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킹 투 크레이지> 마크 고울스톤 지음, 이지연 옮김, 한빛비즈 펴냄

 

세상에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이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의 두려움을 본능적으로 공격해 무너뜨리고 자신의 욕망을 채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승패가 이미 결정된 것처럼 보였던 미국 대선을 트럼프가 어떻게 뒤집었는가. 그는 각종 막말과 혐오발언을 쏟아내며 중산층들의 불안과 좌절을 자극해 대권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직장에서도 이런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우리 일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말도 안 되는 비난으로 아랫사람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동료 사이를 이간질해 관계를 파탄내려고 든다. 저자는 이들을 또라이(Crazy)라고 부른다.

이 책은 또라이의 유형을 분석하고 유형별 대화의 기술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비이성적인 사람들과의 관계를 제자리로 돌려놓고, 나아가 발전적인 사이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폭군형 또라이=비이성적인 사람은 무력함을 느낄 때 최악의 행동을 한다. 비이성적인 폭주 상태에 빠진 그들을 상대할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대화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 상황을 지배하는 사람이 이기고, 항복하면 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격 모드에 있는 사람을 지배하려 들면 상대는 당신의 목을 노린다. 자칫 두 사람 모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폭군형 또라이는 궁지에 몰릴 때 무력감을 느끼게 되면서 더 불같이 흥분한다. 이들과 대면하게 되면, ‘단호한 항복’이 최선이다. 저항을 완전히 포기하고 그가 이겼다고 말하라. 갑자기 적을 잃게 되면 그들은 당황한다. 오히려 당신이 뜻하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

▲순교자형 또라이=혼자 모든 걸 하려는 희생정신 넘치는 사람을 의심하라.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사람들도 비이성적인 상태에 빠져 있다. 이들은 희생정신을 가장하고 있으며, 스스로를 고귀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은 거절당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은근히 상대방의 죄책감을 자극하고 짜증을 유발한다. 이렇게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사람을 상대하는 최선의 방법은 결정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도움을 청하는 것’에서 ‘명령을 따르는 것’으로 역학관계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왕재수형 또라이=빈정거림은 공격성의 표현이다. 오만하고 빈정거리는 왕재수들은 우리 스스로를 하찮고 무능하게 여기도록 만들려고 한다. 이들은 자신의 불안을 감추려고 빈정거림을 무기이자 방어수단으로 사용한다. 해결책은 그들의 수법 그대로 반격하는 것이다. 그들의 또라이 짓이 도달할 결론을 예상하고, 먼저 그곳에 도착하라. 나를 도발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리고,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면 비이성적인 상대가 빈정거림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책에는 22가지 대화 전략이 나온다. 뇌과학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완성한 ‘위기의 순간에서 냉정한 사고를 되찾는 5단계 트레이닝’과 ‘비이성적 상태에 빠진 사람에게 제정신을 찾아주는 6단계 접근법’도 정리돼 있다.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