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현대차의 인도 전략 차종 ‘크레타’ / 출처 = 현대자동차

한국 기업들은 ‘고속성장’하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적절한 공략법을 갖추고 있을까.

지난해 우리나라를 밀어내고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에 등극한 인도 시장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전체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 증가 등 시장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어 기회를 활용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도 車 시장 성장세 무섭다

26일 코트라(KOTRA)의 인도 첸나이무역관은 산업보고서를 통해 “인도의 자동차 생산은 2016년 449만대를 기록하며 한국을 추월했다”며 “2023년까지 매년 6.9% 성장, 연간 550만대의 자동차 생산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인도 내수 시장이 확대하며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생산기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인도는 ‘Make in India’ 정책에 따라 세계 각국의 자동차 업체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2015년 이전 및 증설한 공장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 산업협회 산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내 자동차 생산은 약 448만8965대로 한국(422만8536대)을 제치고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인도의 생산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다. 주요국 생산량은 중국 2811만8794대(29.5%), 미국 1219만8137대(12.8%), 일본 920만4590대(9.6%), 독일(621만962대(6.5%) 등이다.

특히 자동차·상용차 생산·소비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게 인도 시장의 특징이다.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었던 2012~2013년을 지나면서 자동차 산업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게 김 무역관의 분석이다.

▲ 출처 = 코트라(KOTRA)

향후 전망 역시 밝은 상황이다. 코트라 첸나이 무역관은 IBEF의 보고서를 인용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륜차 포함)은 2015년 740억달러에서 2026년 2600억~3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조사 전문기관인 Frost & Sullivan은 2023년까지 550만대의 승용차가 인도에서 생산될 것으로 예측했다고 덧붙였다.

업체간 경쟁 심화···“대비 필요”

시장이 커지는 만큼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코트라 첸나이 무역관은 IBEF·SIAM 등의 2015년 자료를 인용해 현지 승용차 점유율 1위 업체를 스즈키(52.8%)로 꼽았다. 현대차(21.2%), 혼다(9.3%), 타타자동차(5.6%) 등이 뒤를 이었다.

경쟁 심화의 수준은 신차 출시 현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15년 현대차에서 출시한 소형 SUV 크레타가 크게 성공을 거두자 혼다는 Brio, 마루티 스즈키는 Jimny, 마힌드라는 XUV Aero 등 유사한 사양·가격의 신차를 경쟁적으로 준비했다.

또 인도의 구매력 향상에 따라 향후 더 많은 해외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진출하거나 기존의 투자를 확대해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트라 첸나이 무역관은 인도 정책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산안 2017/18에서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Make in India’의 지속적인 추진과 이를 뒷받침할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기존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발표는 없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간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던 전기·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지원책은 이번에 발표했다. 예산안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심각한 대기오염에 대한 대응책으로 CNG, 전기,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형태의 대체 수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주정부의 경우 휘발유·디젤에 대한 세금을 높이는 등 직·간접인 형태로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내 대표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의 경우 현지에 적극적으로 생산 공장을 만들어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차는 현재 연산 65만대 수준의 공장을 인도 첸나이에 운영 중이며, 가동률은 102% 수준이다. 최근에는 꾸준히 ‘기아차 공장 설립설’도 돌고 있는 상황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인도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현지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예전부터 계획해왔다”며 “다만 아직까지 정확한 투자 규모나 시기 등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설립 10주년을 맞은 인도연구소를 멀티미디어, DAS(운전자보조시스템), 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 전문연구소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지에서 주요 전장부품 ISO 26262(기능안전성 국제표준) 인증을 비롯해 인도 최초로 전국에서 청취가 가능한 디지털라디오방송 수신기 개발 등에 성공한 바 있다. 연구소 인력도 2007년 설립 당시 5명에서 올해 초 450여명으로 크게 늘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 시장의 경우 소형차 위주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현지 생산 뿐 아니라 유통망 등에 거품을 줄여 마진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부품사 등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