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12일 수출전문 스마트팜 온실신축사업 9개 사업자 선정을 발표했다.

7개 중소기업과 2개 개인농가에 국고로 121억원 규모로 지원을 결정했으며 ICT 융복합시설(환경제어, 양액재배지원시설, 영상장비), 온실 설치, 철골 신, 개축 등의 경비가 보조된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동 사업을 통해 이미 수출 경험이 있는 수출전문농과 새롭게 스마트팜 사업을 통해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수출혁신농으로 나누어 지원하고, 채소, 화훼류를 재배, 생산하는 영농법인과 농가들을 적극 지원할 것을 밝혔다. 지원 예산은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지원기금 형태로 배분된다.

▲ 이스라엘 농업기술전문회사 올가니테크의 '수직농장'

이 같은 농식품부의 정책적 지원은 네덜란드, 중국 등 해외 국가에서 시설재배 증가로 국내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수입 시장이 점점 개방되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시설원예산업은 매출규모에 비해 높은 관리/유통비용으로 해외 진출로 인한 수익이 저조한 편이다.

특히 수출의 경우 시설원예를 통해 재배되는 채소, 과일 수출 실적은 2010년 기준 27,631 톤에서 2015년 43,280톤까지 꾸준히 증가했으나, 생산성은 네덜란드의 1/3 수준(파프리카 단수 기준 : 한국 103톤/ha, 네덜란드 300톤/ha)에 지나지 않는다.

또 화훼류와 과일채소류의 경우 종자 종묘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딸기의 경우 10a당 2,234원, 장미의 경우 10a당 3,135원) 원예작물의 평균유통비도 비싸(2015년 기준 판매가격의 45.7% 수준으로 농식품부가 집계) 한국 시설원예산업의 전체적인 생산성과 효율성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금번 농식품부의 스마트팜 지원 사업은 작물 생산/유통 비용을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하는 데 역할을 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볼 수 있다.

▲ 파나소닉의 싱가폴 투아르 소재 '실내 농장'

국내 시설원예산업의 부진 국면에서 ‘스마트팜’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도시형 스마트 농업이 활성화된 싱가폴의 ‘실내농장’ 사례 등을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 6월 미국, 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식량 수급이 안정적인 국가로 싱가폴을 꼽은 바 있고, 식량 안보를 위한 푸드존, 식량기금 조성 등이 활성화 되어 있다.

서울연구원 글로벌연구센터의 안선하 연구원은 일본계 회사 파나소닉의 실내농장(싱가폴 투아스 지역에 위치) 싱가포르 진출사례 등을 언급하며 “식량자급력 증가, 에너지 소비 감축, 농장의 양질의 효율적 생산성 향상 등에 효과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농촌경제연구원 세계농업 190호, ‘싱가폴의 도시농업 현황 및 정책’ 참고).

또 안 연구원은 ‘싱가폴형 스마트농업은 오염 없는 도시 농업이자 조경과 식량 보급이 해결되기에 일석 삼조의 효과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파나소닉 실내농장의 재배 작물은 현지 식당, 센토사 섬 내 리조트 등뿐만 아니라 일본의 오오토야(大戶屋) 등 프랜차이즈 기업으로도 수출된다. 2008년 이스라엘 농업기술전문회사 올가니테크(Organitech)가 구상 차원에서 내놓은 ‘수직농장’(vertical farms)도 싱가폴과 홍콩 일대에서 많이 구현되고 있다. 수직 농장은 적은 땅 면적으로도 다양한 화훼채소류를 재배할 수 있어 효과적인 스마트 농업 시스템으로각광받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도 “싱가폴이나 홍콩 등의 스마트농업 기반 도시농업은 식량 자급률이 극도로 낮은 상태에서 해외로 수출까지 가능한 생산-유통-소비 일원화 체제이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도 적극 참고할 만하다”며 선진 사례의 지속적 연구가 절실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