 범퍼의 전·측면, 휠 아치를 범퍼 가니쉬가 가리고 있는 형상을 통해 안정감을 추구했다. 후면 디자인에서는 상·하단으로 분리된 컴포지트 램프와 볼륨감 있는 스키드 플레이트 등이 눈에 띈다.

바디와 루프의 색깔을 달리 하는 ‘투톤 칼라’도 채택했다. 앞서 QM3 등이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때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던 전략이다. 색깔 조합에 따라 더욱 창의적이고 독특한 외관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현대차의 첫 소형 SUV인 ‘코나’. B-세그먼트 SUV인 이 차는 약 360ℓ(유럽 기준)의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지상고와 전고는 일반 SUV보다 낮은 편이다. 소형 SUV 구매자들이 ‘도심형 SUV’나 크로스오버차량(CUV)을 선호한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의선 부회장 역시 코나를 소개하며 “어린이나 여성도 차를 타고 내리기 편하게 했다”고 소개했다.

실내 구성은 수평형 레이아웃을 채택,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내비게이션과 계기판 등을 동일한 높이에 배치하는 것 등은 현대차가 최근 밀고 있는 디자인 전략이다. 각종 기능별로 버튼류를 통합시켜 산만한 분위기가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 현대차의 첫 소형 SUV인 ‘코나’ 실내. 8인치 내비게이션이 적용되고 버튼 구성을 최적화해 깔끔한 형상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파워트레인은 1.6으로···일상 주행에 최적화

현대차가 코나에 적용하기로 정한 파워트레인은 1.6 가솔린 터보 GDi 엔진과 1.6 디젤 eVGT 엔진이다. 1.6 터보의 경우 상위 차급인 투싼 가솔린 모델에 올라가는 것과 동일하다.

1.6 가솔린 터보는 7단 듀얼클러치트랜스미션(DCT)과 조화를 이룬다. 5500rpm에서 177마력, 1500rpm에서 27.0kg·m의 힘을 발휘한다. 연비 수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12.8km/ℓ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 현대차 코나에 장착된 1.6 가솔린 터보 엔진. 이 엔진은 5500rpm에서 177마력, 1500rpm에서 27.0kg·m의 힘을 발휘한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디젤 모델 또한 7단 DCT를 조합했다. 4000rpm에서 최대출력 133마력, 1750rpm에서 30.0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연비는 16.8km/ℓ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일상 주행에 최적화된 파워트레인 조합이라는 평가다. 저중속 영역에서 토크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앞서 수많은 승용·SUV 모델을 통해 검증을 마친 ‘1.6 + 7단 DCT’ 조합을 채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유럽에서는 1.0 가솔린 터보 GDi 엔진, 1.6 가솔린 터보 GDi 엔진을 장착한 코나를 우선 판매하고 내년께 1.6 디젤 엔진을 추가할 계획이다. 북미에서는 1.6 가솔린 터보 GDi 엔진과 2.0 가솔린 MPi 엔진 차량을 선보인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가솔린 1.0 모델에 올라가는 카파 1.0 터보 엔진은 6000rpm에서 120마력, 1500rpm에서 17.5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6단 수동변속기가 올라간다. 가솔린 2.0 모델에 장착된 누우 2.0 아킨슨 엔진은 6000rpm에서 149마력, 5000rpm에서 18.3kg·m의 성능을 보여준다.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4륜구동 시스템과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차량의 주행 안전성을 높여주는 요소다.

▲ 현대차의 첫 소형 SUV인 ‘코나’ / 출처 = 현대자동차 페이스북

시장 후발주자, 안전·편의 사양으로 ‘승부수’

현대차는 코나에 다양한 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높였다.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 등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 뒤늦게 진입하는 만큼 나름대로 ‘승부수’를 띄운 행동으로 풀이된다.

앞서 티저 이미지를 통해 공개된 바 있는 ‘컴바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 시스템이 적용됐다. 소형 SUV 차급에 이 시스템을 장착한 것은 국내 업체 중 현대차가 최초다.

‘컴바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별도의 글라스(유리)판에 주행정보를 표시해주는 방식으로 BMW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 등이 채택하고 있는 기술이다. 코나에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는 숨겨져 있다가 작동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올라오는 수직 개폐 방식이 적용됐다. 길안내, 속도 정보 뿐 아니라 주행안전 신기술의 작동 정보 등도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코나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을 적용,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시킬 수 있는 애플 카플레이, 미러링크 등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갖췄다. 8인치 내비게이션, 크렐 사운드 시스템 등 상위 차급에 적용되던 사양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정락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부사장은 이날 “코나가 시장 진입이 늦었기 때문에 상품성에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개발에 임했다”며 “개발 주안점은 안전, 주행성능, 커넥티드 경쟁력 등으로 삼았다”고 언급했다.

안전 사양으로는 현대차가 소개하고 있는 ‘현대 스마트 센스’가 있다. 코나에 적용되는 현대 스마트 센스에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Forward Collision Avoidance-Assist) ▲차선유지 보조(LKA: Lane Keeping Assist) ▲운전자 부주의 경고(DAW: Driver Attention Warning) ▲후측방 충돌 경고(BCW: Blind-spot Collision Warning)&후방 교차충돌 경고(RCCW: Rfear Cross Collision Warning) 등이 포함된다.

▲ 현대차 코나 후면부 이미지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현대 스마트 센스는 선택 사양으로 운영된다. 기본 적용된 안전 사양은 샤시통합제어 시스템,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 급제동 경보 시스템, 세이프티 언락 등이다.

올해 목표 판매량 6만7000대···현대차 전략 통할까

현대차는 글로벌 SUV 코나의 올해 목표 판매량을 6만7000대로 정했다. 국내에서 2만6000대, 해외에서 4만1000대를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내년에는 해외 15만대, 국내 4만5000대 등 20만대에 가까운 연간 판매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IHS 글로벌산업수요를 살펴 보면 코나가 자리잡은 B세그먼트 SUV 시장은 2010년 48만5000여대에서 2016년 463만7000여대로 6년 만에 10배 가까이 시장이 성장했다. 연 평균 성장률 역시 45.6%로 모든 차급에서 가장 성장세가 높았다.

IHS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올해도 B세그먼트 SUV 시장은 전년 대비 19.4% 증가한 553만8000여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는 현재 국내외에서 크레타(중국전략형 모델인 ix25 포함 / B세그먼트), 투싼(C세그먼트), 싼타페(D세그먼트), 맥스크루즈(D세그먼트) 총 4종의 SUV를 판매하고 있다.

▲ 현대차의 첫 소형 SUV인 ‘코나’ 실내. 8인치 내비게이션이 적용되고 버튼 구성을 최적화해 깔끔한 형상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임병권 현대차 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은 “코나는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세계 주요 대도시 소비자의 트렌드를 집중 분석해 전략 모델로 개발했다”며 “코나가 출시되더라도 신흥 시장에서는 크레타, ix25 등으로 판매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판매 차량은 트림을 세부적으로 나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일반형 모델의 경우 ▲스마트 ▲모던(모던 팝, 모던 테크, 모던 아트 포함) ▲프리미엄 등 크게는 3개 트림으로 운영하되 세부적으로는 6개로 나뉜다.

가격은 스마트 1895만~1925만원, 모던 2095만~2125만원, 모던 팝/테크/아트 2225만~2255만원, 프리미엄 2425만~2455만원 범위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튜익스가 적용되는 플럭스(FLUX) 모델은 플럭스 모던 2250만~2280만원, 플럭스 프리미엄 2460만~2490만원, 플럭스 프리미엄 스페셜 2680만~2710만원 가량으로 책정된다. (가솔린 기준, 디젤 모델은 195만원 추가)

▲ 현대차가 코나 일반 모델과 함께 공개한 ‘코나 아이언맨 스페셜 에디션(Kona Iron Man Special Edition)’ 쇼카.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현대차가 코나 일반 모델과 함께 공개한 ‘코나 아이언맨 스페셜 에디션(Kona Iron Man Special Edition)’ 쇼카.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현대차가 코나 일반 모델과 함께 공개한 ‘코나 아이언맨 스페셜 에디션(Kona Iron Man Special Edition)’ 쇼카.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현대차는 이날 코나의 제품 콘셉트를 쉽게 알리고 글로벌 인지도 제고를 위해 마블(MARVEL)과 협언을 통해 ‘코나 아이언맨 스페셜 에디션(Kona Iron Man Special Edition)’ 쇼카를 제작해 함께 공개했다.

한편 이날 정의선 부회장은 ‘다른 자동차 메이커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중국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자동차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도 이에 발 맞춰 더 많은 기술을 개발하며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관심을 두는 것은 자동차보다는 IT, ICT 등 기업”이라고 답했다.

정 부회장은 “향후 자동차 브랜드를 인수하기 보다는 ICT나 IT 회사와 협력이나 인수합병(M&A)이 더욱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친환경차 등 미래 시장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어느 업체든 협력할 수 있도록 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에 맞춰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현대차의 첫 소형 SUV인 ‘코나’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