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방송인 이상민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SBS의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동정과 연민,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상민은 그룹 ‘룰라’의 멤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연예기획에 손을 대고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연이은 사업실패로 인해 60억원대 빚더미에 앉게 됐다. 이 씨는 끝까지 빚을 모두 갚겠다는 뜻을 밝히고 지금까지 채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 씨는 방송에서 이 상황을 ‘자학개그’로 풀어낸다. 한때 잘나갔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현재의 다소 궁상맞은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과거 스케줄이 빠듯해 헬기를 타고 이동했던 일화를 말하면서 현실에서는 직접 차를 몰아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식이다.

특히 검소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응원하고 싶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수산시장에서 1만3000원짜리 연어 머리를 흥정해 1만원에 2개 가져와서 요리를 해먹는다. 채무자들과의 만남을 공개한다. 이를 지켜보는 이상민의 어머니가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이상민이 전 국민적으로 응원을 받는 이유는 솔직함에 있다. 그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빚이 얼마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등을 정말 담담하게 고백한다. 숨기는 것이 없다. 이런 기본 자세가 결국 신뢰를 얻고, 사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채무자들 역시 솔직해야 한다. 자존심 때문에, 혹은 들켰을 때 문제가 될까 두려워 상황을 숨기다 보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실제 채무조정 가운데 빚의 규모가 다소 작다고 판단하고 채무이행 계획을 짰는데, 예상치 못한 빚들이 계속 드러나 사태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 거짓말은 최악의 수로 작용한다.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히게 된다. 하물며 돈이 얽히고 얽힌 채무조정 과정에서는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숨겨온 사실을 공개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만, 처음 자전거를 탈 때처럼 한 번 중심이 잡히기 시작하면, 다시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동력이 생기게 될 것이다.

이상민처럼 힘들 때에도 웃으며,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 입에 거미줄 치겠느냐는 속담도 있다. 빚이 많아 막막하다면, 주변에 솔직하게 고백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