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구진이 미 보건당국의 지원을 받아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했다. 이 검사 도구를 이용해 향후 치료법까지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유전자 가위 기술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증명하듯 불치병으로 간주되는 파킨슨병의 진단 및 치료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University of Central Florida) 연구팀은 5일(현지시간)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한 새로운 파킨슨병 검사 도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파킨슨병의 징후로 알려진 알파-시누 클레인(alpha-synuclein)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찾아내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알파-시누 클레인은 뇌 안에서 발견되는 정상적인 단백질이지만 어떤 이유에서 파킨슨병이 생기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특히 지난 1997년 알파-시누 클레인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가족성 파킨슨병 환자들의 사례가 보고되면서 파킨슨병의 유전성에 대한 연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기술을 사용해 알파-시누 클레인 유전자를 편집하고 단백질로 만들어진 발광 태그를 삽입했다. 세포가 알파-시누 클레인을 생성할 때마다 발광 태그가 빛을 내기 때문에 쉬운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레비 아담스 연구원은 “알파-시누 클레인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면 무엇이 원인이 돼 알파-시누 클레인의 수치를 높이는지, 어떤 치료법을 사용하면 알파-시누 클레인의 수치를 낮출 수 있을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부다 바수 연구원은 “편집된 세포 중 하나를 가지고 특정 약제로 치료했을 때 발광 태그에 더 이상 빛이 나지 않는다면 그 약물이 파킨슨병의 잠재적 치료제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지에 게재됐으며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됐다.

설계 쉽고 비용 낮은 제3세대 가위 기술 등장

기존 1세대(ZFN) 및 2세대(TALEN) 유전자가위 기술에 비해 설계가 쉽고 드는 돈이 적은 3세대 크리스퍼(CRISPR-Cas9) 기술의 등장으로 유전자 연구 활동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띄고 있다.

▲ 세대별 유전자 편집 기술 특징.출처=IBS 유전체교정연구단.LG경제연구원 재가공.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의 연구진이 사용한 기술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이다. 이 기술은 2015년 사이언스(Science)지 올해의 혁신기술로, 2016년에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10대 기술에 선정된 바 있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도 ‘눈독’, 미래가능성 무궁무진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거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을 창업한 션 파커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 시장에 뛰어들었다. 내놓은 자금만 2억5천만 달러(약 2812억원)에 달한다. 그만큼 미래먹거리로서 유전자가위 기술이 가능성이 있다는 방증이다.

션 파커가 설립한 파커암면역요법연구소(Parker Institute for Cancer Immunotherapy) 재단은 지난해 6월 크리스퍼 기술을 사용한 차세대 세포치료제(CAR-T)의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승인받았다.

이 연구에는 파커연구소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은 펜실베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 대학, MD 앤더슨 암센터 등에서 실시된다.

▲ 글로벌 크리스퍼 시장 현황 및 전망(2014~2022년, 단위:백만달러).출처=오캄스 비즈니스 리서치(Occams Business Research).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재가공.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오캄스(Occams) 비즈니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크리스퍼 시장은 2014년 약 2억달러(약 2249억원) 규모로 작은 규모를 형성했으나 이후 6년 간 연평균 성장률(CAGR) 36.2%로 매우 빠르게 성장해 2022년에는 10배 이상의 규모인 23억달러(약 2조6천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범삼성家 유전병치료제 개발 ‘툴젠’, 인간-동물 장기이식 ‘엠젠플러스’

국내에서 크리스퍼 기술을 사용하는 바이오벤처회사로는 툴젠과 엠젠플러스 등이 있다.

툴젠은 1세대 기술부터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을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회사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혈우병과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앓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샤르코마리투스에 대한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으로 선정돼 2020년까지 약 15억원을 지원받는다. 이 사업엔 CJ헬스케어 측도 관심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엠젠플러스는 동물 모델에서 형질전환 및 장기이식을 중점으로 연구해온 회사로 향후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하여 동물-인간 간 장기이식이 가능하도록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