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ASCO 연례회의에서 존슨앤존슨의 전립선암 치료제 자이티가(Zytiga)가 전립선암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였다는 임상 데이터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의 전립선암치료제 ‘자이티가’가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라이벌인 화이자의 ‘엑스탄디’를 넘어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지에 대해 세계 제약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존슨앤존슨은 미국 시카고에서 6월 2일부터 6일까지 개최되는 ‘2017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 자이티가(Zytiga: 성분명 아비라테론아세트산)의 새로운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사망률 38% 감소…전문가 “강력한 결과, 진료현장 바꿀 것”

약 1200명의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래티튜드(Latitude) 3단계 임상시험에서 자이티가와 프레드니손을 병용한 환자는 표준 요법만 받은 환자보다 사망률이 38% 낮았다. 암이 악화될 때까지의 평균 기간은 14.8개월에서 33개월로 2배가 늘었으며, 통증도 줄어들었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리차드 쉴스키 ASCO 총 책임자는 “초기 전립선암으로 약물 사용을 확대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이 데이터가 하룻밤 새 진료현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연구를 주도한 영국 버밍엄 대학의 니콜라스 제임스 교수는 “(이번 임상은) 전립선암과 관련한 임상 시험에서 가장 강력하다”며 “성인암에 대한 임상시험들 중 사망률을 가장 크게 낮춘 결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

라이벌 ‘엑스탄디’와 달리 급여등재 실패 후 성적 하락

자이티가는 지난 2016년 미국에서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 가장 많이 처방된 약물이었지만 한국에서의 성적표는 화이자의 엑스탄디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메디컬업저버의 보도에 따르면 IMS헬스데이터를 기준으로 2014년 상반기 자이티가의 매출액(6억2천만원)은 엑스탄디의 매출액(2억7천만원)을 2배 가까이 웃돌았으나 2015년 상반기 매출액은 자이티가(2억5천만원), 엑스탄디(56억원)으로 크게 역전됐다.

이는 지난 2014년 급여등재된 엑스탄디와 달리 자이티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문턱은 넘었으나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보고서 “엑스탄디가 자이티가 앞지를 것”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과거 자이티가의 후발 주자인 엑스탄디가 곧 자이티가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는 과거 엑스탄디의 매출액이 자이티가의 매출액을 2017년부터 앞지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자료=글로벌데이터.표=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글로벌데이터는 2014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2017년부터 엑스탄디가 자이티가의 매출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했으며, IMS헬스는 2022년 15대 베스트셀러 암 치료제 9위에 엑스탄디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IMS헬스의 전망엔 자이티가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번 ASCO의 데이터는 다수의 보고서가 엑스탄디가 자이티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 시점에 발표된 것으로 중요도가 크다.

1차 치료제 시장 여전히 열려있다

자이티가에도 기회는 있다. 여전히 1차 치료제 시장이 열려있다는 점이다.

엑스탄디의 경우 한국에서의 급여인정기준은 ‘이전에 도세탁셀을 포함한 화학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 적용하는 2차 치료제로서다.

자이티가의 ASCO 발표 임상데이터가 인정을 받으면 1차 치료제 시장에서 엑스탄디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

현재 존슨앤존슨은 유럽, 브라질, 스위스, 일본 등에서 전립선암의 초기 치료제로서 적응증을 획득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