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나의 집을 꾸미고 살고 싶다. 스피커는 100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가격이지만,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사고 싶은 제품에는 고민 없이 카드를 긁는다. 식탁은 집에서 밥을 잘 먹지 않아 세일가로 3만원 짜리 조립식으로 구입했다. 비싸던 싸던 가격이 중요한 게 아니다. 오로지 내가 사고 싶고 필요로 하는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 직장인 김준민(32세)씨

이처럼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나 홀로 사는 집을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도록 꾸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욜로족(YOLO: you only live once)이 이슈가 되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집을 선택한 사람들은 지갑을 여는 데 더이상 인색하지 않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직접 꾸민 생활공간을 공개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도 최근에는 낯설지 않다. 또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집을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홈파티를 즐기는 문화에 따라 집 내부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여기에 올해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38만2700가구로 2000년 이후 최대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집 안에 가구와 더불어 각종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하는 시장에 활기가 예상된다.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등을 활용해 집 안을 꾸미는 것을 말하는 ‘홈퍼니싱’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꾸민다는 퍼니싱(Furnishing)의 합성어로, 최근 지속되는 불경기에도 호황이 예상되는 분야다.

불황도 비켜간 홈퍼니싱 시장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홈퍼니싱 관련 제품은 꾸준히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15년 12조 5000억원에서 2023년 18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채널에서 역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홈퍼니싱 관련 제품이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먼저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리빙 부문 매출이 2013년부터 매해 10% 이상 꾸준히 신장하고 있다. 백화점 전체 매출 중 리빙 부문 매출 구성비는 2010년 8.7%에서 2016년 11.1%로 6년 동안 2%포인트 이상 올랐다.

온라인 구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G마켓에 따르면 DIY가구에서 책상의 경우 올해 1월1일부터 5월14일까지 전년대비 423%나 성장했다. DIY가구의 경우 직접 조립할 수 있다는 재미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이유로 인기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디퓨저는 2015년 한해 전년대비 146%, 2016년 76% 매출이 올랐고 올해(5월14일까지)는 20% 성장하는 등 꾸준히 인기가 많은 제품군에 속한다.

아울러 벽지와 페인트 역시 올해 1월1일부터 5월14일까지 전년대비 각각 14%, 21% 성장하는 등 소품 뿐 만 아니라 집을 꾸미는 데 직접 참여가 필요한 아이템들 역시 꾸준히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스타그램 등 SNS을 통해 자신의 생활공간을 보여주는 문화가 확산된 것이 홈퍼니싱 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라며 “최근 홈퍼니싱 트렌드는 많은 비용을 쓰기보다 적은 돈으로 집 안 분위기에 변화를 주는 제품들이 특히 인기”라고 말했다.

옥션 역시 홈퍼니싱 관련 제품군 매출이 계속해서 증가 추세다. 옥션 자료에 따르면 DIY가구에서 식탁과 책상의 경우 올해 1월1일부터 5월14일까지 전년 대비 각각 123%, 482% 증가했다. 가구리폼 분야의 경우 2016년 전년대비 138%, 올해 1월1일부터 5월14일까지 전년 대비 55% 성장하는 등 직접 소비자가 조립해서 사용할 수 있는 가성비가 좋은 제품들이 인기다.

아울러 디퓨저는 2015년 전년대비 218%, 2016년 223%, 올해 5월 14일까지는 전년대비 37% 성장하는 등 꾸준히 인기다. 조명기구 역시 2014년 33%, 2015년 42%, 2016년 38%에서 올해 5월까지 35%로 잘 팔리는 홈퍼니싱 제품군에 속한다.

옥션 관계자는 “집을 자신의 개성, 취향에 맞춰 꾸미려는 셀프 인테리어족이 늘어남에 따라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등 홈퍼니싱 상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최근 ‘미니멀리즘’이 트렌드로 부상하며 간결하고 심플하게 공간을 구성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DIY가구나 붙박이장 등 수납 관련 상품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로 간단하게 실내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소품류는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디퓨저, 향초 등 홈 프래그런스 상품에 대한 소비자 매출은 꾸준히 증가 추세인데 은은한 향이 힐링, 스트레스 해소 등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실내 분위기 전환에도 도움을 줘 인기라는 게 옥션 측의 설명이다.

▲ 홈퍼니싱 관련 제품 매출 추이. 출처: 옥션

홈퍼니싱 인기에 가구업계 ‘활짝’

홈퍼니싱 인기에 함박웃음을 짓는 분야는 가구업계다. 가구는 물론 소품 등을 이용해 집을 꾸미는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홈퍼니싱이 가구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1위 가구·생활용품 기업 이케아를 시작으로 관련 업계가 동반 상승의 효과를 거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014년 이케아가 한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 업계에서는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국내에 가구업계에 ‘이케아발(發) 홈퍼니싱’ 바람이 불면서 오히려 인테리어 소품·생활용품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 자신의 개성을 추구하는 20대의 소비 트렌드와 가구는 물론 소품 등 합리적인 가격으로 집을 꾸미는 문화도 맞물리면서 관련 시장이 동반 상승효과를 거둔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덕분에 국내 브랜드 가구인 한샘, 현대리바트, 일룸 등도 관련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면서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현대리바트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인 ‘윌리엄스소노마’ 매장을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과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오픈할 예정이다. 리바트 관계자는 “향후 10년에 걸쳐 윌리엄스 소노마의 4개 브랜드 매장을 현대백화점·아울렛과 직영매장 등지에 총 30곳 이상 문을 열 것”이라며 “사업 확장을 통해 내년 윌리엄스 소노마 사업 부문에서 매출 1000억원, 오는 2021년까지 누적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샘도 홈퍼니싱 바람에 맞춰 생활용품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한샘리하우스 홈 인테리어 스타일’을 기반으로 도어, 주방, 욕실, 건자재, 수납장 외에 각종 인테리어 소품으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 라인에 주력하고 있으며, 홈페이지에서는 소비자들을 위한 인테리어 팁을 제공하고 있다.

패션브랜드 역시 홈퍼니싱 시장에 가세했다. SPA브랜드 자라와 H&M이 각각 ‘자라홈’과 ‘H&M홈’으로 관련 라인을 선보이고 있으며, 패션그룹형지는 프랑스 디자이너의 작품을 내세운 홈리빙 브랜드 ‘까스텔바쟉 홈’으로 침장류와 욕실용품, 디퓨저 및 인테리어 소품 등을 취급한다. 여기에 라이프스타일숍인 중국의 ‘미니소’와 일본의 ‘무인양품’ 역시 경쟁에 합류해 홈퍼니싱 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가구나 소품을 설계하고 그에 맞는 목재를 선택하는 DIY목공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에 나만의 가구나 소품을 설계하고 그에 맞는 목재를 선택해 직접 만들어 나가는 목공교육을 하는 판매처도 눈에 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타이거우드는 친환경 목재를 이용한 DIY 가구 제품과 친환경 페인트나 페인팅 도구 등을 판매한다. 특히 홈퍼니싱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목공과 베란다 꾸미기 무료 교육을 진행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교육 강좌는 매달 마감될 만큼 인기다.

업계 전문가는 “현대 사회에서 ‘공간’은 더 이상 단순히 먹고 자고 쉬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 묻어나는 곳으로 진화했다”면서 “오디오를 비롯한 홈 엔터테인먼트 제품이나 공간을 변화시키는 저렴한 소품들 그리고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다양한 아트 컬렉션까지, 집 내부가 다양한 제품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만의 취향을 적극 드러낼 수 있는 힐링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홈퍼니싱 인기제품 BEST5]                                       

* 나만의 공간에 향기를 더하는 디퓨저 : 최근 출시되는 디퓨저는 단순히 향을 나게 하는 요소뿐 만 아니라, 향을 퍼트리게 해주는 리드스틱에 각종 꽃장식 등을 더해 인테리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생화 본연의 아름다움을 오랜 시간 간직할 수 있도록 특수 약품 처리를 한 프리저브드 플라워 장식을 더한 상품이 지난 5월 15일 기준 G마켓 인테리어 소품 베스트 1위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 다양한 활용성, 수납까지 가능한 스툴 : 스툴은 특히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인기 있는 만능 아이템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도 손님이 왔을 때 의자로 쓸 수 있고, 각종 장식물을 올려놓거나 간편한 테이블로도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간 박스 형태로 보관 가능한 스툴은 좁은 공간을 예쁘게 꾸미면서도 높은 수납력으로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 접착식 벽지 : 셀프 인테리어의 장점은 작은 변화로 집안 분위기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벽지나 조명, 가구 등 작은 부분만 바꿔도 전과 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단면을 접착제로 처리하고 사전에 원하는 높이로 재단할 수 있어 초보자도 쉽게 붙일 수 있는 접착식 벽지도 그 중 하나다. 전체 벽을 바꾸지 않고 한 쪽 벽만 포인트를 주는 형태가 가장 선호되고 있다.

* 벽시계 : 취향에 맞는 벽시계는 어떤 공간에도 훌륭하게 매치되어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 준다는 특장점이 있다. 자칫 밋밋하고 심심할 수 있는 벽에 독특하면서도 아트적인 요소로 공간의 품격을 높여줄 수 있고, 시계가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을 집 안에 옮겨다 놓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인기 있는 벽시계는 LED 불빛으로 조명과 인테리어를 모두 겸할 수 있는 제품이다.

* 스탠드형 조명 :인테리어 초보자가 직접 천장 조명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플로어스탠드를 빈 공간에 놓으면 손쉽게 집 전체를 따듯한 공간으로 연출할 수 있다. 위치를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쓸 수 있고, 침대 옆이나 테이블 위에 놓기 만 해도 인테리어 효과를 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출처: G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