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ATC Hub

인공 지능(AI)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 스타트업은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구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데 몽땅 돈을 걸었다.

샌프란시스코의 마이어 시스템(Mya Systems)은 채용 업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이 인공지능은 이력서를 검토하고, 일정을 짜고, 지원자 면접을 수행하고, 심지어는 당신의 출근 첫 날 당신을 마중할 수도 있다.   

“나의 비서”(my assistant)를 뜻하는 마이어(Mya)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 회사의 일을 시작할 수 있나요? 시급 15달러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력은 얼마나 되나요?’ 같은 면접시에 으례 하는 전형적인 질문을 하면서 지원자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

마이어 시스템의 창업자인 이얄 그레이에브스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원자가 합격하지 못했더라도 로봇이 피드백을 해주기 때문에, 이력서를 내고 아무 연락도 없이 기다리는 데 익숙해 온 지원자들은 매우 좋아합니다.”

마이어 시스템이 CNN에 보내 온 면접 시뮬레이션 스크린샷을 보면, “봇”이라는 단어가 ‘마이어’라는 이름 뒤에 붙어 있다. 이것 외에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는 표시가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문자 대화를 하면서 사람이 아닌 것과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거의 없다.

마이어봇이 지원자와 면접하고 지원자가 적합하다고 간주하면 실제 인간인 채용 매니저와의 면접일정을 잡고, 구글 맵을 통해 지원자에게 자동으로 회사 오는 길을 안내해 주며, 심지어는 어떤 옷을 입는게 좋은지에 대한 조언도 해준다.

지원자가 회사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마이어봇은 키워드와 주소를 감안해 더 적합한 다른 일자리를 제안하기도 한다.

▲ 출처= CNN캡처

마이어봇은 클라우드 기반이면서도 회사의 지원자 추적 소프트웨어와 직접 연결 통합되어 있다. 따라서 마이어봇의 대응은 매우 현실적이어서 지원자가 자신들이 로봇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알고 나서도, 면접자의 72%는 자신들이 진짜 사람과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고용주들은 취향이 다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보다 엄격한 사람을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세련되거나 재미있는 사람을 좋아하지요. 우리는 고용주의 그런 취향을 맞춰 드릴 수 있습니다.”

그레이에브스키는 대표는, 회사의 채용 담당자들은 마이어봇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바쁜 업무를 없애 줌으로써 사람은 보다 인간적인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는 것이다.

"인간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의 채용 담당자들은 산더미 같은 서류 업무를 하느라 늘 상투적인 일에 매달려 살지요.”

마이어 시스템은 2016년 7월에 영업을 시작했는데, 소매, 금융, 컨설팅 부문 등 포춘 500 기업들에서 이미 사용되기 시작했다. 마이어봇을 사용하는 기업들은 마이어봇이 처리한 지원자의 수와 고용한 합격자의 수 등을 고려하여 비용을 지불한다.

그레이에브스키는 미국의 5대 채용 기업들 가운데 세 곳에서 이미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회사 직원 수를 16명으로 늘리고 현재 대기 중인 1000여개의 잠재 고객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금년 말까지 200만명의 지원자들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이번 주에 1140만 달러(127억 5천만원)의 자금을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마이어는 지원자 면접 시장에 선 보인 최초의 AI 시스템이지만, 일선 현장에는 여러 다른 분야에서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에스터봇(EstherBot)은 이력서 작성을 돕는 챗봇이고, 타라(TARA)는 편집 업무를 지원한다.

그러나 채용은 여전히 불완전 과학이다. 로봇과의 면접에서 가장 적합하고 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주목받지 못하고 낙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나 그것은 이력서를 검토하는 것이 사람이 든 인공지능이든 마찬가지다. 그레이에브스키는 결국 데이터가 쌓이면 채용의 모든 과정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마이어의 초기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면접에서 월급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은 지원자가 회사를 보다 빨리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궁극적으로 그레이에브스키는 더 큰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경제 전문가들이 이른 바 ‘마찰적 실업’ –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을 때 발생하는 경제적 비효율(노동의 유동성 상실로 인한 일시적 실업) - 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줄이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것이야 말로 우리의 진정한 보람이라 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