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보험(Insurance)과 IT의 결합인 인슈어테크(InsureTech)가 화제다. 금융산업 중에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보험이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생체인증 기술 도입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보안성도 강화시키는 상황. 장기적으로 IT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관련 수요가 높은 밀레니얼 세대 이후 인슈어테크 발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본인인증 간편…보험금 수령 ‘자동’ 된다”

최근 손해보험회사들은 지문, 홍채 등을 이용해 본인확인이 가능한 생체인증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출시와 동시에 지문과 홍채인증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 서비스는 ‘삼성패스’에서 생체공인인증서를 등록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기존 본인확인 절차에 적용됐던 공인인증서, 휴대폰 인증, 신용카드 확인 등의 절차를 지문 혹은 홍채정보를 단 한번 인증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단축시켰다.

동부화재와 KB손해보험 역시 생체인증만으로도 보험료 계산과 보험계약 체결, 계약 조회, 증명서 발급 등을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보험금을 자동으로 지급하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블록체인이란 거래 참가자 모두가 내용을 공유하고 정기적(10분)으로 갱신돼 위·변조가 불가능에 가까운 분산형 디지털 장부 기술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거래 데이터를 중앙집중형 서버에 기록·보관해 해킹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모든 참가자가 데이터를 공유할 경우 서비스 참가자 모두를 해킹해야 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높아진다. 

특히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정보가 공유돼 서비스 제공도 더욱 빨라진다는 장점이 있다.

교보생명은 ‘사물인터넷(IoT) 활성화 기반조성 블록체인 시범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을 통해 교보생명은 블록체인과 IoT 간편 인증기술을 활용해 보험계약자에게 실손보험금 등 소액보험금을 자동지급하는 서비스를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보험금을 받기 위해 진료 후 병원비를 수납하고 각종 증빙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를 방문해 청구서류를 제출하고, 보험사는 심사를 진행한 뒤 지급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소비자가 보험금을 별도로 청구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고객이 병원 진료를 받고 병원비를 수납하면 병원에서 보험계약자 확인을 통해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자동 발급한 후 보험사로 전송하면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자동으로 고객에게 송금하는 방식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보험금 지급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보험금 지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ING생명은 자사 변액보험 펀드상품에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적용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매니저의 직관과 감정 등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AI 알고리즘을 통해 운용된다.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프로세스를 통해 대응함으로써 포트폴리오 관리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해당 로보어드바이저펀드 상품의 수익률은 2.48%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ING생명 측은 설명했다.

소비자 응대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나타나고 있다.

동부화재와 라이나생명은 카카오톡 채팅으로 보험업무 관련 상담을 제공하는 ‘챗봇(Chat-bot)’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

챗봇은 방대한 소비자들의 질문 데이터를 분석해 보험금 청구방법, 필요 서류, 계약대출 이용방법 등 소비자 문의를 응대 해준다. 다만 아직까지는 해결방법을 제시해 주는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험금 청구를 직접 해주는 것이 아니라, 청구방법을 알려주는 형식이다.

동부화재는 운전자습관연계(UBI, Usage Base Insurance)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설치된 내비게이션이나 운행기록장치 등을 통해 운전습관을 분석하고, 소비자가 안전‧준법운전을 하면 보험료를 할인 해주는 보험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료를 할인 받아서 좋고, 보험사는 안전운전을 통한 사고감소로 상품 손해율이 감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동부화재가 자사 UBI보험을 1년간 운영해 본 결과 손해율은 66%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보험손해율은 77%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며, 대다수 차보험은 80%대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많이 할인하면서도 상품 수익이 큰 셈이다.

세계적으로도 걸음마 단계…보완 형태로 발전할 것

국제신용평가기관 S&P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의 인슈어테크 투자규모는 25억 달러 규모이며 이중 중국의 인슈어테크 비중은 10억 달러로 집계된다. 이는 은행의 글로벌 핀테크 투자규모 200억 달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시장이다.

은행에 비해 축적된 소비자 데이터가 많은 보험 분야에서 인슈어테크 발달이 더딘 이유는 보험산업 특유의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권오경 보험연구원(KIRI) 연구원은 “보험상품은 높은 계약 전환비용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인슈어테크 기업은 기존 보험사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개별 보험회사의 준비정도에 따라 서서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