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 및 미사일 개발 포기를 전제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할 수 있다는 뜻을 중국에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9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러한 아이디어는 미국이 북한 핵 문제를 다루는 최선의 방법을 두고 중국과 논의한 제안 중 하나"라며 "미국 행정부는 군사행동에만 의지하지 않고, 만약 북한이 핵 및 미사일 개발을 포기한다면 김정일 정권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 출처=위키미디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지만, 동시에 대화의 문도 열려있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말 북한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동맹국 및 지역 파트너와 외교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면 북한 지도자와의 면담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이어 "중국은 이미 북한에게 미국의 제안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를 통해 북한은 주한 미군 철수를 촉구하고 영구적 평화 조약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기꺼이 돌아가려는 의지를 숨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교도통신의 전망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된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하면서도 "김정은은 분명히 아주 영리한 녀석(smart cookie)일 것"이라는 독특한 인물평을 남긴 바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핵 포기를 전제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거나, 혹은 그에 준하는 협상에 성공했을 경우 동북아 외교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를 매개로 중국과의 냉온전략을 시도하는 한편, 일부 급진주의자까지 염두에 둔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전략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