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이후 사드 반입 문제로 중국 소비자를 상대로 한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에 입점한 롯데마트와 이마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각종 뉴스 보도에서는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손실이 커지고 있다고 나오지만, 실상을 파악해보면 그 이슈가 있기 전부터 두 기업은 중국에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최근 중국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한 이마트도 사드 이슈가 있기 전부터 손실이 늘어나 매장을 점진적으로 줄여온 상황이었고, 롯데마트도 99개 점포 대부분 손실이 증가하고 있었다. 두 기업이 중국에서 실적이 악화된 본질은 사드가 아닌 현지화 전략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국내 유통 노하우만 믿고 진출한 탓에 중국의 유통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짚기 위해 선대인경제구소의 윤재웅 중국 센터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냐는 물음에 윤 센터장은 “지금 중국의 로컬 오프라인 상점들도 알리바바와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들과 협력을 맺으면서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신소매’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이러한 유통 트렌드를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유통 산업 트렌드가 완전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롯데마트도 중국과 관계가 개선된 이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국의 유통 생태계에 맞춰 더 세밀하게 유통망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롯데마트가 단순히 사드 사태가 끝나기만 기다리기보다는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윤 센터장은 중국과 관계가 다시 해결된다면 더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야 하며 중국 현지화 전략에 맞는 운영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서비스 산업이 GDP의 5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만큼 소비 시장에서 잠재력은 무한하기 때문에 롯데마트가 사업을 철수하기보다 다시 구체적인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가 당초 중국에서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진출한 만큼 소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명한 전략과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