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체육부에 등재된 올 해 축제 수는 600건이 넘는다. 그중에는 올 해 처음으로 출범한 신생 축제도 있다. 시작부터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는 축제의 각오는 남다르다. ‘뜨는 축제’를 알아봤다.

종이책 저력을 되살린다 ‘2011 파주북소리 축제’

경기도 파주에 조성된 출판도시에서 지식과 토론의 난장이 펼쳐진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에 안성맞춤이다. ‘파주북소리 축제’는 유례없이 규모가 큰 책 축제다.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지만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종이책의 저력을 과시하듯 이 축제에는 100여개 출판사와 1000여명에 가까운 저자의 힘이 집결됐다. 예산 규모도 크다. 경기도와 파주시가 15억원, 출판도시에서 자체 조달한 예산이 15억원으로 총 30억원.

문인들과 책을 만드는 이들이 모여 조성한 출판도시의 취지를 알리고 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은 액수다. 기존의 책 축제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축제로 기획한 것도 특징이다. 공식 행사를 비롯해 각 출판사에서 마련한 행사까지 합치면 9일간 출판도시 내에서 몇 백개의 전시나 공연이 열리는 셈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행사는 ‘노벨문학상 110주년 특별전’이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107명의 사진과 책, 편지, 유품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별히 이 전시는 행사가 끝난 후에도 10월 말까지 계속된다.
‘석학이 들려주는 강연’도 사전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고은 시인,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등이 강연에 나선다. 행사는 10월 1일부터 출판도시 내 아시아출판정보문화센터를 중심으로 열리며 서울에서 행사장까지 셔틀 버스를 운행한다.

일생에 한번뿐인 경험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올해 자그마치 1000번째 생일을 맞이할 만큼 오랜 역사의 주인공이 있다. 고려대장경이다. 대장경 간행 1000년을 맞이해 경남 합천군에서 ‘2011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이 열린다. 유례 없는 축제이며 그야말로 천재일우(千載一遇)다.
고려대장경 속에 녹아 있는 고려인의 숨결과 역사를 기리기 위한 의도로 기획된 45일간의 대장정이기도 하다. 9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대장경이 보관된 해인사와 합천군 가야면 일대에서 열린다.

행사의 꽃은 ‘고려대장경 진본 공개’다. 국보 제32호의 이 고려대장경판 진본은 행사기간 내에 대장경천년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은 지난 1993년 이후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해인사는 이번 외부 반출을 끝으로 고려대장경판 연구와 보존을 위해 고려대장경판 외부 반출과 일반 공개를 금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 외에도 축제 기간 동안 해인사에서는 국내외 34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회화, 사진, 조각, 비디오 등의 작품을 선보이는 ‘해인아트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또 주 행사장과 해인사를 연결하는 홍류동 계곡에는 ‘해인사 소리길’이 조성돼 가야산의 단풍과 함께 다양한 걷기 코스로 관람객을 맞는다.

백가혜 기자 li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