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CNN 캡처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가 이 나라가 곧 여성의 운전을 허용할 것이라는 예상을 제기했다.

사우디 집권 왕실의 가족이자 전 교육부 장관이었던 파이살 빈 압둘라 왕자는 개인 소유의 TV 채널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우디에서 여성이 곧 운전을 하게 되리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여성에 관한 사우디 정부의 관점을 말하겠다’며 시작한 인터뷰에서 “여성이 차를 운전하는 게 무슨 상관인가. 곧 운전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나는 여성들이 이 사회도 이끌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압둘라 왕세자의 이같은 발언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종교적 칙령의 해석에 따라 여성 운전을 금지시켰던 장애물을 치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억만장자 비즈니스맨인 또 다른 왕자 알 왈리드 빈 탈랄도 지난해 12월 블로그에 여성이 운전을 해야만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이 글에서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것은 그들이 권리를 침해하는 동시에 경제에 손해를 입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들이 운전을 하게 되면 더욱 열심히 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많은 사우디 국민들은 파이살 왕자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우디아라비아 트위터에서 아랍어로 된 '파이살 왕자, 여성 운전 시대 곧 온다'라는 해시태그는 줄곧 상위를 차지했다.

이 나라는 2030년까지 경제를 개혁 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모함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경제 개혁에서 여성의 노동력 참여 증가는 중요한 부분이다.

살만 왕세자는 여성의 운전 문제에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아직 여성 운전에 대해 확신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여성 운전이 허용되면 부정적인 결과가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전적으로 사우디 사회에 달린 문제입니다. 사회가 원하지 않는 것을 집행할 수 는 없지요.”

그러나 왕국의 한 유력 인사는 “금지는 더 이상 오래 갈 수 없다”면서 여성 운전은 “이제 시간 문제”라고 말한다.

이들 중 한 명이 호다 알 헬라이시다. 그녀는 살만 국왕에게 법률 자문을 해 주는 국가자문회의(Shura Council)의 여성 위원이다.

그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이 운전하는 시대가) 곧 오고 있다. 금년 말이나 내년 초쯤. 위원 모두가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옵션을 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 헬라이시는 2013년 여성이 처음으로 국가자문회의에 참여하는 것이 허용됐을 때처럼 그 결정이 왕실 칙령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국가자문회의의 여성 참여도) 사회에서, 또는 소셜 미디어에서 많은 얘기가 오갔기 때문에 결국은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린 사람도 있다.

“여성 운전 허용은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줄곧 들은 얘기입니다.”

기대가 무산되었던 적도 있다. 2013년에도 정부의 여성 운전 금지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일어났었다. 십여명의 여성들이 운전하는 모습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지만, 당국이 즉각 개입해 그들의 행위를 중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