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뱅크론 펀드는 지난해 재테크 시장에서 최고 히트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리보(LIBOR)금리와 연동된 이 펀드는 지난해 연 1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뚜렷해지면서 뱅크론 펀드에 대한 관심이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올해 들어 수익률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미국 금리가 높아질수록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 반면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된 만큼 뱅크론 펀드에 투자할 적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뱅크론 펀드 투자전략에 대해 꼼꼼히 따져봤다.

미 금리 오르면 뱅크론 이자수익 증가

6월 현재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과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7개 뱅크론 펀드를 취급하고 있다. 뱅크론 펀드는 금융회사가 투자적격등급(S&P 기준 BBB) 미만 기업에 돈을 빌려준 뒤 이자를 받는 대출채권이다. 쉽게 말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대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본적으로 뱅크론펀드는 3개월 만기 리보금리나 리보플로어(리보금리 하한선) 중 높은 것에 가산금리를 더해 이자수익을 제공한다. 리보금리는 영국 런던은행 간 거래 시 적용되는 금리로 미국 기준금리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하락해 투자 손실이 발생한다. 반대로 뱅크론 펀드의 경우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로 이뤄진 것.

미 연준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금리 인상 의지를 드러내온 까닭에 뱅크론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0.25~0.5%에서 0.5~0.75%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2015년 12월 이후 1년만의 인상이었다.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017년에도 기준금리를 3회 정도 인상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뱅크론 펀드는 깜짝 수익률을 달성한 배경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분석결과 지난해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 펀드와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3.19%, 7.37%였다. 이에 자금 유입세도 늘고 있다.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 펀드 순유입액은 지난 2015년 1511억원에서 지난해 4254억원으로 상승했다. 올해 유입액은 5월10일 기준 6778억원으로 추산된다.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올해 한층 높아졌다. 실제로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 3월15일 0.25%p 추가 인상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지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보다 강력하게 시사했다. 더불어 위원들은 회의에서 채권 등 자산 축소에 대해 논의했다. 연준 자산 축소는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정책 시행을 의미한다. 이에 달러화 가치는 상승하고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의구심이 생긴다. 미국 금리 상승 기조는 여전하지만 뱅크론 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급락했기 때문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전체 뱅크론 펀드 수익률은 지난 2015년 0.52%에서 지난해 10.28%로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5월 기준 1.24%로 급락했다. 금리 상승하면서 채권 매매차익은 줄고, 이자만 기준가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 특성상 수요가 급증한 것도 수익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돈을 빌려주겠다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이자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뱅크론 펀드가 수익률 측면에서 매력 있는 상품이라고 추천한다. 존 월딩 PPMA아메리카 수석매니저는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투자전략 간담회에서 올해 뱅크론 펀드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3개월 리보금리는 지난해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10일 기준 1.12%를 기록 했지만 여전히 30년 평균인 3.76%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며 "향후 미국 3개월 리보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내년 2분기에는 2.1%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올해 뱅크론 펀드 수익률을 4%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투자하는 까닭에 도산의 위험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투자증권사 한 연구원은 "직접 투자를 할 경우 기업의 재무상태 등을 파악해 부도 가능성 점검할 수 있다"며 "하지만 뱅크론 펀드는 각 기업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가 알기 어렵다. 금리 상승 시기 이 같은 위험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팽팽한 찬반양론 사이에서 금융소비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뱅크론 펀드에 합리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전략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고수익보다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무게 중심을 두고 뱅크론 펀드에 투자하길 조언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뱅크론 펀드 수익률은 3~4% 정도로 예상된다. 변동금리가 적용돼 금리 상승 시기에 혜택을 볼 수 있다"면서도 "그간 리보금리가 너무 낮아 리보플로어(1%) 덕을 봤다. 1%를 돌파한 현재 리보금리는 완만하게 오르고 있어 당분간 뱅크론 펀드 수익률이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올해 뱅크론 펀드는)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는 매력 있는 상품"이라며 "내년 혹은 2~3년 쯤에는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