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전체 제약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원료의약품 수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원료의약품 전문회사들은 품목수가 많고 진입장벽이 낮은 제네릭 API 시장과 고마진을 남길 수 있는 신약 API 시장으로 시장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고 양쪽을 저울질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 제약산업이 성장하며 원료의약품 시장의 파이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원료의약품 전문회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특히 제네릭에 비해 고마진을 남길 수 있는 신약 원료의약품의 공급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가 될 전망이다.

원료의약품, 전체 의약품 수출 늘면서 덩달아 호재

국내 제약산업이 꾸준히 성장을 지속하면서 전체 의약품 수출이 늘며 원료의약품 수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5년 의약품 수출이 최근 5년 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5년 의약품 생산실적은 16조9696억원으로 2014년(16조4194억원) 대비 3.4% 늘었다.

원료의약품의 수출은 2014년 117억달러(13조2093억원)에서 2015년 127억달러(14조3383억원)로 8.5% 증가했다.

원료의약품이란 신약 및 제네릭 완제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한 원재료의 총칭으로 사람에게 투여가 용이하게 제제하기 바로 전단계의 의약이다. 때문에 원료의약품 시장의 성장과 완제의약품 시장의 성장은 함께하게 된다.

▲ 완제의약품, 원료의약품, 의약외품 총 수출 현황(2011~2015년).자료=금융감독원 공시 보고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떼려야 뗄 수 없는 ‘원료·완제’ 함께 생산하는 제약사 다수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이 서로 긴밀하기 때문에 다수의 제약사는 이 두 가지를 함께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생산실적 상위업체는 ▲한미약품의 한미정밀화학 ▲대웅홀딩스의 대웅바이오 ▲종근당홀딩스의 종근당바이오 및 경보제약 ▲유한양행의 유학화학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에스티팜 등이다.

종근당홀딩스는 두 곳의 원료의약품 전문회사를 소유하고 있는데 종근당바이오는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데 있어 '발효'를, 경보제약은 '합성' 공정을 사용하는 차이가 있다. 또 종근당바이오는 원료의약품만 만들지만 경보제약은 원료의약품을 주로 생산하면서 완제의약품도 일부 생산하고 있다. 

2015년 원료의약품 생산실적에 따른 회사 순위는 경보제약(1160억원), 에스티팜(1115억원), 종근당바이오(1097억원), 대웅바이오(895억원), 한미정밀화학(895억원), 유한화학(508억원)이다. 셀트리온은 존슨앤존슨의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인 ‘레미케이드’의 자사 개발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가 실적 호조를 기록하면서 품목별 생산실적 1위를 차지했으나 자사 외 타사의 원료의약품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지 않고 셀트리온 안에서 거의 모든 공정이 끝나는 등 원료의약품 개발 전문회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 포함하지 않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는 생물의약품이다보니 화학의약품처럼 합성해서 만들지 않아 중간 단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바이알(약병)에 나눠담기 이전까지 셀트리온에서 생산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는 유통과 마케팅만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료의약품 생산실적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셀트리온이 생산하는 ‘램시마원액’(3132억원)이 전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고 대웅바이오의 ‘대웅바이오우르소데옥시콜산(627억원)’, 에스티팜의 ‘에스티팜소포스부비어(462억원)’가 뒤를 이었다.

진입장벽 낮은 ‘제네릭’ API, 고마진 남기는 ‘신약’ API

원료의약품은 사용 용도에 따라 약효의 성분을 갖는 주성분(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과 보조성분(IPI, In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으로 나눌 수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향후 진입장벽이 낮은 제네릭 원료의약품 API보다 고마진을 남길 수 있는 신약 원료의약품 API로의 진입이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네릭 API의 경우 신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다수의 제약사에서 제네릭을 내놓기 때문에 진입에 수월한 면이 있다. 반면 신약 API의 경우 뛰어난 품질의 API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과 원 개발사의 신뢰가 필수다.

업계관계자는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는 회사는 많은데 거의 제네릭 API 중심인데 이 경우 원가가 저렴해 마진이 적을 수밖에 없다”며 “신약은 성분 중 API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 3~5% 수준인데 제네릭은 거의 절반에 육박을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 원료의약품 전문회사 관계자는 “신약 API는 신약자체가 갖고 있는 시장 규모는 크지만 품목수로 따지면 제네릭보다는 적어 들어가기 쉬운 시장이 아니다”라며 “때문에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을 대상으로 임상에 참여해 향후 신약 API를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신약 API 공급은 CMO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는 계약을 통해 의약품의 제조 및 품질관리(GMP), 전임상 등의 절차를 대행하는 업체다. 일종의 OEM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신약의 경우 개발되면 특허로 보호를 받는데 거의 개발사가 특허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료도 당연히 특허를 갖고 있어 타사가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수탁에 의한 생산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원료의약품 전문회사 관계자는 "한 번 원료의약품 전문회사가 신약 API를 공급하기 시작하면 이 회사를 다른 회사로 바꾸기가 힘들다"며 "API의 품질이 변할 수도 있고 바꾸려고 해도 완제의약품 개발사가 등록절차를 바꾸는 등 시간적, 행정적 절차가 복잡해서 변경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