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간암 치료에 있어 유일한 표적항암제로 시장을 독식해 왔던 바이엘의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Sorafenib)의 뒤를 잇는 치료제가 나왔다.

바이엘은 자사의 표적치료제인 스티바가®(성분명: 레고라페닙, Regorafenib)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넥사바 치료 경험이 있는 간세포성암(HCC) 환자 2차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즉 1차 치료로 표적항암제 '넥사바'를 사용하다가, 이후 질환이 진행된 환자에는 '스티바가'로 넘어가는 것이다.

스티바가는 간세포성암 2차 치료제로서 전체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개선한 최초의 치료제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출시한 에자이의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lenvatinib)'가 간암 분야 적응증 확대를 노리며 넥사바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바이엘은 이번 승인을 통해 넥사바 이후 투여할 수 있는 2차 치료제를 구축했다.

▲ 바이엘이 간암치료제 '넥사바(좌)' 이후 투여할 수 있는 2차 치료제를 구축했다. 바이엘의 '스티바가(우)'가 간세포성암(HCC) 환자 2차 치료제로 FDA이 승인을 받았다. 출처=바이엘 홈페이지

스티바가는 종양 형성, 종양 혈관 신생, 전이 및 종양 면역과 같은 병리과정과 일반 세포 기능에 관여하는 경구용 멀티 키나제억제제이다. 이번 FDA 승인은 넥사바로 치료를 받는 중에도 질환이 진행된 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국적, 다기관, 위약대조 3상 임상시험 RESORCE 연구를 근거로 이뤄졌다.

RESORCE 연구의 수석 연구원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병원 조디 브뤽스(Jordi Bruix) 교수는 “간세포성암은 치료가 어렵고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치료법이 없어 의사와 환자들의 선택 폭이 제한적인 상황이었다”며 “스티바가가 FDA로 부터 간세포성암 치료제로 승인 받음으로써 치료 대안이 절실하던 간세포성암 환자들에게 중요한 발자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세포성암에 대한 스티바가의 적응증 확대는 EU, 일본 및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 검토 중이며, EU와 일본의 경우 올해 안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 갑상선암 치료제 '렌비마'가 최근 간암 분야 적응증 확대를 노리며 넥사바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출처=에자이 홈페이지

한편 '렌비마‘는 이미 갑상선암 치료제로 ’넥사바‘와 경쟁을 한 바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간암‘ 치료를 두고 넥사바를 정조준한 임상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에자이는 지난 1월 수술이 불가능한 간세포암(HCC) 환자 954명을 대상으로 ‘렌비마’와 ‘넥사바’를 비교한 3상 임상 결과를 통해, 전체생존기간(OS) 개선효과에 '비열등성'을 검증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