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장가계 자료사진. / 출처 = 인터파크투어

5월8일, 부모님께 어떤 선물을 드렸나요? 매년 돌아오는 어버이날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뭘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쳇바퀴처럼 반복됩니다.

어버이날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현금’입니다. 최근 들어 ‘받고 싶은 선물’과 ‘드리고 싶은 선물’이 현금으로 통일되고 있다고 하네요.

SK플래닛 M&C부문이 성인 남녀 1848명을 대상으로 ‘어버이날 계획이 무엇인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4%가 용돈을 드리겠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50세 이상 남녀 890명이 답한 ‘받고 싶은 선물’에서도 현금(남성 38.1%, 여성 48.6%)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해요.

재미있는 점은 빅데이터상 선물 연관 키워드 검색량에서는 ‘여행’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것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그리 이상한 현상도 아닙니다. 올해 어버이날은 ‘황금 연휴’ 사이에 자리잡았으니까요. 어버이날을 맞아 가족 여행을 떠나거나 부모님 ‘효도 여행’을 보내드리기 위해 계획한 사람이 꽤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여행 전성시대, 해외로 떠난다

‘황금 연휴’의 막바지입니다. 징검다리로 휴일을 즐긴 사람도 있고, 휴가를 내고 훌쩍 떠난 사람도 있겠죠. ‘방콕’으로 존재감을 뽐낸 사람도 있을 테고요. 내내 일한 누군가에게는 연휴가 ‘남 얘기’로 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됐건 연휴는 갔습니다.

해외 여행객이 유난히 많았다고 합니다. 공항에서는 입국 대기 줄보다 사전투표를 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훨씬 길게 늘어선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고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경쟁을 펼치며 가격 장벽이 낮아졌고, 공급 노선을 확대해 선택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그야말로 ‘해외여행 전성시대’입니다.

하나투어의 지난 4월 해외여행수요는 27만6000여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15.8% 성장한 수치입니다. 모두투어도 16만4000여명에게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8만2000장의 항공권을 팔았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5%의 고성장을 실현했습니다. 최근 업계의 분위기를 파악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자료사진 / 출처 = 이미지투데이

부모님 비행기 태워드린 적 있나요?

다시 어버이 날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종합하면 ▲최근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장벽이 낮아졌고 ▲이에 따라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부모님과 함께 해외로 가거나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은 사람도 많지만 ▲현실은 용돈을 드리고 말았다는 논리 전개가 가능해 보입니다.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는 효도의 ‘화룡점정(畵龍點睛)’으로 불리는 것이 바로 여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 5명 중 3명은 자비로 부모님을 해외로 보내드린 적이 있으며, 보내드리지 못한 이들 중 96%가 향후 효도여행을 보내드릴 계획이 있다고 답한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인터파크투어는 지난달 성인남녀 17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설문 대상자의 연령대는 30대(57%), 40대(21%), 20대(18%) 순으로 많았습니다. 직업별로는 회사원이 53.2%로 절반을 넘겼고 주부(18.6%)가 다음으로 많았습니다.

▲ 출처 = 인터파크투어

부모님 비행기를 태워드린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복수응답)는 일본(44.8%)과 중화권(57.2%)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은 아름다운 경치 외에도 맛있는 음식과 온천 등을 즐길 수 있다는 점, 중화권은 시간의 부담 없이 풍부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행 인프라가 잘 갖춰진 태국(21.2%), 베트남(14%), 필리핀(11.6%) 등 동남아 국가도 상위권 에 자리잡았습니다.

앞으로 보내드리고 싶은 효도 여행지로는 일본(22.5%)에 이어 유럽(16%)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캐나다의 경우 이미 다녀왔다는 응답 비중은 5.7%로 12개의 보기 중 최하위를 기록했으나 보내드리고 싶은 여행지에서는 6.7%로 6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실을 일본·중국이지만 마음은 유럽·미국인 셈입니다.

▲ 출처 = 인터파크투어

‘부모님 = 패키지’ 이제는 옛말

과거의 효도여행은 패키지 형태가 주를 이뤘다고 합니다. 언어와 체력이 약한 부모님 세대들은 모든 것을 가이드가 안내하는 패키지 여행이 더 편리하게 느끼니까요. 하지만 이 역시 ‘옛말’이 됐습니다. 최근에는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는 패키지 여행보다 자유여행 선호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파크투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효도여행 형태를 묻는 질문에 패키지가 46.1%인 반면 직접 여행코스를 짤 수 있는 자유여행이 6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항공·숙박·현지 관광 등을 따로 예약했다는 응답이 41.7%, 여행사의 자유여행 상품이 20.6% 등이었죠.

부모님 세대는 효도여행지 선정 시 고려사항으로 ‘평소 가고 싶어하셨던 버킷리스트 여행지’가 29%로 가장 많았으며 짧은 비행시간(20.3%), 온천·마사지 등 힐링요소(20.3%), 예산(8.2%). 먹거리(6.6%), 문화유산·예술작품 등 관광요소(5.9%) 등을 꼽았습니다.

▲ 출처 = 인터파크투어

원하는 여행 콘셉트는 ‘식도락, 풍광좋은 자연속에서 가벼운 트래킹 등 힐링형’이 33.2%로 가장 많았으며, 볼거리 많은 관광형(30.7%), 특별한 테마여행(14.5%), 휴양지 여행(12.6%), 럭셔리 크루즈여행(6.1%), 성지순례 여행(2.3%)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5월8일 어버이날, 부모님께 어떤 선물을 드렸나요? 내년 이맘 때 쯤에도 쳇바퀴처럼 같은 고민을 반복할 예정이신가요? 인터파크투어 조사에서 부모님 비행기를 태워드렸다고 답한 사람 중 57.1%는 본인도 여행에 동참했다고 합니다. 실용적인 현금보다 더 큰 기쁨이나 추억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