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차’. ‘패밀리카’.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에 붙던 수식어들이다. 안정적인 주행 성능, 탄탄한 기본기, 적절한 실내 공간 등을 갖춰 무난한 매력을 인정받아왔다. 눈에 띄는 매력 포인트보다는 ‘단점이 없다’는 장점이 먼저 떠오르게 됐다.
현대차는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LF 쏘나타부터 ‘엔진 다각화’ 전략을 수립했다. 같은 차량에 다양한 심장은 얹어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등은 물론 주행 감각을 극대화한 2.0 터보 엔진 등을 장착해 운전자들을 설레게 했다. 개성을 살리겠다는 의도가 숨어있었다.
전용 디자인 적용··· 터보에 힘 쏟은 현대차
현대차 쏘나타 뉴 라이즈 2.0 터보 모델을 시승했다.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LF 쏘나타는 보다 과감한 이미지를 입었다. 그랜저를 닮은 듯하면서도 보다 날렵한 인상이 강하다. 그릴 위치를 최대한 아래로 조정하고 그릴 외곽에 크롬라인을 넣었다. 상향등과 하향등이 하나의 램프에서 나오는 ‘LED 바이펑션 헤드램프’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1.6 가솔린 터보, 2.0 가솔린 터보 모델은 별도의 외관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다. 현대차 특유의 캐스캐이딩 그릴이 그물형 타입(매쉬 타입)으로 제작됐다. 사이드 미러와 18인치 휠 등에 검은색으로 포인트를 줘 터보만의 차별점을 구현했다. 2.0 터보 모델의 경우 허리 측면까지 잡아주는 전용 시트, 패들시프트, D컷 가죽 스티어링 휠 등이 추가로 적용됐다.
실내에는 미세먼지 걱정을 덜어주는 ‘원터치 공기 청정 모드’가 탑재돼 눈길을 끌었다. 공기순환 버튼을 길게 누르면 미세먼지를 강제로 포집해준다. 고성능 에어컨 필터를 장착해 2.5마이크로미터(μm) 이하이 초미세먼지도 걸러준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중형 세단에 올라간 8단 자동변속기
쏘나타 터보에 올라간 ‘2.0 T-GDI’ 엔진은 6000rpm에서 245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1350~4000rpm의 비교적 넓은 구간에서 36.0㎏·m의 최대토크가 나온다. 출력에 대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산 중형 세단 최초로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조화를 이룬다.
일상 주행에서 큰 무리 없이 주행을 하다 보니 3000rpm 내외에서 대부분 가속에 대한 대응이 가능했다. 낮은 회전 영역에서 치고 나가는 맛이 강한 데다 촘촘한 기어비로 재빠르게 변속이 이뤄지다 보니 피곤함이 거의 없었다. 코너 탈출이나 브레이크 답력 등도 만족스러웠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할 경우에는 약간 달랐다. 엔진 사운드가 보다 경쾌하게 바뀌며 바늘이 쉽게 기울었다. 2.0 터보 모델에는 기존 3가지 주행모드(노멀, 에코, 스포츠) 외에 주행 습관과 상황을 고려해 자동으로 이를 전환해주는 ‘스마트 모드’가 추가됐다.
서스펜션을 비교적 부드럽게 가져가며 일상 주행에 대한 대응의 폭을 넓혔다. 전체적으로 누우 엔진 차량과 비교해 크게 이질감이 없는데, 여러 가지 사양 등의 차이로 고급스러운 느낌은 한층 강하다. 18인치 타이어 기준 10.7㎞/ℓ의 공인복합연비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 시 14㎞/ℓ 수준까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었다.
고속 주행에서 소음 차단 능력이 한결 향상됐다. 샤시계 튜닝과 차체 각부의 방청성능을 개선해 정교하고 다이내믹한 주행을 가능케 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지능형 안전 기술인 ‘현대 스마트 센스’가 장착됐다는 것도 장점이다.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제자리를 유지시켜 주는 ‘주행 조향 보조 시스템(LKAS)’, 차량 혹은 보행자와의 충돌이 예상되면 스스로 멈추는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 앞차 속도에 맞춰 안전거리를 자동 유지시켜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질주 본능’을 위해 탄생한 차지만 일상 주행에서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평범한 패밀리카로 사용하다 달리고 싶을 때는 강하게 페달을 밟을 수 있는 ‘두 가지 매력’을 모두 지녔다는 총평이다. 현대차의 튜닝 브랜드 ‘튜익스’를 활용해 개성에 맞는 차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쏘나타 뉴 라이즈 2.0 터보의 가격은 2733만~3253만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