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약값 약 550만원에 달하는 화이자 제약의 유방암 신약 '입랜스'가 급여 진입에 실패했다. 화이자는 이에 12일부터 일부 약값을 환자에 되돌려주는 리펀드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언제까지 지원될지 알 수 없어 환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화이자의 유방암 신약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이 끝내 급여진입에 실패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이에 12일부터 한국혈액암협회를 통해 한 달 최대 160만원의 약제비를 환자가 선지불하면 돌려주는 리펀드 방식의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디까지나 한시적인 지원이라 환자들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이 완화될지는 미지수다.

입랜스는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항악성종양제로, 호르몬 수용체(HR)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음성인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사용된다. 한 알에 21만원, 한 달이면 약 550만원의 약제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비도 한 달 최대 160만원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받는다고 가정해도 1인당 390만원, 환자들로선 여전히 부담스런 약값을 내야하는 실정이다.

약평위, “제약사 제시한 약값 너무 비싸” 비급여 판정

입랜스는 지난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평가위원회로부터 끝내 비급여 판정을 받았다. 이유는 효과 대비 비용이 너무 고가이기 때문.

약평위는 “신청품은 임상적 측면의 유용성과 필요성은 인정되나 제약사에서 제시한 가격이 고가로서 항암제의 ‘효과 등 개선 대비 비용 범위’를 훨씬 초과해 급여로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제약사가 가격을 인하하고 비용효과에 관한 자료를 추가 제출할 경우 조속히 재평가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입랜스 외 함께 상정된 5가지 약제의 경우 모두 급여권 진입에 성공했다.

▲ 2017년 제6차 약제 급여 평가 결과.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영국에선 약값 5개월간 무료, 한국에선 일부만 지원?

입랜스의 비급여 판정도 환자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고 있지만 영국에선 5개월간 무료로 지원되는 입랜스가 한국에서는 일부만 약값이 지원돼 환자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Nice)에서 입랜스의 급여를 결정하기 전까지 영국화이자제약에서 최대 5개월간 입랜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단체인 'HPBCF(Hormone Positive Breast Cancer Forum, Korea)‘는 한국 환자들에게도 영국과 같이 동일한 무상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리펀드 프로그램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한시적’

한국화이자제약은 예정대로 리펀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한국혈액암협회에서 진행하게 되며, 환자가 직접 협회에 신청을 하면 된다.

아무런 지원책도 없이 모든 약값을 고스란히 부담하는 상황보단 낫지만 기존에 부담하던 약값의 절반도 지원되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입랜스의 급여진입까지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지 알 수 없고 프로그램도 급여진입전가지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도 불명확한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급여진입 전에 지원프로그램이 종료되는 경우도 가정해볼 수 있다.

화이자제약 관계자는 “비급여 결정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현행 급여 적정성평가 시스템 내에서 다시 급여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현재로서 언제 다시 재평가 자료를 제출할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지원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은 급여진행과정 중에 한시적으로 진행된다”며 전체 시행 기간에 대한 부분과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