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은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충분히 자면 신체적, 정신적 피로를 씻어내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지만,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피로가 쌓이는 것은 물론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수면 부족이 지속될 시 뇌세포가 줄어들어 치매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혈관 질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 비만과 우울증, 남성의 정자 건강 등 인체의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면증 치료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수면 부족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복용하는 수면제가 오히려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기존 수면제 ‘벤조디아제핀’ 계열 부작용  줄인 新 수면제
수면제는 향정신성 계열과 비(非)향정신성 약물로 나뉜다. 향정신성 계열은 또 벤조디아제핀 계열과 그렇지 않은 약물로 나뉜다.

기존에는 ‘디아제팜(diazepam)’, ‘트리아졸람(triazolam)’과 같은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을 주로 사용했다.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의 경우 최근 5년간 약제 청구건수가 약 1억 6773만 건이 발생했다. 청구금액은 약 2389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벤조디아제핀 계열은 작용하는 시간이 짧아 복용 후 단시간 내에 잠이 들 수 있다. 또 총 수면시간을 늘려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복용 기간을 최대 3주를 넘겨선 안 되는데,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해 의존성과 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복용 시 심리적 의존성의 위험, 불안증, 우울증의 위험까지 있어 복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노팅엄 대학(University of Nottingham), 워싱턴 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 등 다수 연구에 따르면 벤조디아제핀 복용 환자의 경우 폐렴을 앓고 사망하는 위험이나 노인성 치매 발병 위험, 낙상 위험 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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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고자 나온 것이 비(非)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다. 여기에는 잘 알려진 ‘졸피뎀(zolpidem)’과 ‘조피클론(Zopiclone)’, ‘잘레프론(zaleplon)’ 등이 있다. 이름이 모두 Z로 시작해 Z-drug(Z계열) 계열이라고도 한다. 졸피뎀의 경우 국내 수면제 처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Melatonin)’ 성분이 함유된 비(非)향정신성 약물이 출시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멜라토닌 제제는 수면 리듬을 찾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기존 수면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新 수면제, 골절 위험 및 심장 발작 위험 ↑
하지만 수면 치료제와 관련한 여러 연구를 살펴보면, “부작용 적다”고 알려진 제제가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만은 없다.

영국 킬(Keele) 대학 연구팀이 300여 곳의 일반외과병원에서 골절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수면제 복용 환자가 다른 환자에 비해 골절 발생률이 최대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골절 위험은 ‘벤조디아제핀’ 계열보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졸피뎀, 멜라토닌 수면제 등 신세대 수면제가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졸피뎀 등을 포함하는 ‘Z 계열’ 수면제 그룹은 수면제를 사용하지 않는 대조군에 비해 골절 위험이 2배, 멜라토닌 수면제 그룹은 90%, 디아제팜 계열 수면제 그룹은 70%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제3세대 수면제로 최근 인기가 높아가고 있는 멜라토닌 계열 수면제가 1세대 수면제보다 골절 위험이 더 높게 나와 의사들도 처방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의과대학(China Medical University) 과학자들은 졸피뎀이 심장 마비에 노출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심장 발작 위험을 50%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매주 10㎎의 졸피뎀 정제를 복용하면 대동맥 혈관이 손상될 수 있다고 했다.

졸피뎀은 이 외에도 약 복용 이후 기억을 잃거나 환각, 악몽, 과도한 행동, 이상 식이 행동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운동, 반신욕 등 건강한 수면 요법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수면 연구원인 션 영스테드(Shawn Youngstedt)는  “수면제에 의존하는 것은 하루에 한 갑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해롭다”라며 “수면을 위해 가장 안전하고, 간단하고, 저렴한 방법은 운동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체육관을 방문할 필요 없이 일상생활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제안하며 “수면제만큼 효과가 즉각적으로 오지는 않지만, 신체 건강에 훨씬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햇빛 노출은 수면을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밖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라며 “단 잠들기 4시간 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에서 이뤄진 한 연구에 따르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약 1.25 시간 더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운동은 수면제처럼 수면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패턴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수 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운동 외에도 수면에 도움을 주는 방법들은 다양하다.

먼저 잠자리에 들기 전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 있다. 따뜻한 물로 목욕하는 것은 우리 몸을 편안하게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라벤더 향의 오일이나 입욕제 등을 사용하면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면 템포에 맞춰 나온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요가나 명상을 하는 것도 몸에 긴장을 완화시켜 수면에 도움이 된다.

취침 전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수면에 방해가 된다. 음식을 먹으면 우리의 몸은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깨어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침 1시간 전 저단백질 고탄수화물의 간식을 먹으면 더 빨리 잠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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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도 마찬가지로 수면에 해롭다. 미국의 한 연구팀이 실시한 연구 결과,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긴 사람들이 잠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길고, 전체적인 수면시간이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면의 질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에서 생성되는 빛이 수면과 연관된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할 수 있어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