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이하 아모레)은 국내 뷰티사업 분야에 있어 확고한 입지를 보유하고 있는 굴지의 기업이다. 최근에는 중국·미국 등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의 화장품 뷰티·패션 전문 매체 <우먼스 웨어 데일리(WWD)>는 아모레를 세계 100대 뷰티 기업 중 7위에 올리기도 했다.

아모레의 경쟁력은 70년이 넘는 운영 기간 동안 축적된 화장품 제조 노하우와 기술력이다. 수많은 패턴의 피부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제품 연구와 분석은 세계 정상급 수준에 올라와 있다. 이러한 성장 동력에는 R&D(기술연구 투자)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한국 본사연구소와 더불어 해외 5개 국가(중국·프랑스·미국·일본·싱가포르)의 현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각 연구소에서는 현지의 뷰티 트렌드를 분석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소를 통해 개발된 혁신 기술들은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에 적용되면서 많은 소비자에게 각광받았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프랑스 샤르트르 연구소에서 만든 향수 브랜드 ‘롤리타 렘피카’는 세계 최대 향수시장인 프랑스 현지에서 최고의 향수 브랜드 4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기준으로 한 해에만 전체 매출액의 약 2.51%인 971억800만원을 연구비용으로 사용했다. 이는 로레알, 시세이도 등 세계 일류 뷰티 브랜드들의 투자와 맞먹는수준이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지난 2012년 설립한 상하이 연구법인을 중심으로 아시아 고객들에 대한 연구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상하이 연구법인은 소비자 연구 및 화장품과 보건식품 연구, 현지 법규의 적용, 오픈 이노베이션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강점들을 극대화한 전략은 바로 ‘타깃 마케팅’이다. 화장품 사용자들이 원하는 제품이 어떤 것인지, 혹은 특정 제품은 어떤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제품인지를 정확하게 분석해내는 역량은 아모레에게 제품의 품질만큼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1960년대 아모레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방문 판매’ 시스템이다. 다소 1차원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국내 화장품의 유통구조는 가히 혁명적으로 변화됐다. 소비자가 원하는 품목을 찾고, 상담하고, 제품을 직접 전해주는 방문판매제도는 아모레가 국내 화장품 업계의 선두주자로 등극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로부터 약 40년이 흐른 뒤 아모레는 또 한 번 마케팅 혁신으로 업계를 놀라게 만든다. 화장품 제조와 판매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CRM 마케팅 전략을 적용해 동종업계는 물론 국내 마케팅의 역사에도 극찬받는 사례로 기록됐다.

일련의 노력을 통해 아모레는 약 30개의 개별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시가 총액 26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세계 시장을 넘보는 업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